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 사기 혐의 총책 등 12명 구속·14명 불구속 송치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범행을 저질러 수십억 상당의 피해를 야기한 혐의를 받는 범죄조직 26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대구경찰청은 사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해외 로맨스 스캠 조직 총책 20대 A씨를 비롯한 12명을 구속, 해당 조직의 국내 자금세탁책 등 1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올 5월까지 캄보디아 목바이와 프놈펜에 있는 범죄단지에서 SNS를 이용해 로맨스 스캠을 벌여 여기에 속은 피해자 136명에게서 64억1천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캄보디아 내 다른 투자사기 등 피싱범죄 조직으로부터 자금 세탁을 의뢰받고 이를 실행에 옮긴 혐의도 받는다.
조사 결과 피의자들은 국내 불특정 다수에게 '조건만남 광고 메시지'를 무작위 발송해 피해자가 답신하면 회원 가입비, 쿠폰 발급비, 복구비 등 명목으로 돈을 편취했다. 검거된 조직원은 대부분 20대이며 A씨가 지인들을 포섭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중국인 공동 총책 B씨와 함께 목바이 범죄단지에서 유인책 상담원과 국내 금융계좌 명의자 모집·관리, 국내 자금세탁 조직 총괄 역할을 했다. 이후에는 자신이 확보한 조직원들을 데리고 프놈펜으로 이동해 거점을 두고 기존 조직에 더해 캄보디아 내 다른 범죄조직에서도 자금세탁을 의뢰받아 이를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 4월 강북경찰서가 국내 자금세탁 조직원 2명을 체포하자 A씨 조직은 캄보디아에서 은신처를 옮겨 다녔다. 강북서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대구경찰청은 현지 출장 조사와 국제경찰의 도움을 받아 프놈펜 은신처를 특정, 지난달 현지에서 조직을 검거했다.
신원 미상의 중국인 공동 총책 B씨는 범죄단지의 전체 관리와 조직 운영 자금 조달, 중국인 조직원 모집과 통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직 검거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등을 토대로 B씨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경을 넘나드는 피싱 범죄에 대해 해외 원점 타격 수사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범죄조직의 상선까지 뿌리 뽑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