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개미 떼 공격에 옻골마을 대규모 보수
흰개미 떼 공격에 옻골마을 대규모 보수
  • 박용규
  • 승인 2020.11.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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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불암고택 대문채·사당·담장
목재 갉아 먹어 구조적 기능 상실
동구, 市·문화재청에 예산 신청
고온다습 환경…완전 퇴치 불가
공사중
흰개미가 갉아먹은 흔적이 발견됐던 옻골마을 내부 문화재들이 대규모 보수에 들어갔다. 사진은 마을 내부에 한옥디지털센터를 조성하는 모습. 박용규기자

흰개미 떼의 습격으로 해를 입었던 대구 옻골마을(본지 2019년 12월 26일 자 5면 보도)이 대규모 보수정비에 들어갔다. 내부 문화재 중 백불암고택 보본당은 지난 12일 보수를 완료했고, 다른 건물들은 내년부터 보수에 들어간다.

당초 동구청은 지난달 ‘국가 및 시지정 문화재 보수정비’ 사업을 통해 보본당의 번와 보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건물의 안전을 위해 설계된 기둥 등 주요 목재들을 흰개미 떼가 갉아먹은 듯한 흔적을 발견했다. 구청에 따르면 흰개미가 천천히 갉아먹어 목재 내부가 비어있는 등 훼손이 심해 기둥 등이 구조적으로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였다.

동구청은 심각한 안전 및 보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해 기존 번와 보수에서 보본당 전체 해체 및 보수로 사업을 전환했다. 사업비는 기존 2억6천만 원(국비 1억8천200만, 시비 7천800만)에서 5억2천200만 원(국비 3억6천500만, 시비 1억5천700만)으로 대폭 증가했고, 부재 교체와 훈증 소독 처리 작업 등의 비용이 더해졌다. 훈증 소독은 진공이나 유독 기체를 사용한 멸균 소독 방식이다.

동구청 등의 전체적인 실시조사에 따라 옻골마을 내부 문화재들은 대규모 보수에 착수한다. 보본당 보수공사는 지난 12일 마무리됐고, 다른 문화재들은 내년부터 보수에 들어간다. 마을 내 문화재를 전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건물 노후화 등의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

현재 동구청은 문화재 공사에 필요한 예산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백불암고택 대문채, 별묘·가묘 등 사당, 마을 옛 담장 공사 예산은 문화재청에, 동계정 공사 예산은 대구시에 신청했다. 수구당 사랑채는 현재 보수정비 중에 있다.

한편 흰개미 고온다습한 환경에 사는 서식 특성 때문에 완전 퇴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구시 문화재돌봄사업단에서 흰개미 존재 여부 확인을 위해 정기 모니터링하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흰개미의 서식 특성상 우리나라 목조 문화재들은 흰개미 서식에 적합한 환경인 데다 흰개미가 번식력까지 뛰어나 문화재에 심각한 손상을 야기한다”며 “육안으로 발견하기도 쉽지 않고, 무조건 방제 작업을 하기에는 문화재 변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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