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 함께하는마음재단 상임이사

‘푸른 뱀의 해’ 을사년, 2025년 새해가 밝았다. 그런 새해도 이미 입춘, 우수를 지나 경칩을 앞두고 있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새해 인사 문자를 보내거나 만나면 반가이 하는 말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복이 달아난다. 복이 들어온다. 저 사람은 복이 있다···”라는 말을 꽤 많이 사용한다.

그렇다면 다들 이야기하는 ‘복(福)이란 어떤 의미일까?

복의 의미에 대해 챗GPT에 질문해 보니, “복은 삶에서 누리는 행운과 행복을 의미한다”라고 나온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복은 삶에서 누리는 큰 행운과 오붓한 행복, 인간의 힘을 초월한 천운에 의해 저절로 돌아가는 길흉화복의 운수, 사람의 힘을 초월한 운수라는 뜻과 넉넉하다”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복이란 이처럼 사람의 삶에 관련된 선악·행복·불행의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고 있다.

복의 내용으로 오복(五福)이 있다. 예로부터 구전되어 온 오복은 장수, 부자, 건강, 자손, 치아이다. 최근에 조사된 오복은 건강, 배우자, 재력, 직업, 친구라고 한다. 이처럼 복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복 많이 지으세요”라는 말을 한다. 두 말을 합치면 ’자신이 지은 복을 또한 자신이 받는다‘라는 의미인데, 이쯤 되면 눈치가 빠른 사람은 ’복은 나 스스로 지음으로써 받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렇다면 “복은 어떻게 오고, 그 복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이 생긴다. 불교에서의 복은 자업자득의 원리이며, 연기설에서 파생된 인과응보의 원리이다.

복전 사상은 현실적인 ’실천행‘으로서의 복을 이야기한다. 이타행(利他行)으로 복전행(福田行)을 수행한다고 했다. 타인을 이롭게 함으로써 나를 이롭게 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이다.

복밭(福田)은 이처럼 모든 사람 특히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들을 존중하고 보살핌으로써 만들어진다.

이처럼 복을 받는다는 것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천운도 아니고, 저절로 생기지도 않고, 그냥 말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복을 짓는 것은 남에게 무엇을 베푼다는 나눔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복을 받는다고 하는 것은 타인을 이롭게 함으로써 내 인격이 성숙되고, 그 인간적 성숙에 시간이 더해지면 그로 인해 평온한 삶을 살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복전 사상은 사회복지의 가치 중 하나인 연대 의식이다. 사회복지실천가의

실천 행위의 가치를 높이고 자원봉사활동의 사상적 기반이 된다.

“당신이 기쁘니 나도 기쁩니다”“남을 돕는 것은 나를 돕는 것이다”라는 사회복지법인 함께하는마음재단에서 사용하고 있는 표어이다. 이 또한 사회복지사의 태도와 실천 의지를 표현하는 말이다.

사회복지사는 세상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사회복지사업법 제5조에 “복지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그 업무를 수행할 때 사회복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하여 인권을 존중하고 차별 없이 그대로 봉사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사회복지사는 복을 짓는 사람이고, 복을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며, 복밭을 일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복지사는 단순 돈벌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복을 사는 사람이 아니고, 사회적 약자들과의 직접적인 만납을 통해 그들과 함께 서로 간에 복 짓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사회복지사는 본질적 보상을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본질적 보상이란 행동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동기부여를 받는 보상으로 개인적인 성장을 도우며 더 행복, 더 만족스러운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사회복지사를 직업의 가치, 사회복지사의 삶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새길 수 있다면 우리는 복 받은 사람들이다.

“사회복지사 여러분! 새해 복 많이 짓고, 복 많이 받으세요!”

김창규·함께하는마음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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