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정부의 기술혁신정책 방향
[배종태 경영칼럼]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정부의 기술혁신정책 방향
  • 승인 2021.12.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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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내년 3월의 대선을 앞두고 여러 전문기관이나 산업계 등에서 차기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내어놓고 있고, 또 정책분야별로 토론도 활발하다. 특히 한국경제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역할과 기능, 기여가 점차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한 새로운 정책‘ 제안도 많다. 매우 반가운 일이다.

기술혁신과 기업가정신, 과학기술정책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하고 정책개발에도 참여해 온 필자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한 정부의 새로운 기술혁신정책 방향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한국의 기술혁신정책 발전과정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이 급속한 경제발전, 압축성장의 신화를 이룰 수 있었던 핵심 요소로 ① 선도적이고 효과적인 정부정책의 수립과 실행, ② 기업들의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 ③ 기회 추구와 도전정신의 기업가정신, ④ 자유무역 체제와 수출 중심의 해외진출 등을 들고 있다. 이처럼 기술혁신은 한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룬 핵심요소이고, 앞으로도 혁신이 없는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것을 기업가들은 잘 인식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기술혁신활동은 한국경제의 성장과 경쟁력 확보의 원천이었고, 정부 각 부처에서도 중소기업 혁신활동을 지원하는 제반 정책을 시행해 왔다.

1960년대, 1970년대에는 명시적 기술혁신정책 보다는 경제·산업정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활동을 지원해왔다. 이 시기에는 ‘중소기업기본법’과 ‘기술개발촉진법’이 제정되는 등 기술혁신정책이 형성되었고 기반을 닦았다고 볼 수 있다.

이어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과학기술정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정책이 시행되었다. 이 시기에 ‘중소기업기술개발계획’이 수립되고, 중소기업 제품 구매 촉진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공업기반기술개발사업’이 추진되었다. 제도와 사업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고, 이 시기를 거치면서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본격적인 지원체제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중소벤처기업 기술혁신정책이 시행된 것은 1996년 중소기업청이 설립되면서 부터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중소벤처기업 전용 R&D가 생기면서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이 시행되었고, ‘중소기업 기술혁신촉진법’이 제정되었으며,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하면서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R&D 예산은 양적으로 크게 늘었고, 질적으로 많은 진전이 있었고, 오늘에까지 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중소벤처기업 기술혁신정책은 각 시기별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면서, 아울러 경제·산업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신속하고 적절하게 입안되고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실행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 새로운 중소벤처기업 기술혁신정책의 방향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 위험의 일상화 시대, 급속한 환경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면서 기술혁신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해졌다. 특히 우리 경제가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격형 경제·기술 시스템’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앞서가는 선도형 경제·기술 시스템’으로 발전하려면 다음과 같이 중소벤처기업 기술혁신정책의 기조 변화와 세부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는 R&D 목표 혁신이다. 지금까지의 ‘R&D 사업 확대’ 중심에서 ‘목표지향적 기술혁신정책’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중소기업 R&D 정책 관리·조정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R&D 지원의 중점 방향을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둘째는 R&D 영역 혁신이다. 지금보다 ‘혁신적·파괴적·탐색적 R&D’ 부문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이와 함께 R&D 투자 유형별로 목표 및 성과지표의 보완과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지방 중소벤처기업의 기술혁신과 기술협력을 촉진하는 실효성 있고 지역별로 차별화된 정책이 강화되고,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셋째는 R&D 방법 혁신이다. 중소벤처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등 프로세스 기술혁신을 적극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의 ‘R&D 협력과 개방형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간 협력과 개방형 혁신을 매개하는 중개·전문기업의 육성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R&D 정책 혁신이 필요하다. ’정부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중소기업 R&D 핵심인력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혁신의 성과를 정부가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과정에도 적용하여야 하며, 이를 통해 정책수요 기업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스마트한 정책이 많이 도출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부정책 기조의 변화가 ’중소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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