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두영 육군 2작전사 군수처장 “지역 초토화에 전시상황 인식…3개 전선 구성해 대비”
장두영 육군 2작전사 군수처장 “지역 초토화에 전시상황 인식…3개 전선 구성해 대비”
  • 박용규
  • 승인 2020.06.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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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본산’ 대구·경북 수장들에 듣는다-8)장두영 육군 2작전사 군수처장
상황관리 TF 대책본부로 격상
국군대구병원 음압 병실 마련
안동산불 발생 땐 전쟁터 방불
보건의·군 의료진 생필품 제공
장병들 자발적 휴가·외출 자제
제독차 860대·2만4천명 지원
‘희망의 꽃’ 캠페인 농가 지원
‘백서’ 통해 시스템 구축 예정
“예방수칙 의식이 최고 백신”
장두영-2작전사군수처장
육군 제2작전사령부의 범정부·지자체 지원 TF를 총괄하는 장두영 군수처장. 2작전사 제공

언제 끝날지 모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다. 지난 2월 이후 대구·경북 지역을 초토화시켰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제 수도권 지역으로 옮겨갔다.

질병관리본부 추산 누적 1만2천 명을 넘긴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군부대도 피해 가지 않았다. 군내 확진자는 지난 13일 기준 총 58명이 발생했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는 한반도의 70%를 관할하는 군으로서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지자체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2작전사는 지금까지 △지역 곳곳의 방역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활약했던 국군대구병원의 음압 병실 마련을 위한 공사 △소상공인과 지역 농가를 위한 경제적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의 지원을 해왔다.

전군에서 실시한 취합검사법이나 2작전사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드라이브스루 출근 방식은 국가 방역 조치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2작전사는 코로나19 사태를 ‘전시상황’으로 인식하고, 3개 전선을 구성해 그에 따른 대비책을 갖췄다. 병영 내 유입 차단(제1전선), 현행 작전 대비태세(제2전선), 범정부 지원활동(제3전선)이 그것이다.

사령부는 이러한 체계적인 지원과 상황 관리를 위해 지난 1월부터 부대 내에 상황 관리 부서를 신설했다. 초기 9명으로만 구성된 조직은 이후 인원이 늘어 24명으로 구성된 상황관리 태스크 포스(TF)로 편성됐다.

상황관리 TF는 지난 2월 21일 방역대책본부로 격상해 이달 12일 기준 113일째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2작전사는 지난 3월 8일부터 지자체와의 협업을 위해 ‘범정부 및 지자체 지원반(60명)’도 편성·운용했다.

대구신문은 그간 코로나19로 부대 내 감염 방지를 위해 숱한 어려움을 감내해 오면서도 수많은 지원 활동을 통해 대구·경북을 수호한 2작전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2작전사 범정부·지자체 지원 TF의 수장인 장두영 군수처장(준장)이다.

◇ 지난 2월 18일 대구·경북을 강타한 코로나19로 지역의 일반 사회는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그간 군부대도 전에 없던 어려움을 겪었을 듯한데?

- 코로나19가 군내로 감염이 되지 않도록 대민지원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위험을 방지해야 하는 등 초기에 혼란이 있었다. 부대에서도 2월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해 비상이었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부대 내 상황관리 TF가 편성됐고, 3개월 이상 휴일도 없이 하루 3번 걸쳐 범정부 및 지자체 지원 등 상황 관리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 안동에서 산불(4월 25일)이 일어났을 때는 대구의 온 군부대가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

간부들은 2월 26일부터 3월 16일까지 필수 근무자를 제외하고는 재택근무에 들어갔는데 군에서 2주 넘게 재택근무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때는 전투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지휘통제실 요원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필수인원으로 출근을 제한했다.

◇ 가장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은 ?

- 사태 초기에는 장병들의 마스크 부족, 방역작전에 필요한 방호복과 소독제 부족 등의 상황이 지속됐다.

동대구역에서의 첫 방역작전 때는 방역물품이 없어 파견 병력이 조기에 복귀하기도 했다. 특히 2월 말에는 대구·경북 지역에 긴급 투입된 공중보건의와 군 의료진(군의관, 간호장교)이 생필품도 없이 생활했다. 사령부는 개인 물품 4천여 점을 확보해 이들에게 제공했다.

지자체나 일반 사회를 지원하는 과정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사령부는 지금껏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와 선별진료소 지원, 정부 비축물자 및 적십자 구호물자 수송지원, 다중이용시설과 집단감염 우려 시설에 현재까지 누적 6만2천863명, 제독차 861대를 지원했다. 또 정부 구호물자 수송에도 차량 423대를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하루에 약 1천400명까지도 지원했는데 그 많은 인원들을 해당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개인 보호장구를 착용시키고, 먹고 씻을 수 있는 여건 마련에 많은 제한사항들이 따랐다. 다행히 국방부와 육군본부에서 적극 지원해 준 후 수월한 임무 수행이 가능했다.

◇ 군인에게 휴가를 통제당한다는 건 큰 고통이다. 특히 대구는 지난 2월 19일 이후 타지역보다 오래 통제를 당해 병사들 마음이 좋지 않았을 것 같은데?

- 잘 참고 따라준 우리 병사들에게 대견하고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장병들은 감염 예방을 위해 자발적으로 휴가를 자제하는 분위기도 있었고,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었을 때는 근무하는 장병들이 ‘본인으로 인해 고향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며 휴가 통제에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4월 22일 2개월 만에 군인들의 외출이 허용되었지만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지역 내 복무하고 있는 병사들은 외출을 할 수가 없었다. 사령부는 4월 말 대구 내에서 7일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을 지자체에 협조해 사전 답사 후, 부대 버스를 이용해 병사들이 외출할 수 있게 도와 병사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

또 해외에 거주하는 부모님께 화상전화를 할 수 있도록 장병 180여 명에게 지원하고, 3월과 4월에는 부대 내에서만 생활하는 장병들을 위해 햄버거와 음료수, 아이스크림을 2차례 지원했다.

◇ 2작전사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의 군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재까지 58명밖에 발생하지 않았다.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 군이 먼저 건강해야 국민과 부모님들을 지킬 수 있다는 사명감, 나의 부주의로 인해 부대와 가정, 전우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공통적인 인식이 공감된 상태에서 모두가 방역 작전에 동참했기에 확진자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령부는 청정 병영 유지를 위해 매일 주둔지 실내·외 방역, 퇴근 후에도 자가 비상근무 개념으로 자가 외 외부 시설 이용 최소화, 일과 중 출타 처·부장 승인 제도를 적용하는 등 엄격히 통제했다.

또 사령부는 전국의 70%에 해당하는 충청·영남·호남 지역의 전투준비태세를 관리해야 해 감염 방지에 철저했고, 해안경계부대는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대대장을 비롯한 전 장병이 영내에서 생활하면서 임무를 수행했다.

◇ 그간 군에서 많은 미담 사례들이 쏟아져 나왔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 작전사가 3월 2일부터 21개소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에 250여 명을 파견해 환자들의 식사 운반과 택배 전달, 환자 퇴원 시 폐기물 수거 및 방역 등의 임무를 도왔다. 이때 경북대 생활치료센터에서 한 완치자가 엘리베이터에 ‘대한민국 국민임이 너무 자랑스럽고 감사하네요’,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메모를 붙여놓고 퇴소해 장병들에게 큰 힘이 됐다. 3월 초 대구의료원 일대 방역작전을 할 때는 한 할머니께서 ‘불안해서 집 밖을 못 나갔는데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장병들에게 비타민 음료수를 전달하기도 했다.

◇ 대구 지역 군은 5월까지 시내 곳곳의 방역을 지원했다. 그간의 활동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 성과를 평가한다고 할 게 없이 당연히 해야 할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다. 사령부는 그동안 장병 2만4천여 명과 제독차 860여 대가 투입돼 지자체의 다중이용시설과 코호트 격리시설, 학교 및 학원, 대중교통시설, 병원 및 행정시설 등 방역을 지원했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전시 화생방 작전에 쓰이는 ‘과산화수소 이온 발생기’를 운용해 취약시설을 방역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고생도 했지만 뿌듯하고 자부심이 생기는 측면도 있다. 부대가 장병들을 위로하고 지역 화훼농가에도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희망의 꽃 한 송이’ 캠페인으로 장병들에게 꽃을 선물해왔는데, 이것을 국방부가 벤치마킹하는 등 사령부에서 시행한 조치 중 국가적 코로나19 대응 조치에 있어 하나의 모델이 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 방역 말고도 군은 선별진료소 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도맡았다.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았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 사령부의 방역대책본부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으며, 매일 상황 평가 회의를 통해 군내 유입 차단 활동과 지자체 요청사항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부대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서’도 만들어 정리가 되면 초기 상황을 반영해 즉각 지원 시스템을 갖출 생각이다. 현재도 대구에 남은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 등 3개소에 병력 20여 명을 지원하고 있다.

◇ 국가적 재난 상황의 최선봉엔 언제나 군이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군의 일원으로써 시민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 아직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대구에서 2월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4개월이 지나면서 코로나19에 무감각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놀라운 시민의식이 최고의 백신이라는 말처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적극 실천하고 개인 스스로 예방수칙을 준수한다면 종식의 날이 가까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코로나19로 침체되어 있는 대구·경북 지역이 하루빨리 이 상황을 극복해서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하겠다.

박용규기자 pkdrg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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