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 중구노인복지관장

6월 퇴직을 앞두고 있다. 2000년도에 사회복지사 생활을 시작하여, 처음 접한 사회복지 현장은 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시니어클럽이었다. 그리고 노인여가복지시설인 노인복지관 등지에서 24여 년을 참으로 흥미롭고도 유익하게 보냈다. 그러고 보니 나의 사회복지 생활은 대부분 노인복지 실천 현장에서 보낸 셈이다. 노년의 존엄과 주체적 삶을 실현시키고자 고민하고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그 세월과 함께 노인 연령이 되었다.

몇 년 전부터 든 생각이다. “수십 년간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습득한 지식과 정보, 고민 점 그리고 획득한 솔루션은 누구의 것인가? 결론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공공재적인 지식과 경험이다. 사회복지현장에 그대로 돌려놓고 가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선배 사회복지사의 축적된 경험과 지식 들이 후배 사회복지사들에게 전해지고, 지역사회복지 실천 현장에 축적됨으로써 지역사회복지가 조금이라도 발전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퇴직을 앞두고 정리한 결과물이「초고령사회 어찌할 것인가」 책이다. 그동안 나의 사회복지사 생활은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고령화사회-고령사회-초고령사회 시간과 맞물려 움직인 시간이었다.

한국보다 십수 년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 상황과 사례들은 고령화와 노인 관련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나의 지적 호기심을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고, 우리나라 사회복지현장에도 접목시키는 데에 무리가 없었다.

그래서 2000년 중반부터 우리나라와는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의 노인복지 현장을 다니기 시작했고, 정보도 수집하여 사회복지실천 현장에 소개해 왔다. 몇 년 전부터는 그 결심을 구체화하기 위해 일본 고령화와 노인 문제에 관한 국내·외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사례가 될만한 일본 노인복지 현장도 수차례 다녀오곤 했다.

그래서 출간된 책이 일본 초고령사회 현장 리포트인 ‘초고령사회 어찌할 것인가’ 이다. 이 책의 발간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초고령사회를 먼저 경험하고 있는 일본 초고령사회의 상황과 정보를 통해 한국의 고령자들이 어떻게 노후를 준비할 것인가 하는 사회적 물음을 던지기 위해서이다. 먼저 출판된 유사한 책들이 있지만 복지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일본 초고령사회 상황과 고령자들의 다양한 삶을 복지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엮은 현장 탐방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번째는, 대구 지역사회의 사회복지 종사자들과 일본 고령화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고령화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고 그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자는 애정 때문이다. 지역복지계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수용이 늦은 것 같다. 세 번째는, 이런 문제의식을 사회복지 종사자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제기해서 문제해결에 대한 공감을 폭넓게 조성하기 위해서이다.

초고령사회는 이미 우리 사회가 마주한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내용은 바로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 시니어 등 고령자들이 마주한 현실과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또한 지역사회복지의 문제이고, 지역 사회복지사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그동안 나의 사회복지 생활은 참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나의 삶에도, 이웃의 삶에 있어서도 유익함이 된 시간이었지!라는 소회도 가져본다. 퇴직하는 이 시점이 홀가분하다. 책도 내놓게 되었으니 정리된 느낌이다. 끝으로 퇴직하는 한 사회복지사의 그간 고민과 지식·정보를 담은 「초고령사회 어찌할 것인가」 이 책이 초고령사회와 대구사회복지 현장 그리고 고령자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김창규 중구노인복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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