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복지논단 목록 ( 총 : 13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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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사라져가는 경로효친, 늘어나는 노인학대
우리나라의 경로효친사상은 오랜 세월 인간관계의 근본이자 공동체 윤리를 지탱해온 전통 미풍양속으로서, 가족제도의 핵심 가치이자 사회 질서를 유지해온 도덕적 기둥이었다. ‘효’는 단순히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는 개인적 덕목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간 신뢰와 존중을 형성하는 사회적 가치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그리고 가족 구조의 핵가족화는 이러한 전통적 가치관을 약화시켰다. 어른을 공경하고 효를 백행의 근본으로 여겼던 시대정신은 점차 사라졌으며, 경로효친의 실천은 개인의 윤리적 선택으로 축소되고 사회적 책임의식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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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자립준비 청년, 홀로서기 그리고 함께 서기
청년 문제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취업난, 비정규직, 일자리 부족과 같은 경제적 불안정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오랫동안 청년 정책은 이러한 노동시장 문제 해결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복지 현장에서 마주하는 청년들의 현실은 훨씬 더 복합적이다. 사회적 고립, 은둔, 니트족, 돌봄 부담 등 새로운 사회적 위험이 청년들을 위협하고 있으며, 특히 시설 보호가 종료된 뒤 홀로 지역사회에 나서야 하는 ‘자립준비 청년’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자립준비 청년들은 부모의 돌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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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정신장애인 돌봄, 국가가 응답해야
2024년 3월 제정되어 2026년 3월부터 시행을 앞둔 「돌봄통합지원법」은 노쇠, 장애, 질병,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지역사회 안에서 통합적 돌봄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법의 핵심 가치는 '살던 곳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돌봄체계'의 구축이지만, 법률의 본문에는 정신질환자나 정신장애인이 명시적 대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 시범사업 단계에서 정신질환자가 돌봄지원의 대상에 포함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명백한 후퇴다. 돌봄체계의 복잡성과 전문성을 이유로 정신건강 영역을 제외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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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노인을 존중하는 사회, 미래를 지키는 길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한 해 한 해 쌓여온 세월만큼 사회에 헌신해 온 어르신들을 기리고, 더불어 앞으로의 초고령사회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날이다. 한국 사회는 지금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숫자가 말해주듯 고령층은 이제 소수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주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인은 ‘돌봄이 필요한 대상’, ‘부담’으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노인의 날은 이런 고정관념을 되짚고, 세대를 아우르는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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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치매노인의 존엄한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 지역사회공동체 실현
우리 사회는 노인인구 20%를 넘어선 초고령사회로 ‘치매’라는 큰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2024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 995만여 명 중 추정 치매 환자는 91만여 명으로, 유병률은 9.15%에 달한다. 60세 이상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치매를 꼽았다는 중앙치매센터의 조사도 있다. 이 두려움 속에는 스스로와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절망감, 그리고 가족에게 짐이 되고 내가 살던 곳에서 낯선 시설이나 병원으로 격리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아닐까 한다. 이는 치매환자에 돌봄과 삶의 질을 둘러싼 사회적 부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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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대구 사회복지의 진정한 파트너십을 향한 출발
대구는 다른 지역보다 유독 코로나19 팬데믹을 아프게 겪은 곳이다. 도시가 멈추고 사람의 왕래가 단절되었던 순간, 우리는 여실히 드러난 복지 사각지대를 목격했다. 하지만 동시에 갑작스러운 위기 속에서 지자체의 신속한 대응과 민간 사회복지의 창의적이고 유연한 협력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엄혹한 시기를 통해 민과 관의 파트너십이 구호가 아닌 필수 생존 조건임을 배웠지만, 안타깝게도 그 소중한 기억은 시간이 흐르며 희미해지고 있다.한국의 사회복지 민관협력은 1990년대 정부 주도의 복지지원이 늘어나면서 사회복지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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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선한 삶이 남기는 사회적 유산
동화 신데렐라는 부당한 학대와 시련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마침내 행복을 찾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난을 이겨내고 선함으로 보답받는 서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이야기 속에 반복된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속에도 ‘권선징악(勸善懲惡)’, 즉 선한 일을 권하고 악한 일을 징계하는 주제를 다룬 작품이 유난히 많다. 흥부놀부, 콩쥐팥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혹부리 영감, 장화홍련 등은 세대를 거쳐 전해 내려오며 어린 시절 우리의 가치관을 형성했다. 이들 이야기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옳은 일을 하면 복을 받고, 악한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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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미움받을 용기를 품고 살아가는 청년
요즘 사회 전반에 여러 화제들이 등장하는 것 중 하나는, “고립” 혹은 “은둔”이라는 말이다. 이 단어들은 특히 젊은 세대, 청년들에게 적용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자립지원시설의 청년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매주 목요일마다 그들에게 도시락을 후원해 주시는 수녀님들이, 그들뿐만 아니라 또 다른 환경에서 홀로 지내는 청년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활동하고 있다.이렇게 “고립” 혹은 “은둔”의 표현을 담고 살아가는 청년들이 왜 생겨났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0여 년 전에 각광받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미움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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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여기 다양한 가족이 있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비혈연 가족의 모습을 소박한 시선으로 보여주며 우리에게 ‘여기 다양한 가족이 있다’를 마주하게 하였다. 가족의 개인화 및 생애과정의 다양화를 배경으로 결혼, 자녀, 가족에 대한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등 가족의 다양화 현상이 우리의 일상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가족 다양성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2020년)에 따르면, ‘혼인·혈연 관계가 아니더라도 생계와 주거를 공유한다면 가족이 될 수 있다‘(69.7%), ‘가족의 범위를 비혼 동거까지 확장해야 한다’(61.0%)로 나타나 국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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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국가돌봄책임제, 돌봄이 권리가 되는 시대
1997년, 우리 대구지역에는 방문형 돌봄서비스의 전신이자 재가노인복지사업의 중심인 ‘가정봉사원파견시설’이 처음으로 설치되었다. 탈시설화의 필요성과‘재가(在家)복지’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다양하고 복합적인 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가노인복지사업은 더욱 더 확대되었고 보다 더 세분화되어 재가노인지원, 노인맞춤돌봄, 주간보호, 방문요양, 긴급돌봄 등 다양한 형태의 재가노인 돌봄사업들로 시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기여해 왔다. 특히, 대구시는 2020년부터‘지역돌봄책임제’를 도입하여 150개 읍면동을 35개 돌봄권역으로 나누어 재가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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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한 사회복지사의 퇴직 소감
6월 퇴직을 앞두고 있다. 2000년도에 사회복지사 생활을 시작하여, 처음 접한 사회복지 현장은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시니어클럽이었다. 그리고 노인여가복지시설인 노인복지관 등지에서 24여 년을 참으로 흥미롭고도 유익하게 보냈다. 그러고 보니 나의 사회복지 생활은 대부분 노인복지 실천 현장에서 보낸 셈이다. 노년의 존엄과 주체적 삶을 실현시키고자 고민하고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그 세월과 함께 노인 연령이 되었다.몇 년 전부터 든 생각이다. “수십 년간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습득한 지식과 정보, 고민 점 그리고 획득한 솔루션은 누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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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외국인 아동 등록될 권리, 존재할 권리
2000년 12월 4일 유엔총회가 아프리카 통일기구와 논의하여 6월 20일을 공식적인 세계 난민의 날(World Refugee Day)로 지정하는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다음 해인 2001년부터 매년 6월 20일 전 세계가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1991년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 제1항은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 하고, 출생 당시부터 이름을 가질 권리 및 국적을 취득할 권리를 가지며, 가능한 경우 친부모의 신원을 알 권리 및 친부모에 의한 돌봄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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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시민이 함께하는 온기나눔…자원봉사의 역사를 쓰는 대구자원봉사!
최근 정부합동평가 정성지표에서 대구광역시가 6년 연속 ‘자원봉사 활성화 추진 우수사례’로 선정되었다. 2020년 해당 지표가 도입된 이후,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대구가 기록한 이 성과는 대구 자원봉사의 진정성과 지속성을 전국적으로 인정받은 결과이자, 대구 시민사회의 따뜻한 공동체 정신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이러한 성과는 다름 아닌 77만 5천여 명 대구 시민 자원봉사자들의 묵묵한 헌신과 실천 덕분이다. 이들은 일상의 자투리 시간을 나눔으로 채우며, 이웃에게 용기를 주고, 도시를 활기차게 유지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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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장애인의 날 : 포용과 변화를 위한 우리의 과제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이날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캠페인이 펼쳐지는 중요한 기념일이다. 하지만 단순한 기념을 넘어, 장애를 가진 이들이 사회에서 동등한 기회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현실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우리 사회는 점점 포용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장애인이 차별과 불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물리적·제도적 장벽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회적 편견이 장애인의 삶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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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초고령사회, 지속가능한 돌봄을 생각한다
노인 인구 1,000만 명.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기대수명도 83.5세로 늘어나 100세 시대에 돌입했다. 긴 노후를 어디에서 누구와 보낼 것인가는 100세 시대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자신에게 익숙한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친한 이웃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기를 원한다. 지역사회 계속거주(Aging In Place), AIP는 노인들이 바라는 노인복지 정책과 실천의 중심 개념이 되고 있다. 어르신의 건강상태와 돌봄 필요도에 따라, 노인 생애주기에 따라 건강한 어르신에 대해서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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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노인 일자리, 복지를 넘어 지역 안전망의 주체로
지난 3월,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안동과 영덕으로 번지며 지역을 초토화시켰다. 주택 945채가 불탔고, 26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됐다. 푸르던 숲과 평화롭던 마을은 불길 앞에 속수무책이었다.이 참사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예방 시스템과 대응 역량을 되돌아보게 하는 경고였다.이 비극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예방에 참여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가능성도 크다. 그렇기에 이제 우리는 그 해답을 함께 찾아야 한다.그 해답의 일부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서 찾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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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행복한 사회복지사의 나비효과
현장 사회복지사로 근무한 지가 30여 년이 넘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처음 뵙는 분에게 ‘사회복지사입니다’라고 나의 직업을 소개하면 거의 틀림없이 돌아오는 답이 ‘좋은 일 하십니다’이다. 참 감사한 말씀이고 누군가를 돕는 일에 대한 찬사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약간 서운한 마음도 생긴다.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예산이 50%가 훨씬 넘는 복지사회를 향해가는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사회복지사는 전문성보다는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가진 이들이 하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 3월 30일은 ‘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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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지자체-민간복지단체 협력해야 지속가능한 복지 실현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이 격언은 개인의 노력과 집단의 협력의 중요성을 동시에 강조한다. 특히, 지자체와 민간 사회복지단체 간의 협력은 지역사회의 복지 향상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각기 다른 운영 방식과 자원을 가진 이 두 주체가 협력할 때, 보다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자체는 지역 주민의 복지와 안전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으로써 정책과 예산을 통해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반면, 민간 사회복지단체는 현장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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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 수행체계 구축, 늦지 않기를
2023년 5월 보건복지부는 2027년까지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수 20% 감소를 목표로 하는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고독사 위험군을 발굴하기 위한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 양성, 고독사 취약 지역을 대상으로 위험군 발굴조사 실시, 고독사 위험군의 특성을 반영한 고독사 위기 정보 및 발굴 모형 개발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고독사 예방·관리 수행체계 구축을 위한 방안으로 중앙 및 지역 단위의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 운영, 사례관리 인력확충 등 전달체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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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복지논단] 사회복지사, ‘복밭’을 일구는 사람들
‘푸른 뱀의 해’ 을사년, 2025년 새해가 밝았다. 그런 새해도 이미 입춘, 우수를 지나 경칩을 앞두고 있다.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새해 인사 문자를 보내거나 만나면 반가이 하는 말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이다.일상생활에서도 “복이 달아난다. 복이 들어온다. 저 사람은 복이 있다···”라는 말을 꽤 많이 사용한다.그렇다면 다들 이야기하는 ‘복(福)이란 어떤 의미일까?복의 의미에 대해 챗GPT에 질문해 보니, “복은 삶에서 누리는 행운과 행복을 의미한다”라고 나온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복은 삶에서 누리는 큰 행운과 오붓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