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목록 ( 총 : 209건)

  • [기자수첩] ‘집’이 아닌 ‘빚’이 된 삶의 터전

    [기자수첩] ‘집’이 아닌 ‘빚’이 된 삶의 터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지난 몇 달간 대구 곳곳을 돌며 만난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첫마디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잃은 예비부부, 전세보증금을 잃고 타지를 전전하는 청년, 전재산과 첫 보금자리를 잃은 사회초년생까지. 피해자들의 얼굴과 사연은 제각각이었지만 불안과 절망이 서린 눈빛만큼은 닮아 있었다. 그들에게 집은 한순간에 ‘빚’으로 둔갑한 공간이 됐다. 피해자들의 한숨에는 무너진 일상과 끊어진 미래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전세사기 특별법을 마련했다. 그러나

  • [기자수첩] 막말 코치 아래서 ‘떨거지’ 되어버린 선수들

    [기자수첩] 막말 코치 아래서 ‘떨거지’ 되어버린 선수들

    “떨거지들 데리고 뭘 하겠냐”한 코치의 이 한마디가 한 팀을 무너뜨렸다. 선수는 경기력 이전에 자존감을 잃었고 운동장보다 훈련장이 더 두려운 공간이 됐다. 문경시청 소속 실업팀 소프트테니스 여자팀에서 벌어진 ‘막말 코치’ 사태는 단순한 감정 폭발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상습적이고 반복적이었다.이번 사태는 지난 5월 문경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첫 경기 패배 후 A 코치는 선수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떨거지들”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현장에선 그가 선수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이 목격됐다

  • [기자수첩] 주민 기만한 도의원의 ‘꼼수’

    [기자수첩] 주민 기만한 도의원의 ‘꼼수’

    경북 문경에서 벌어진 이른바 ‘도의원 사업 확장 논란’은 그저 작은 오해가 아니다. 이는 주민을 기만한 ‘정치인의 민낯’이자 행정의 공모에 가까운 방기다.지역구 도의원이 운영하는 아스콘 제조업체가 지난해 마을 이장회의에서는 “기존 사업 확장일 뿐”이라고 말해놓고 실제로는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 허가를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주민들은 “속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 중이다.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도의원’이라는 신분이, 오히려 특권이자 방패가 된 것 아닌가?의혹은 단순히 사업 목적을 숨겼다는 데서 그치지

  • [기자수첩] 경산, 공직자 자세 재정립 시급

    [기자수첩] 경산, 공직자 자세 재정립 시급

    공직자들의 자세 중 정확한 업무 수행과 청렴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정확한 업무수행은 혈세 낭비를 줄이고, 행정 추진에 추동력을 더한다.또 청렴은 부정부패를 차단하는 바른 자세로 연결된다.공자는 “청렴하다는 것은 마음속의 바람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단순히 법적 기준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 마음가짐 자체가 깨끗하고 바르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경산시 행정의 난맥상이 곳곳에서 표출돼 정확한 업무 수행과 청렴에 금이 간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크다.최근 지역 내 각 기관 및 사회

  • [기자수첩] 의·정 갈등의 ‘출구전략’

    [기자수첩] 의·정 갈등의 ‘출구전략’

    최근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이른바 의·정 갈등이 우리 사회의 큰 화두가 됐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은 전공의들의 집단이탈과 일부 의대 교수들의 휴진으로 이어지며 환자의 고통과 함께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정부와 의료계 사이의 이견은 여전히 깊고 앙금도 있지만 양측 모두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은 단순히 타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의료 서비스와 국민 건강을 위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 [기자수첩] 경찰 간부 징계 결정 더 빨라져야

    [기자수첩] 경찰 간부 징계 결정 더 빨라져야

    최근 대구 모 경찰서 A 과장이 부하 여직원에게 성 비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으로 대구경찰청 경무 부서로 인사 조치됐다. 경찰청 본청에 신고가 접수되면서 본청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가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지만 실제 혐의 성립과 징계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A 과장이 직전 근무했던 경찰서 실무 부서는 과장직이 공석인 채 최고참 팀장이 직무대리하고 있다.경찰공무원 징계령에 따라 경찰관에 대한 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 견책 등 경징계로 나뉜다. 또 간부 계급인 경정 이상에 대한 징계는 경찰 본청이나 중앙 부

  • [기자수첩] 깊어지는 세대갈등

    [기자수첩] 깊어지는 세대갈등

    세대갈등이 심각해지더니 급기야 수영장에서의 폭행시비가 고소로 이어졌다. 대구 동구 주민 J(65)씨는 최근 수영장에서 수영하던 중 같은 레인에서 뒤따르던 20대로 보이는 A씨가 3차례나 자신의 발을 터치하고 출발대에 멈춰 서있는 자신까지 부딪치고 가는 일을 겪었다고 한다. “천천히 가려면 방해가 되니 쉬었다 가라”고 하는 A씨에게 “나이도 먹고 빨리 갈 수 없으니 추월해 가라”고 말하면서 시비가 붙었고 A씨가 “늙은 게 벼슬이냐”는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었다는 것이 J씨의 주장이다.수영장에서 앞 사람의 신체를 건드리는 것은 ‘비매너’

  • [기자수첩] 홍준표 시장의 대구굴기

    [기자수첩] 홍준표 시장의 대구굴기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가 지난 5일 매천동 소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공사 사옥에서 제막식을 갖고 본격 출범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1988년에 개장했지만 1970년부터 시립도축장 운영대행을 맡아 왔던 S사가 도축장을 운영하며 지금까지 53년동안 한 번도 변화가 없었다. 대구시는 지난해까지 23년간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17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도축장 시설보완, 직원 급여에다 수수료를 거의 인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S사는 해마다 수천만원의 판공비를 사용하면서 도축시설을 사용해 왔지만 전임 관료들은 아무도 독점적 사용의 폐해를

  • [기자수첩] 협동조합택시에 볕 들 날 올까

    [기자수첩] 협동조합택시에 볕 들 날 올까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2014년 출발선을 끊은 후 10년째가 된 협동조합택시는 현재 법제의 미비와 방만 경영 위험 등 각종 어려움에 처해 있다. 현재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볕 들 날’이 올 수 있을까.협동조합택시 기사들은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는 근로자의 성격과 조합 내 일정 지분을 가진 조합원으로서 사업자의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어 지위가 명확치 않은 문제가 지적받아 왔다. 협동조합택시는 법인택시의 일종으로 분류되지만, 근로복지공단이 조합 출자자격이라는 이유로 소속 기사들을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는 말이

  • [기자수첩] 영양 ‘양수발전소 유치’ 뜨거운 열망

    [기자수첩] 영양 ‘양수발전소 유치’ 뜨거운 열망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한 영양군민들의 열망이 뜨겁다.2조원 이상의 국책사업인 양수발전소 유치 신청은 10월 초, 최종 입지 발표는 11월로 예정돼 있다.영양군민들은 “2023년은 영양군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해가 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민관이 하나 돼 달려온 지난 6개월은 영양군민들의 지역발전을 위한 응집력을 보여준 시간이었다.‘육지속의 섬’으로 불리는 영양군은 인구감소와 경기침체 등으로 지방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다. 올 1월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인구 1만6천명선까지 붕괴돼 그 위기감을 더 했다

  • [기자수첩] “잘해야죠…힘이 생길 때까지”

    [기자수첩] “잘해야죠…힘이 생길 때까지”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로 한창 기쁨에 들떠 있던 지난 17일 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알파이살리아 호텔 앞. 등재 축하만찬과 교민 축하자리 등 떠들썩하고 흥분됐던 일정이 모두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고령군 등재추진단 일행이 탄 차안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밤기온 마저 40도를 오르내리는 열대 사막지역이지만 차안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동행취재에 나섰던 기자도 침묵의 원인을 알기에 그냥 침묵에 동조했다.인구 3만의 소도시 고령군은 그동안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만이 국내외에 가야의 정체성을 알리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판단으로

  • [기자수첩] 洪 시장의 굴기, 대구시 공무원은 멘붕

    [기자수첩] 洪 시장의 굴기, 대구시 공무원은 멘붕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6월 한달동안 공직기강 확립을 내세우며 점심시간 1시간 준수를 지시하고 국장급 고위 간부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도 수시로 단행하자 대구시 공무원 사회는 전에 볼 수 없던 상황에 멘붕상태에 빠지고 있다.홍시장은 지난 5일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인 만큼 공직기강을 확립해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조성하는 한편, 자신이 맡은 분야는 다른 부서로 옮기거나 퇴직하더라도 본인이 무한 책임을 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 총무과는 지난 7일, 출퇴근 등 복무점검을 전격 실시했다

  • [기자수첩] 윤경희 청송군수의 ‘敬 철학’

    [기자수첩] 윤경희 청송군수의 ‘敬 철학’

    청송군이 올해 관내 시내버스 요금을 전면 무료화하는 파격적인 정책으로 군민행복을 앞당기면서 윤경희 군수의 경(敬) 철학이 부각되고 있다.윤 군수는 다각적인 여론수렴과 재정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한 뒤 전국 처음으로 이를 시행해 위민행정의 표본으로 주목받고 있다.관내 모든 시내버스의 요금통을 떼버린 것으로 청송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누구나 무료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경북에서도 규모가 적은 지자체인 청송군의 시내버스 전면무료에 대해 주변의 우려섞인 시각도 있었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 군민 행복지수가 높아진 것은 물론 외

  • [기자수첩] 전세사기, 금액 너머 절박함 바라봐야

    [기자수첩] 전세사기, 금액 너머 절박함 바라봐야

    최근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터져 나오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해 대구·부산·안동 등 전국 각지에서 전세사기 피의자가 적발됐다. 지난해 7월부터 대구경찰청과 경북경찰청이 벌인 전세사기 특별단속에서만 100건이 넘는 수사가 이뤄졌다. 인천·구리 지역에서 적발된 이들 중 일부는 범죄집단조직죄를 적용받아 검찰에 넘겨졌다.그 사이 인천에선 처지를 비관한 극단적 선택이 이어졌다. 서울에선 빚을 갚기 위한 과로가 죽음으로 이어졌다. 알려진 숫자만 다섯이다. 죽지 않은 피해자는 그 숫자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남아있는 피해자들은 죽지 않았

  • [기자수첩] 영덕 오일시장 화재 그 후

    [기자수첩] 영덕 오일시장 화재 그 후

    2021년 9월 4일 새벽 영덕 오일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시장 내 78개 점포 가운데 48개 점포가 모두 타고 나머지 30개 점포도 반소, 그을림 등 크고작은 피해를입었다.추석을 2주일여 앞두고 명절 대목을 기다리던 상인들이 한밤 중에 날벼락을 맞았다.영덕군은 이후 구 야성초등학교 부지에 임시 시장을 마련해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해 있는 피해상인들이 영업을 할수있게 지원했다.정부 지원으로 현대화한 명품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드는 노력도 하고 있다. 하지만 화재가 난 지 2년이 다되가는

  • [기자수첩] 내부고발 없이는 불법 못잡는 폐기물 업계

    [기자수첩] 내부고발 없이는 불법 못잡는 폐기물 업계

    세간에 떠도는 정보들은 어떤 분야의 빙산의 일각이라는 소리가 있다. 전문적으로 파고들지 않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는 단지 1%에 불과할 뿐이고 사실은 그 아래 거대한 99% 불편한 진실이 있다는 말이다.공사장 생활폐기물 수거운반 업체의 취재를 시작한 건 한 폐기물 업자의 메일 한 통이었다.메일은 폐기물 수거운반 허가 유무가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 불평등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발신인은 대구시에서 지정한 9개의 허가 업체가 시의 특혜를 받고 있다며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주장했다. 골자는 시에서

  • [기자수첩] 파도 파도 괴담만 나오는 업무추진비

    [기자수첩] 파도 파도 괴담만 나오는 업무추진비

    기초의회 업무추진비에 대한 제보 아닌 제보를 들은 적이 있다. 한 지역 구의원의 업무추진비 연말 몰아 쓰기에 대한 내용이다. 연도 말에 업추비 잔액을 반납해야 해 각종 핑계로 업추비를 과하게 소진하고 있다는 말이다. 해당 구의원은 연말을 맞아 평소의 몇 배에 달하는 300만원을 결제했다. 지역 여러 한우집만 골라서 집행했다.해당 의원이 소속된 의회를 시작으로 대구 나머지 구의회의 지난 연말께 자료를 살펴봤다. 겸사겸사 함께 공개된 의회사무국 의정운영공통경비도 정리했다. 예산 반납일이 다가올수록 일부 기초의원들의 씀씀이는 커졌다. 일

  • [기자수첩] ‘리더의 솔선수범’이 조직을 이끈다

    [기자수첩] ‘리더의 솔선수범’이 조직을 이끈다

    주낙영 경주시장과는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기자로서, 또 경북도청을 출입하면서부터 20년도 넘는 세월이다.동향의 선후배 사이다 보니 간혹 연락하고 안부를 묻곤 한다. 그런데 최근 황망한 일이 있었다. 경주 지인으로부터 최근 주 시장의 장남 혼사가 있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순간 서운한 감정이 올라왔다. 주 시장과는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곧장 후배인 부시장에게 전화해 왜 연락을 주지 않았냐고 항의 아닌 항의를 했다. 돌아온 답은 부시장 자신도 결혼식 전날에야 알게됐고 함구하란 엄명 때문

  • [기자수첩] 모럴 해저드와 ‘원숭이 덫’

    [기자수첩] 모럴 해저드와 ‘원숭이 덫’

    스타 배우 ‘원빈’을 필두로 코로나19가 당긴 ‘스몰 웨딩’이 허례허식 탈피와 합리주의 등을 이유로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대구지역 유명 카페나 식당도 예식장으로 인기다. 각종 인스타나 SNS에서 연출 컷 등 업체 경쟁도 치열하다.시민들은 합리주의와 가성비를 내세운 소규모 예식 이면에 업체들의 꼼수 영업이 자리한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까. 어쩌면 별 문제없다고 생각 할지도 모른다. ‘허례허식’ 탈피와 ‘합리주의’는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추구해 온 바니까.우린 지난해 서울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서 불법 건축물이 끼친 영향을 너무나도

  • [기자수첩] ‘공공재’로 전락한 개인정보

    [기자수첩] ‘공공재’로 전락한 개인정보

    “조사 중인 사안이라 유출 피해자 규모를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허술한 정보망에 개인정보에 대한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지난해 12월 22일 건축물대장 열람·발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시스템 ‘세움터’에서는 시스템 오류로 16시간 동안 건축물 소유주의 주민등록번호가 그대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기간 주민번호가 ‘누군가’에게 직접 유출된 소유주는 2만 7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누구나 접근을 가능케한 건축물대장 열람 서비스의 편의성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오히려 2차 피해 우려를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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