대학축제 ‘연예인판’ 전락
대학축제 ‘연예인판’ 전락
  • 김무진
  • 승인 2013.06.0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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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작년 섭외비 평균 4천800여만원 지출

사립대도 앞다퉈 초청…팀당 최하 수백만원
지난달 대구권 각 대학들이 봄 축제를 끝낸 가운데 학생들의 열정으로 가득해야 할 대학 축제가 ‘연예인 판’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학 축제는 총학생회가 주관하며, 비용은 학생회비와 등록금으로 조성된 학생회 지원비로 부담한다.

6일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10개 주요 국립대 축제비용 지출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대들은 축제의 하나로 연예인 초청공연 섭외비용에 평균 4천821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개 국립대의 평균 축제 총비용은 1억1천641만원으로 이 중 연예인 섭외비용은 4천800여만원을 지출해 41.4%의 비중을 차지, 절반에 가까운 비용이 연예인을 초청하는데 쓰여졌다.

연예인 섭외비용을 대학별로 살펴보면 전북대는 축제 총비용으로 1억900만원을 사용한 가운데 연예인 섭외비로 9천300만원(85.3%)을 지출해 최고액을 기록했고, 제주대 8천800만원(축제 총비용 2억3천655만원), 강원대 8천635만원(축제 총비용 1억7천180만원), 서울대는 4천35만원(축제 총비용 1억674만원) 순으로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대의 경우 지난해 1억2천만원을 축제 총비용으로 사용한 가운데 연예인 섭외비는 3천135만원(26.1%)을 지출했다. 이에 앞서 경북대는 지난 2010년 1억6천900만원의 축제 총비용 중 연예인 섭외비로 5천800만원(34.3%), 2011년에는 1억6천400만원의 축제 총비용 중 연예인 섭외비로 5천535만원(33.7%)을 각각 사용했다.

특히 연예인 섭외비용에 따른 무대·조명·음향 설치 등 부대비용을 더할 경우 연예인 초청과 관련한 축제 사용 예산은 더 늘어나 대학 축제의 연예인 의존 경향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대구권 사립대학들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대구권 각 사립대들은 축제 기간 중 △경일대 다비치·포맨·더블케이 △계명대 리쌍 △대구대 걸스데이·딕펑스·노을 △대구가톨릭대 다이나믹 듀오 △영남대 리쌍·에픽하이·DJ DOC·버벌진트·노브레인·레이지본 등 비교적 젊은층의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을 초청했으며 이들 대학들은 연예인 섭외비용으로 한 팀(명)당 최하 수 백만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생 한 모(26·북구 대현동)씨는 “일회성 행사를 위해 연예인들에게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축제의 주인공인 학생들을 위한 양질의 프로그램 마련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성호 의원은 “학생들의 열정으로 가득해야 할 대학 축제가 연예인 축제로 전락한 것 같아 씁쓸하다”며 “건강하고 올바른 대학 축제 문화를 위해 학생과 대학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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