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시장, “지역 공동체적 연대·놀라운 시민의식이 최고의 백신”
권영진 시장, “지역 공동체적 연대·놀라운 시민의식이 최고의 백신”
  • 김종현
  • 승인 2020.06.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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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본산’ 대구·경북 수장들에 듣는다-1)권영진 대구시장
공공의료만으론 차단 한계
헌신·희생·배려 통해 극복
솔선수범 후엔 직원도 동참
병상·치료센터 확보 2차 대비
감염병 병원·‘건강국’ 등 신설
대구형 뉴딜로 지역경제 부흥
대담사진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19로 인한 시민들의 공포와 두려움을 생각하면, 시장으로써 정말 가슴이 아프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폭발로 대구와 경북은 한때 미증유의 충격과 혼란을 겪었다.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단계는 아니지만 초기의 패닉(공황)에 가까운 위기 국면에서 넉달여만에 통제가능한 안정 국면으로 급속히 진입하면서 대구와 경북은 이제 ‘K-방역’이라는 새로운 질병 극복 모델의 발원지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극적 반전에는 우리 사회 여러 부문의 노력과 봉사, 희생 등이 함께 했다. 의료진의 눈물겨운 헌신과 봉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노력, 시·도민들의 자발적 격리와 성숙한 시민의식, 전국 각지의 지원과 격려 등…. 위기 속에 빛나는 우리 국민의 DNA가 다시 한번 작용하면서 국가와 지역을 벼랑끝에서 구해냈다.

코로나19는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의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대구와 경북의 위기 극복 최일선에서 분투해온 인물들을 찾아본다.

첫번째로 코로나19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의 수장, 권영진 대구시장을 만나 그간 시장으로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소감과 지역경제 회복대책, 지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지난 2월 발생한 코로나19로 대구는 많은 고통을 겪었다. 예상하지 못한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은데, 코로나19를 겪은 소감은?

- 지난 2월 18일 지역에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돌이켜보면, 혹독한 악몽을 꾸고, 다시 깨어난 것 같은 느낌이다. 코로나19와의 치열한 전투를 치르면서, 대구시민들께서 느꼈을 공포와 두려움을 생각하면, 시장으로써 정말 가슴이 아프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전 국민이 보내주셨던 응원과 격려, 아무 조건 없이 달려와 주신 전국의 의료인, 자원봉사자, 소방공무원들의 아낌없는 헌신 등 대한민국 공동체가 보여주었던 공동체적 연대가 어려운 시간을 이겨낼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특히, 지역 공동체를 지켜 내겠다는 일념으로 일상의 불편함을 묵묵히 감내한 놀라운 시민의식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시민 여러분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은 앞으로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공동체의 저력이 될 것이다. 이 자리를 빌려 대구시민들과 전국 시ㆍ도, 기업, 국민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겠지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불과 닷새 만에 하루 100명 이상의 환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하루 1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한 기간이 보름 넘게 지속되었다. 특히, 2월 29일에는 하루 74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2월말부터 3월 중순까지 대한민국 확진자의 90% 이상이 대구 지역에서 발생하였고, 현재까지 지역에서 6천 886여명(전국 대비 59%, 6월 4일기준)이 확진됐다. 병상부족으로 자택에서 대기하는 확진자가 하루 최고 2천 270명에 달했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어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의 경우 자택대기 중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다.

◇ 방역대책 중 부족했던 점은?

- 사태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과거 메르스나 사스와 같은 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코로나19의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모든 환자들을 음압병실에서 치료한다는 기존의 매뉴얼에 따라 치료하면서 병상부족 현상이 심화되었고, 입원이 불필요한 경증환자들이 먼저 병상을 차지함으로써 중증환자들의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의 경우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공공의료만으로는 대규모 감염병 확산차단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비상시 민간병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 신속히 전환되고, 의료진 간에 협업이 이루어지도록, 평상시에 공공부문에서 민간병원의 병실, 장비, 운영 등에 투자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 대구가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었던 요인을 찾는다면?

- 대구의 방역해법은 ① 시민정신 ② 대량진단검사 ③맞춤형치료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나라 빚을 갚기 위해 시작된 국채보상운동, 불의와 독재에 맞선 2.28민주운동, IMF사태 때 금모으기 운동 등과 같이 대구시민들의 DNA 속에는 공동체를 위한 헌신, 희생, 배려의 정신이 바탕에 있다.

둘째, 신속하고 대량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함으로써, 감염원들을 조기에 지역사회로부터 격리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신천지 교인 전원을 자가격리시키고, 이동 검진을 통해 단 한 명도 빠짐없이 1만 459명 모두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자들을 격리 치료했다.

셋째, 확진환자들을 맞춤형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병상을 확보하고, 생활치료센터를 개설함으로써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으면서 환자들을 격리 치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코로나19 극복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 경북대학교 생활치료센터를 개소할 당시, 환자들에게 이름표도 달아주고 안내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누구에게나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제가 직접 먼저 레벨-D 옷을 입고 안내를 한 두 시간 정도 하고 나니, 우리 직원들도 조금 안심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안내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시장인 제가 솔선수범해야 다른 사람들도 같이 용기를 내어서 나설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4번 정도 받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제가 만약 감염되면, 방역정책에도 문제가 생기고, 중앙의 방역 책임자들도 만나게 되기 때문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주기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으면서 방역활동에 임했다. 그 외에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가 완치돼 퇴소한 환자가 의료진과 센터 종사자분들께 손 편지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 것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 앞으로 대구의 보건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복안은?

- 코로나19 위기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복지사각지대를 최소화하면서, 경제 활력 제고와 도시공간구조 혁신을 통한 대구 대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민선 7기 후반기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조직개편의 가장 큰 주안점은 감염병 위기 대응역량 강화 및 시민 건강증진을 위한 전담조직을 확대·신설하는 것이다. ‘시민건강국’을 신설하고 영남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을 대구에 유치해 의료자원(인력·장비)의 동원 및 진료지원, 권역 내 환자 중증도 분류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토록 하겠다.

◇ 앞으로 재유행에 대한 대비책은?

- 2차 대유행이 오게 될 경우, 우리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전국적으로 발병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역 내 자원만으로 방역이 가능한 자체 계획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구시는 2차 대유행에 대비해 방역물품ㆍ의료장비 확보 등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별로 대비태세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1차 유행에서 대구 인구의 약 0.3%가 감염되었다면, 2차 대유행에서 대구 인구의 0.5%(1만 2천 164명)가 감염되었을 경우를 가정해 지역의 자원만으로 2천 병상과 생활치료센터 3천 486실을 이미 확보해 대비하고 있다.

◇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대책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 지금까지 대구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시민들의 조속한 생활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① 긴급생계자금 지원 ② 소상공인 등 생존자금 지원 ③ 지역고용대응 특별지원 ④ 금융지원 확대 ⑤ 세제 및 임대료 지원 등의 경제방역 패키지 프로그램을 중점 추진해 왔다.

코로나 19 비상경제 대책회의를 통해 경영안정자금 규모를 1조원 증액해 2조 2천억 원까지 확대하는 등 경제 회복 대책을 마련했다. 향후 코로나 사태 이후 달라지는 세계경제 질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포스트코로나 대책과 지역경제 부흥전략, 대구형 뉴딜 전략 수립을 위해 경제기획단을 가동하고 있다.

◇ 코로나를 함께 이겨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코로나19는 방심을 먹고 자라나는 바이러스다. 아직도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현재 시민들과 함께 추진 중인 범시민운동에 적극 동참해주실 것을 호소드린다.

대구가 그동안 시민들의 인내와 동참으로 엄청난 위기를 잘 극복해 왔지만, 아직도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은 현재 상황에서 가장 최고의 백신이 될 수 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지역공동체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일상생활을 하되,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대구형 7대 기본생활수칙’ 을 잘 지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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