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잃어버린 20년’…자성의 목소리 높여야 할 때
대구의 ‘잃어버린 20년’…자성의 목소리 높여야 할 때
  • 이대영
  • 승인 2019.07.3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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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의 신대구 택리지 - (30) 지역경제의 정확한 진맥을 위해
정치논리에 매몰된 대구
관치경제·관치금융 양산
경제논리 개발에는 소홀
국책사업 따내기에 급급
유지비용·리스크는 뒷전
지역 20개 산업단지 중
제대로 돌아가는 곳 없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81명
그들의 자료 모아 경제 자문
신택리지-경제는심리다
경제는 심리다. 그림 이대영

◇ ‘잃어버린 20년’은 정치논리에 경제논리의 매몰 혹은 순치

1601년 안동에 있던 경상감영이 안동양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구로 옮겨왔다.

이 이후 대구에서는 입신양명을 해야 한다는 정치적 논리가 모든 논리를 매몰시켰다. 이렇게 순치된 결과 일제의 대동아공영이라는 대의명분도 정치논리라는 점에서 의심 없이 수용되었고, 대륙침략병참기지로 활용이 가능했다.

해방이후에도 정치논리는 관치경제, 관치금융 및 관변단체까지 양산시켰다. 이런 정치논리에 저항하면서 경제논리를 개발해야 하지만 누구도 감히 꿈조차 꾸지 못했다. 한발 더 나아가 1990년 중반부터는 ‘우리가 남이가?’ 혹은 ‘못 먹어도 고’라는 텃밭논리가 ‘묻지 마!’ 현상을 만들었다. 이런 정치논리가 경제를 순치하게 하는 데 ‘보이는 한 주먹(a visible fist)’이 큰 역할을 했다.

1776년은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의 한해다. 미국에서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1826)은 미국독립선언문에서 신의 가호라는 ‘보이지 않는 손’을, 영국에서는 아담 스미스(Adam Smith, 1723~1790)가 ‘국부론(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이란 책에서 자연스러운 경제활동에 의해 시장경제가 원만하게 조정된다는 의미에서 자동조정 역할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칭했다. 물론 1795년에 사후 유고 철학논문집(Essays on Philosophical Subjects)에서 “‘보이지 않는 손’용어는 1758년에 이미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후 1930년경 존 매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1946)는 시장실패를 수정하기 위해서 국가정책 개입을 주장했는데 이때에 정부개입을 ‘보이는 손’으로 피력했다.

1972년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1912~2006)은 197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시상식에서 정부개입은 유용하지 않다고 ‘샤워실의 바보(fool in the shower room)’라는 비유를 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global economy)에서 강대국의 관세보복 혹은 군사력 등을 동원하는 양상을 보이는 주먹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구경제에 작동되고 있는 보이는 한주먹 가득한 뭔가(a visible fistful something)는 현재 미국이 중국을 향해서 날리는 보이는 주먹과는 다르다. 즉 청와대, 국회 및 지역 출신 정치인들이 대구지역을 위해서 ‘한 주먹 뭔가 집어주기(to pick up in a fistful something)’라는 의미다. 첫째는 남과 다르다는 인정머리 표시이고, 둘째는 달래기 위한 선금 찌르기다. 인정머리 좋은 마음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뜻으로 한 주먹 집어주기로는 i)대구공항통합 이전처럼 청와대 대통령의 선물보따리, ii)국회의 국비예산폭탄, iii)밥주걱 쥔 지역 출신 정치인의 한 주걱 퍼주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대구지방언론은 빠짐없이 거명하면서 대서특필해 주었다. 다른 한편으로 아무리 밉더라도 지역정치 정서를 달래기 위해 한 주먹 집어주기는 i)1톤 트럭 야무진 삼성상용차 공장을 대구에 주었다가 이를 빼앗아 부산에 다시 주었다. ii)DJ 정부에서 섬유산업특성화를 위한 밀라노프로젝트(Milano Project)에 통 큰 지원, iii)MB정부에서도 우는 아이 달래기로 경제특구와 첨단의료특구에 한몫을 챙겨주었다.

대구경제가 잃어버린 20년(The Lost Two Decades)이라는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나오게 된 것은 준다고 무조건 받았다는 것이다. 즉 i)눈앞의 개수만 생각하고 다음을 생각하지 않았고, ii)겉만 보고 속으로 소화할 수 있는지, iii)생색나는 유치나 건립 뒤에 따라오는 유지관리비용과 리스크(risk) 발생을 생각하지 않았다. 따라서 미래가치, 미래위험, 미래부담을 입에 올리는 사람은 ‘공공의 적(public enemy)’이 되었다. 결과 대구경제는 국책백화점으로, 20여개의 산업단지가 있지만 제대로 돌아가는 곳은 하나도 없다. 뿐만 아니라 대구의 경제계는 제대로 된 경제논리 하나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논리는 행정논리 혹은 정치논리를 닮아가고 있다. 그런 설득논리는 지역소아과의원에 가면 간호사언니들이 사용하고 있다. “울면 큰(불) 주사 놓겠다”는 협박형, “안 울고 주사 맞으면 나중에 사탕 줄게”라는 사기형, 간혹 가다가 “용식아 네가 가장 씩씩하다고 하더라. 사나이답게 안 울겠지?”라는 인정형이 있을 뿐이다.

일전 4개 구·군에서 대구시청 신청사를 서로 유치하겠다고 홍보를 하자, “자제하지 않으면 벌점을 주겠다”고 발표했지만, 그들에게 내보이는 대구시의 마스터 플랜은 전혀 없었다. 구·군에서 제안하는 것을 선택해 결정하겠다는 언론을 보고, 지역정치인들은 체리 따기 정책(cherry picking policy)으로 인지할 수 있으나, 시민의 입장에선 대구시가 자기 패는 숨기고, 4개 기초자치단체의 패만 보겠다는 패 까기(showdown) 속셈으로만 보였다. 대구시는 광역자치단체의 재정력이란 ‘채찍의 설득력(whip’s persuasion)’을 믿는 것 같다. 간호사 언니들의 말씀은 어린아이를 울지 않게 하는데 협박형(threatened type) 설득이 가장 쉽고,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데 나중에 아이들이 “엄마 그 병원에 안 가. 언니가 돼지 같아”라고 하면서 안 가겠다고 때를 쓴다. 반면 “엄마, 언니가 예쁜 그 병원에 가자?”라는 그곳은 인정형(recognized type) 설득을 했던 곳이다. 사탕을 준다고 설득했던 곳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직감했기에 간호사고 의원이고 아예 거론조차 않는다.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대구경제에 대한 자문

‘대천을 막은 둑이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蟻穴壞堤)”는 말이 있다. 작은 계기가 큰 변화를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노예해방과 남북전쟁은 해리엇 비처 스토우(Harriet Beecher Stowe, 1811~1896) 부인이 1852년에 쓴 ‘탐 아저씨의 오독막집(Uncle Tom’s Cabin)’이라는 소설이 노예인권 문제제기→ 남북전쟁 야기→ 노예해방 선언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에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20년 대구경제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어 미래 먹거리만은 확실하게 챙기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에서 대구경제 회복기세 찾음→ 대구가 4차 산업 선도→ 우리나라의 3대도시 옛 영광 회복이라는 도폭선(fuse)에 불을 붙이고자 한다. 그 방법으로 1989년 하버드대학 토드 부크훌츠(Todd G. Buchholz) 교수가 저술한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New Ideas from Dead Economists)’에서 했던 기법으로, 1969년부터 2018년까지 50회 81명을 배출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에게 대구경제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자 한다. 1968년스웨덴국립은행(Sverigis Riksbamk) 300주년 기념사업으로 시작했던 방식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부터 시대를 앞서가는 경제학에 대한 이론을 제시했던 분들, 그들의 자문은 듣고 이행할 가치가 있다.

물론 노벨경제학 수상자들 가운데는 돌아가신 분들도 계시고, 생존하신 분들도 있다. 그들의 전공은 경제학보다 수학자, 심리학자, 통계학자, 역사학자, 물리학자, 사회학자 등이다. 경제전문가들이 아닌데 무슨 자문이냐고 하겠지만, 경제는 박사님의 무식함(doctorial ignorance) 혹은 전문가의 저주(curse of knowledge)라는 신화적인 역사가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 경제 1인자라고 자타가 공인했던 정치적 지도자들의 실적은 너무 초래하기만 했다. 전(全) 세계적으로도 경제전문가라고 정치하신 분들 가운데 경제성장을 시킨 분이 거의 없다.

단적으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경제학자보다 비경제학자들이 몇 배나 더 많은 이유다. 유일하게 여성수상자는 2009년 엘리노르 오스트롬(Elinor Ostrom, 1933~2016), 최소연소자는 51세로 1972년도 케네스 애로우(Kenneth Arrow,1921~2017), 최고령수상자는 90세 레오니드 후르비치((Leorid Hurwicz, 1917~2008)가 있다.

먼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수상공적, 저서 및 논문, 평소 주장 등을 종합해서 대구경제에 도움이 될 자문을 하실 수 있는 분들 24인을 선택했다. 그들의 이론이나 주장 가운데 사회선택이론(social section theory), 내생적 경제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 산업연관표(indutry relation table), 투입산출분석(input-output analysis), 풍요에 도전(Challenge to Affluence), 부존자원 최적화와 부존자원이용경제, 시장실패(market failure)와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 제한된 이성모델(models of bounded rationality), 경제성장론,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모형제시, 조직과 생산계획, 경제규제이론(economic regulation theory), 규제포획론(regulation capture theory),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 정보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 등에 대구경제의 전반을 뒤돌아보고, 정확한 진맥을 위해 앞으로 준비와 챙길 것에 대해서도 자문을 듣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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