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환자 치료에만 전념하도록 행정 지원 최선”
“의료진이 환자 치료에만 전념하도록 행정 지원 최선”
  • 김주오
  • 승인 2020.06.23 2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방역 본산' 대구경북 주역들> 2) 조동구 대구시 신기술심사과장
2월 22일 동산병원으로 파견
종사자들, 두려움에 업무 기피
석면철거업체 설득 용역계약
병원 지원 요구땐 법령 면밀 검토
실무진과 회의 통해 공감대 형성
위기서 공무원으로 사명감 느껴
시민에 기본생활수칙 실천 당부
다시 市 본연의 업무로 돌아와
쟁점사항 제도개선 해 나갈 계획
조동구대구시신기술심사과장
조동구 대구시 신기술심사과장 인터뷰 모습. 김주오기자

지난 2월 18일 대구지역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급속히 늘어나는 확진자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이 병상확보 문제였다.

이에 대구시는 병상확보에 전 행정력을 투입했다. 우선 지난 2월 21일 대구동산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했으며 동산병원이 ‘코로나19’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시에서 2월 22일 행정지원반을 파견했다.

파견 첫 날부터 기존환자를 신속히 전원조치 시키고, ‘코로나19’ 전담병원 운영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철야작업을 해 다음날부터 환자를 받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 대구시 행정지원반은 두려움 반, 걱정 반으로 첫발을 내디디며 100일 동안 보이지 않는 음지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병원운영을 지원했다.

그 선봉에는 대구시 행정지원반 업무를 총괄했던 조동구 신기술심사과장이 있었다. 병원업무와는 전혀 낯선 부서인 신기술심사과장이 병원으로 파견간 사연과 병원에서의 생활에 대해 조동구 과장에게 직접 얘기를 들어 봤다.

- 2월 18일 첫 확진자 발생 후 나흘 뒤인 22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파견가게 된 배경과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근무하게 된 심정은 어땠나?

△ 첫 확진자 발생후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일반적인 시정업무는 거의 마비가 될 정도였다. 시 전부서가 본연의 업무를 제쳐두고 ‘코로나19’ 대처에 올인 할 수 밖에 없었다. 대구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대구동산병원이 민간병원으로서는 최초로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됐으며 그와 동시에 우리 신기술심사과를 중심으로한 행정지원반이 꾸려져 동산병원에서 파견근무를 시작했다. 그 당시만 해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폐가 하얗게 돼 2~3일 만에 죽을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나오는 등 극도의 공포감으로 주변에서는 파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병원 지원을 위해서는 대구시에서 하루빨리 파견을 가야할 상황이었기에, 저에게 파견 제안이 왔을 때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병원으로 가겠다고 했다. 막상 병원으로 첫 출근 하는 날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지만 내심 걱정을 하며 묵묵히 응원해 준 가족들이 있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병원으로 향했으며 나를 믿고 따라준 동료 직원들이 있어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은 잊고 첫 날부터 본격적인 ‘코로나19’와의 사투가 시작됐다.

- 대구동산병원 행정지원반은 병원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

△ 전담병원 운영에 대한 민관협업 추진, 환자 및 의료진 상황 관리, 의료인력 충원 및 물품 수급, 추가 병상 확보, 시(보건건강과)와 연계업무 추진 등 대구시와 대구동산병원이 한 몸이 돼 ‘코로나19’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행정지원업무를 수행했다.

하나 예를 들면 대구동산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자 병원의 기존 청소종사원, 조리사 등 병원종사자들이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업무를 기피함으로써 업무의 공백이 생기기 시작했다. 환자 및 의료진 급식은 도시락으로 대체가 가능해 원만히 해결됐으나 격리병동 내 청소 문제가 대두됐다. 병실 내 생활쓰레기, 도시락, 의료폐기물 등 환자들에게서 발생되는 상당한 양의 폐기물이 배출되는 상황이었으나 청소종사원들의 격리병동 출입 기피로 처리가 되지 않아 문제가 심각했다.

하루가 다르게 입원환자가 몰려오는 상황속에서 촌각을 다투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청소 업체 및 의료폐기물 처리업체에 연락을 취해 보았었나 ‘코로나19’ 감염불안으로 격리병동 출입을 모두 거부했다. 업체 수배가 되지 않아 고민하던 중 레벨D보호구를 착용하는 유사 업종을 수소문한 끝에 석면철거업체를 발견하고 끈질기게 설득해 직접 용역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병실 내 폐기물 처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며 환자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후일담에 의하면, 석면철거업체 직원들의 가족들도 감염을 우려해 격리병동 내 출입을 결사반대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들었으나 다행히 감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업무에 투입될 수 있었다.

- ‘코로나19’ 사태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민간병원의 운영 지원업무를 맡으면서 힘들었던 점은 어떤 게 있었나?

△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대구동산병원에서 첫 근무를 시작하면서 접하는 모든 상황이 혼란스러웠다. 병원 역시 갑자기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업무처리 등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 우선 파견 초기에는 기본적인 병원 체계 파악 및 병원 직원과 소통을 하고자 노력했다. 의료진 상황실, 행정실 등과 현장소통하면서 점차 병원에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우리가 도와줄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찾을 수가 있었다.

병원에서 전담병원 지정에 따른 지원사항 및 추가 병상 확보 승인 문제 등 해결 요청이 있을 때에는 의료법 및 감염병예방법 등 관련 법령을 면밀히 검토해 안내하고 문제를 해결해 줬다. 이런 과정에서 병원과 친숙하게 됐고 수시로 병원장과 실무진들과의 회의를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수 있었다.

- 100일간 병원에서 동고동락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 무엇보다 의료진이 고생하는 모습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거 같다.

추운 날씨에도 레벨D보호구를 입고 격리병동 근무를 마치고 나올 때에는 땀을 흘려 옷이 흠뻑 젖은 모습을 볼 때면 안쓰럽기도 했지만 그 숭고한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그런 의료진을 위해 최대한 지원하려고 노력했지만 의료진의 노고에 비해 혜택 및 대우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남는 거 같다.

그러나 한 가지 보람된 일이 있었다.

병원에서 자체 모집한 의료진에 대한 수당 지급 문제가 발생하자, 병원측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행정지원반에게 요구했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병원 자체 모집 의료진은 보건복지부의 파견의료진이 받는 혜택 및 수당을 지급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시 보건건강과에 건의했으나 지자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고, 보건복지부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을 했다.

처음에는 단호히 거절을 당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3주간 지속적으로 연락해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득해 결국 파견의료진으로 소급 등록될 수 있었으며 혜택 및 수당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병원 관계자들이 정말로 고마워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뿌듯하다.

- 국가적 재난 및 위기 상황 속에서 공무원으로서의 역할 및 사명감이란 어떤 것 인가?

△ 1991년 신규임용 이후 공직생활 30년째다. 대구시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에는 시민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으로 자랑스럽게 일을 했다. 그리고 의욕이 넘쳐 무슨 일이든 다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초심이 잊혀져 가면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었다. 이번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이 들이닥쳤을 때 나도 모르게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이 되살아 났다. 나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공무원이라면 모두가 그러지 않을까 싶다. 이렇듯 평소에는 일상 속에서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평범한 이웃이 돼 묵묵히 시정을 돌보지만, 국가적 위기에 처했을 때에는 주저하지 않고 국가와 시민을 위해 위기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공무원으로서의 역할과 사명감이 아닐까 싶다.

- 그동안 ‘코로나19’와의 사투를 위해 100일간 병원근무를 하셨는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시민들에게 당부할 말씀을 한마디 해 달라

△ 이제는 대구도 하루 확진자가 0명으로 나오는 등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그동안 정말 현장에서 고생하신 의료진, 자원봉사자, 업무 관련 종사자들, 특히 타 지역에서 열일마다 않고 대구까지 내려와서 도와주신 파견의료진, 봉사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번 기회를 통해 보여준 우리 대구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절제된 행동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드리고 싶고 대구의 밝은 미래를 보는 거 같아 뿌듯했다. ‘시민 여러분이 백신이다!’라는 믿음으로 제2의 신천지, 제2의 이태원이 나타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본생활수칙을 실천하여 생활방역의 주역이 돼야 하겠다.

- 대구동산병원은 6월 15일 재개원하며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고 있다. 본인이 맡고 있는 신기술심사과는 어떤 업무를 하는지 말해 달라

△ 한마디로 말해 지역의 잠재된 신기술을 발굴해, 그 신기술 사용을 활성화시키는 업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존 기술로 인해 새로이 개발된 신기술의 초기시장 개척이 힘들고, 청탁금지법 등으로 인해 기업체가 공공기관에 발을 들이기가 껄끄럽다고 한다. 그래서 신기술플랫폼이라는 공개된 경로를 통해, 기술개발자는 기술을 홍보할 수 있고, 수요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에서 신기술을 검색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신설부서의 장으로서 앞으로의 추진 전략을 말한다면

△ 지난해 전국 최초로 신설된 신기술심사과가 신기술플랫폼 기반 구축을 목표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면, 올해부터는 기 구축된 기반위에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도록 하는게 주업무일 것 같다. 올해초에는 신기술플랫폼 홈페이지 보완을 통해 온라인평가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신기술플랫폼 운영관련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해 나갈 생각이다.

또 계약심사 기능을 강화해서 신기술 사용을 적극 유도하고, 지역대학·연구소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지역신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더불어 신기술플랫폼에 등록된 신기술을 적극 활용토록 하기 위한 홍보전시회 등 홍보활동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전국의 신기술이 대구로 유입하도록 함으로써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구가 신기술 선도도시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금년의 주요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