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필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장
2023년 5월 보건복지부는 2027년까지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수 20% 감소를 목표로 하는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고독사 위험군을 발굴하기 위한 고독사 예방 게이트키퍼 양성, 고독사 취약 지역을 대상으로 위험군 발굴조사 실시, 고독사 위험군의 특성을 반영한 고독사 위기 정보 및 발굴 모형 개발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중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고독사 예방·관리 수행체계 구축을 위한 방안으로 중앙 및 지역 단위의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 운영, 사례관리 인력확충 등 전달체계에 관한 내용이다.

대구시는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앞서 2021년에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에서 대구시가 사회복지관협회, 시니어클럽협회 등과 협력하여 실행 중인 사회적 고립 가구 상시발굴 체계인 ‘즐거운생활지원단’은 타 시도에서도 주목하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러한 대구시의 속도감 있는 대처는 대구시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에 걸쳐 관내 28개 사회복지관에 사회적 고립 예방 및 지원을 위한 전문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사회적 고립 가구 및 1인 가구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관련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 결과라고 평가할 만하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가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전달체계의 구축에는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제안한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를 설치하거나 설치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대구시의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을 위한 사회복지관 인력배치가 마무리되는 해이다.

기대하기는 대구시가 지난 3년간 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펼쳐온 고독사 예방 정책과 사회적 고립 지원 사업이 단단한 수행체계를 기반으로 탄탄하게 추진되는 원년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구 서구청의 접근방식은 눈여겨볼 만하다. 대구 서구청의 경우 2022년부터 1인가구지원팀을 설치하고 지역의 사회복지관을 기반으로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 운영 사례를 만들어 왔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2025년부터는 관내 사회복지관 2개소에 ‘제1센터’, ‘제2센터’ 형태의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 운영을 통해 민관협력의 일원화된 수행체계를 구축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는 대구시의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 연구에서 제안된 사회복지관 기반의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센터 운영모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구시는 일찍부터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을 위해 사업지원과 인력배치 등 사회복지관의 수행 역량을 강화해온 만큼, 이제는 구·군과 보조를 맞출 ‘대구시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 수행체계’를 제시할 때가 되었다.

아울러 인력배치가 마무리되는 지역의 사회복지관들 역시 그동안 축적하여 온 사례관리 경험을 살려 사회적 고립 예방·지원의 중추적인 기능을 수행할 일원화된 업무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우리 사회는 사회적 고립으로 야기되는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사회문제를 직면하고 있다. 그래서 지자체들마다 사회적 고립 예방과 지원을 위한 현실성 높은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고 애를 쓴다.

대구시도 사회복지관과 함께 사회적 고립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처하여 온 만큼, 그동안의 성과들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춘 일원화된 수행체계 구축도 서둘러주길 바란다.

이제 3월이다. 늦지 않게 한 걸음 더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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