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선 목록 ( 총 : 6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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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시선] 실업급여가 시럽급여가 되지 않도록
실업급여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을 맞았다. 애초에는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국민에게 최소한의 안전망을 제공하고 재취업을 촉진하기 위한 사회보험 제도였다. 그러나 최근 통계를 보면 제도가 원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최근 명의대여와 허위 고용보험 취득으로 실업급여를 부정하게 받은 125명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80명은 사업주와 공모해 육아휴직급여까지 불법 수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부정수급액은 무려 14억6천여만원에 달한다. 이러한 조직적 부정수급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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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국가 혐오’로 확대된 거리의 정치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대한민국 경상북도 경주시로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낳았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회의(APEC)가 최근 막을 내렸다.우리 정부는 다자외교를 통해 여러 성과를 거두고 경주는 국제회의 도시로서 의미 있는 도약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그러나 평화롭게 진행됐던 국제행사 뒷면에선 다른 풍경이 있었다. APEC 기간 경주에선 20여건의 반중(半中)·반미(半美) 집회가 진행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한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다. 성격으로 보자면 진보·보수 성향이 뒤섞인 ‘맞불’ 정치집회였다.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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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빨간 십자’(+), 올바른 곳에 올바르게 쓰세요
대한적십자사 창립 120주년을 맞은 올해 드디어 ‘적십자 보호 표장’이 상표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무단 사용이 빈번했던 적십자 표장의 공신력을 높이고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최근 적십자 보호 표장이 상표로 등록되면서 ‘빨간 십자’(+) 도안을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최고 1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된다.적십자에 따르면 적십자 표장은 의약품(제5류), 의료기기(제10류), 병원·약국(제44류) 등 3개 상품군에서 상표법의 보호를 받게 됐다.아울러 상표법 제230조에 따라 적십자 표장을 무단으로 사용할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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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지방경찰, 개편이 악재가 될까
일전에 경찰청이 검토 중인 전국 경찰 인력(정원) 재배치 개편안이 알려진 바 있다.현 구상대로면 비수도권 지방경찰의 경력을 총 928명 줄이는 반면, 수도권에는 총 527명을 보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각각 145명, 94명이 줄어들 전망이다.조정되는 경력은 지역별 인구와 부서별 업무 현황을 바탕으로 재배치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경찰 1인당 담당 인구와 범죄 건수, 112 출동 건수, 부서별 업무강도 등을 분석해 조직을 재설정한다는 것이다.도시와 농·어촌 등 시도별로 편차가 있는 중점 치안 분야와 수요를 고려한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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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현장 이해가 우선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부모 세대에 대한 간병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장기간 수백만원에 달하는 간병비를 가족들이 부담하며 ‘간병 파산’, ‘간병 살인’이라는 사회적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이에 정부는 비급여 항목으로 개인이 100% 부담하는 요양병원 간병비는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급여화해 2030년엔 본인 부담률을 30% 이내로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전국 요양병원 1천391곳 중 내년부터 2030년까지 500개 병원을 단계적으로 ‘의료중심 요양병원’(가칭)을 지정해 입원 환자들의 간병비 70%에 건강보험 급여를 지급한다.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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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반쪽짜리 IT 강국
올해 들어 SK텔레콤·KT·롯데카드 등에서 고객 정보 유출·해킹 사고가 잇따라 터져 국민적 불안감이 크다. 해킹 방법이나 침해 범위 등이 모두 달라 ‘해킹 공화국’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심각성이 부각됐다. 해킹 수법은 갈수록 고도화하는 반면 기업들의 초기 대응이나 대응을 위한 공조 체계는 미비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사이버 침해 사고가 발생한 기업의 대표와 경영진들은 줄줄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피해 보상과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사후약방문식 대처만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통신업계는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처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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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정교분리 시비까지…‘자유민주주의 수호’ 무색한 국힘
국민의힘이 6년여 만에 광장으로 나왔다. 그들은 입을 모아 “야당 탄압”, “독재 정치”라고 소리를 높였다. 동대구역에 빼곡히 모인 당원과 지지자들은 열광했고 환호했다.집회 시작 이전부터 동대구역 일대에서는 일부 지지자들이 저마다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시민들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중국에 나라를 팔아 넘긴다’, ‘미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 등등이 적혀 있었다. 성조기를 흔들며 보수 우파 만세를 외치는 일부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정치적 이념의 결사체인 정당과 신이나 절대자를 향한 신념으로 뭉친 종교가 오버랩되며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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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대구경제 이대론 안 된다
장기화한 경기 침체에다 미국발 ‘관세폭탄’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대구·경북 지역 기업의 어려움도 더 커지고 있다.우리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대구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경기 동향에서 보듯 체감경기와 자금 사정 등 모든 지표가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지역 기업들이 매년 명절마다 어렵다고 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단 한 차례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올해 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71.6%가 ‘작년 추석보다 경기가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반대로 경기가 나아졌다는 기업은 3.2%에 불과하다.주요 원인은 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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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가을, 대구의 축제들 - 풍성함의 이면을 묻다”
대구의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9월에서 11월 사이, 도시 곳곳에는 오페라 아리아와 오케스트라 선율이 울려 퍼지고, 미술관과 갤러리에서는 다채로운 시각예술의 세계가 펼쳐진다.대구시는 산발적인 문화 행사들을 봄과 가을 시즌으로 나누어 ‘판타지아대구페스타’라는 도시형 페스티벌로 통합했다. 봄과 가을에 문화예술 축제들을 집중시킴으로써, 시민과 관광객에게 단기간에 다채로운 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전략이다. 올 가을 시즌에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대구포크페스티벌, 대구사진비엔날레, 달성대구현대미술제 등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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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저출생 위기, 실천적 대응이 관건이다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일부 통계에서는 향후 수십 년 내에 인구 절반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특히 지방의 경우 청년층 유출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단순한 인구 감소를 넘어 지역 경제와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지방 소멸이 현실화된다면 학교, 병원, 일자리뿐 아니라 지역 문화와 공동체까지 사라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출생 대응은 단순한 정책 목표가 아니라,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지키는 필수 과제가 된다.경북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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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취업 미로 속에 갇힌 청년들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올해도 안됐네…” 대학을 졸업한 뒤 3년째 취업을 준비 중인 지인의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경기 불황과 고용시장 위축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들의 취업 고민은 해가 갈수록 더 깊어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는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청년층 취업자는 368만2천명으로 지난해보다 15만명 줄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49.5%로 전년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최종학교 졸업자 중 1년 이상 미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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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시선] 아이들 울린 탁상행정
“기자님, 저희 아이들이 갈 곳이 없어요”한숨과 함께 내뱉은 이 한마디는 대구 중구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민들이 1년 넘게 겪고 있는 고통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단지 내 어린이집을 믿고 입주한 부모들은 굳게 닫힌 어린이집 문을 바라보며 허탈감을 삭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새 아파트에 들어설 깨끗하고 안전한 보육시설에 대한 기대는 행정기관의 탁상행정과 무책임한 태도 속에 분노와 좌절로 변질됐다.문제의 발단은 공무원의 잘못된 행정 판단에서 비롯됐다.당초 2층 필로티에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음에도 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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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유튜버 언론사
“유튜브를 많이 봐서 안다. 당 대표는 A가 돼야 한다.”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만난 한 80대 당원의 말이다. 피켓을 들고 서 있던 그는 정치 관련 유튜브 영상을 자주 본다며 그 영향으로 A후보를 지지하게 됐다고 했다. 그가 자주 시청한다던 유튜브는 극보수에 가까운 성향을 띤 채널이었다.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며 시민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유튜브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절반 이상은 유튜브로 뉴스를 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4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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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보편적 건강보장의 그늘
전 국민 건강보험의 역사가 35년을 넘어섰다. 1977년 건강보험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대상자가 점차 확대되면서 1989년부터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 의료보장의 시대가 열렸다. 지난 2022년에는 한해 건강보험 진료비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그러나 보험 적용 대상의 확대는 재정적 위험성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여있다. 최근 건강보험 재정 전망에 따르면 향후 10년 내 당기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누적수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경제활동 인구 감소와 가파른 고령화, 공급 요인 등이 모두 건강보험 재정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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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보이스피싱, 의심해야 막을 수 있다
보이스피싱의 위험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023년 465건에서 지난해 704건으로 약 51.4% 증가했다. 3년간 보이스피싱 범죄로 검거된 인원은 2천700여명에 달했다.지난해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를 피해금액 편취수법으로 보면 계좌 이체가 348건으로 약 49.4%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대면 편취(245건), 상품권 환전(66건), 휴대폰 소액결제(33건), 특정 장소 보관 후 편취(7건) 등으로 나타났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연락 수단은 과거부터 흔했던 공공·금융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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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대구FC를 이지경으로 만든 것은 누구인가
올 시즌 K리그1 여름 이적 시장이 한창이던 때의 일이다. 당시 대구는 무승행진을 끊어내고, 최하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력 보강에 힘쓰고 있었다. 하지만 대구는 K리그1에서 경쟁력을 잃고, 태국으로 임대를 떠났던 선수와 지난 시즌 종료 후 반년 동안 무적 신세였던 선수 등을 영입하는데 그치고 있었다. 이런 구단의 행보가 의문스러웠던 것은 나 뿐만이 아니었다. 당시 대구의 선수 영입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앞다퉈 아쉬움을 표했다. 구단 관계자에게 선수 영입에 관해 의문을 표하거나 의견을 개진하지 말자는 것이 평소 나의 마음가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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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대구 2차병원 성장이 기대된다
최근 정부가 2차병원 중심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3차 병원 본연의 중증 질환 치료를 특화함과 동시에 2차병원의 장점인 접근성을 살려 지역민이 불필요한 진료 대기시간을 줄이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2차병원은 흔히 우리가 찾는 이비인후과, 소아과, 내과 등 1차 의원과, 응급실을 갖추고 통상 암이나 난치병 등 중증 치료를 수행하는 3차 대형병원의 중간 다리 역할을 맡고 있다.대구에서는 대구파티마병원, 대구동산병원, 푸른병원, W병원 등이 이들 범주에 포함된다. 정부의 지원 확대 방침에 따라 최근 건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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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시선] 해묵은 대형마트 규제, 실용적인 접근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두고 유통업계 안팎이 또다시 시끄럽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월 2회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반드시 공휴일로 지정하도록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다.각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휴무일을 평일로 바꿀 수 있던 것을 공휴일로 고정하도록 되돌리겠다는 건데 이해관계자나 시민 의견이 맞부딪힌다. 마트 주변 소상공인과 마트 근로자들을 위해 공휴일 휴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소비자 편의나 기업의 영업권 침해를 이유로 공휴일 휴업을 반대하는 의견으로 나뉜다.대형마트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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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TK신공항도 중요하지만 대구국제공항 활성화가 더 시급
올해 대구국제공항의 이용률이 지난 2019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다.대구국제공항은 2014년부터 LCC항공사 취항, 커퓨타임 단축 등에 따른 국제선 공급력 확대와 노선 다변화에 힘입어 2019년엔 역대 최고인 여객 467만 명을 달성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해 한때 연간 수용 능력 포화상태를 걱정하던 시절도 있었다.최근 7년간(2019년~2025년) 1~5월 기준으로 이용객 수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04만 7천651명이던 것이 2020년(66만9천880명으로 급감한 이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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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선] 영어와 한국어를 혼용하는 한국인들의 언어, 낯익지만 낯설다
TV를 시청하다 보면, 정치 시사 토크나 교양 다큐멘터리, 심지어 오락 프로그램에서 ‘지식인이나 전문가’로 초대된 인사들이 대화 중간 중간 영어 단어를 자연스럽게 끼워 넣어 대화를 이어가는 경우들을 적지 않게 보게 된다. “그건 어떤 intention이 있었던 거고요…”, “지금 이건 약간의 consensus를 이끌어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죠.”, “사실은 identity의 문제라고 생각해요.”라는 식이다.주로 학벌이 높거나, 해외 유학파이거나,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해당되는데,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따금 당황스럽다. 그들이 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