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
구미·울산 지역 일행 업소 다녀가
업소 총 8곳·종사자 51명 ‘확인’
특성상 이동 잦아 감염자 더 늘 듯
대구시, 특별 TF 구성 강력 대처
대구에서 유흥주점 종사자와 이용자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지역 신규 확진자 수는 57명으로, 지난해 3월 31일(6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대구시는 ‘제2 신천지 사태’를 막기 위해 오는 30일까지 지역 내 모든 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연습장에 ‘집합 금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해당 업종 종사자를 대상으로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명령했다. (관련기사 참고)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57명 늘어난 9천685명이다. 전날(56명)에 이어 이틀 연속 5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집계된 신규 확진자 대부분은 유흥주점 관련으로, 경북 구미와 울산 확진자 일행이 대구 지역 유흥주점을 다녀간 사실이 확인된 뒤 19일부터 8개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 57명 중 유흥주점을 고리로 한 확진자는 48명이다. 이 가운데 25명은 유흥주점 이용자, 13명은 종사자다.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10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북에서 확진된 뒤 대구로 이관된 3명을 포함하면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117명에 달한다. 확진자가 나온 유흥업소는 전날 대비 2개 늘어난 8개 업소로 확인됐다.
유흥주점 관련 최초 확진자는 지난 19일 나왔다. 방역 당국은 구미 확진자 일행이 지난 12일 방문한 북구 산격동 소재 유흥주점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외국인 종사자 6명이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구미 확진자 일행이 최근 한 달간 수차례에 걸쳐 대구 지역 유흥주점을 드나든 사실이 파악됐고, 대구에서만 20일 13명, 21일 47명, 전날 48명의 확진자가 추가되는 등 감염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유흥주점 발(發)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지역 내 모든 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연습장의 영업을 사실상 금지하는 집합 금지 조치와 함께 해당 업종 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시 관계자는 “행정 명령에 따른 의무 검사는 익명을 보장하며, 검사 비용에 본인 부담은 없다”면서 “의무 검사 명령을 위반해 감염 전파가 발생할 경우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유흥주점 관련 확진자 117명 중 종사자는 51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흥업소 특성상 종사자가 여러 업소를 옮겨 다니는 점을 고려하면 업소 이용자 등 감염자가 더 많을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나온 업소 이용자 등이 코로나19 검사에 얼마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도 감염 확산 차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특별대책 TF팀을 구성했다. 집합 금지 조치가 내려진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행정 명령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일반음식점에 대해선 불법 변칙 영업 여부 등을 단속해 적발될 경우 강력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연일 50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는 긴박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위해 집합 금지 행정 명령을 잘 이행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조재천기자 cjc@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