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국제공항의 이용률이 지난 2019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다.
대구국제공항은 2014년부터 LCC항공사 취항, 커퓨타임 단축 등에 따른 국제선 공급력 확대와 노선 다변화에 힘입어 2019년엔 역대 최고인 여객 467만 명을 달성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해 한때 연간 수용 능력 포화상태를 걱정하던 시절도 있었다.
최근 7년간(2019년~2025년) 1~5월 기준으로 이용객 수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04만 7천651명이던 것이 2020년(66만9천880명으로 급감한 이후 2021년(81만7천385명), 2022년(86만 4천450명), 2023년(131만 6천638명), 2024년(144만 2천406명), 2025년(142만 8천790명)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며 전성기였던 2019년의 70%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국내선 이용객이 2019년(86만916명)의 96%(82만4천962명)를 회복한데 따른 것인데 같은 기간 국제선 이용률은 2019년(118만6735명)의 51%(60만3천828명) 수준에 불과하다.
국제선 운항편 수로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9년 7천986건이던 것이 코로나가 발생한 2020년 1천801건으로 쪼그라 든 이후 2021년 25건, 2022년 16건으로 전무한 수준으로 급감한다.
팬데믹 이후인 2023년엔 5천691건으로 다시 늘었으나 코로나 이전의 절반도 회복하지 못했고, 이후 2024년(3천764건), 2024년(5천514건), 2025년(5천706건)으로 2019년의 47%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코로나19로 국제노선 운항 중단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이 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풍부한 인천·김해공항과 서울·경기 남부권 및 충청권 수요를 확보한 청주공항을 위주로 국제선 공급을 확장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항공기 제조사 파업 및 공급 지연으로 항공사의 기재 도입 차질까지 빚는 악재도 겹쳤다.
대구공항의 국제선 항공 운항편 수가 줄어들면서 이용객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이에 따른 피해는 지역민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실제 해외 노선이 줄어든 대구지역 기업인들은 해외 출장을 갈 경우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경우가 10명 중 6명(57.6%) 꼴이었고, 이어 대구국제공항(22.0%), 김해국제공항(1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공항으로 가려는 기업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KTX(45.1%), 공항리무진버스(43.8%), 항공편(5.6%), 자가용(5.6%) 등으로 노선만 있었다면 쓰지 않아도 될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현재 대구~인천간 국내선 상·하행 1편씩 운항 중인 노선의 증편이 필요하다고 보는 기업이 84.4%나 됐고, 인천공항 KTX 직행 노선의 재개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91.6%에 달했다.
기업들은 해외 비즈니스 출장을 위해 대구공항에 꼭 신설됐으면 하는 직항노선으로는 베트남 하노이와 중국 베이징(35.6%)을 꼽았고, 이어 베트남 호치민(29.2%), 일본 나고야(25.2%), 싱가포르(20.0%)가 뒤를 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대구시는 최근 홍성주 경제부시장 주재로 ‘대구국제공항 국제선 활성화 전략회의’를 열고 국제선 운송 회복률이 상대적으로 더딘 현 상황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요대책은 국제노선 개설 항공사 재정지원 확대를 통해 정기노선은 기존 취항 이력이 있는 노선과 정책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노선을 다변화하고, 부정기 노선은 신규 정기노선 운항 전 수요를 확인하는 차원의 전세편을 우선 개설해 향후 정기노선으로 전환을 유도한다고 한다.
하지만, 과거 대구공항 이용객이 늘어난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티웨이항공 등 저가항공의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취항이었고, 그에 따른 이용객 증가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 본궤도에 올리지 못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빠른 추진을 위해서라도 대구공항의 활성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대구시가 지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실질적인 성과를 조속히 내길 기대한다.
김홍철 경제부 차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