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수 경제칼럼] 부동산 정책, 오기로 하는가?
[이효수 경제칼럼] 부동산 정책, 오기로 하는가?
  • 승인 2020.07.12 2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경제학 박사
누구를 위한 부동산 정책인가? 문재인 정부는 지난 3년간 무려 21번에 걸친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었다. 지난해에 이미 ‘이효수 경세제민(65)’는 정부 부동산 정책이 경제 원리에 반하는 내용들이 많아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고하고 정책방향의 수정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는 다양하고 복잡한 정책들을 쏟아냈지만, 크게 대출 규제, 세금 중과, 분양가 상한제, 재개발 억제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정책들이 한결같이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서 정책 목표와 달리 서울의 주택 가격을 오히려 상승시킬 위험성이 높고, 현금 보유 부유층에게 유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정책목표는 실패하면서, 오히려 서울과 지방의 자산 가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중산층을 붕괴시키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앗아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불행하게도 ‘이효수 경세제민(65)’의 이런 예측은 모두 현실이 되면서,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이 통제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경실련은 최근 현 정부 3년 사이에 서울 집값이 5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주택정책 실패가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에 주요 요인이 될 정도로 민심이 들끓고 있다. 현재 집값이 폭등하는 이유는 과잉유동성과 시장원리에 반하는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 때문이다. 정부는 국가채무를 과도하게 늘리면서 돈을 많이 풀어, 시중에는 유동자금이 사상 최대치인 3천 조가 넘을 정도로 넘쳐나고 있다. 초저금리 정책과 실물경제 침체 속에서 과잉 유동자금은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 위험한 거품을 만들고 있다.

정부는 이런 시장 환경에서 부동산 공급을 억제하는 강력한 규제들을 쏟아내면서 부동산 시장에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를 심어주고, 무리한 분양가 상한제로 로또 청약을 만들어 오히려 투기 자금을 부동산 시장으로 유인하고 있다. 또한 이른바 핀셋 규제로 강남 집값을 잡는다고 시작한 규제정책이 풍선효과를 일으키면서 수도권 전역의 집값을 상승시켰다. 9억 원 이상 고가주택의 집값을 잡는다면서 규제를 하여 9억 원 미만 주택의 집값을 일제히 올려놓았고, 전월세 가격을 폭등시킬 부작용이 큰 규제마저 하면서,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붕괴시켜버렸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또한 일관성마저 상실하면서 시장에 혼란을 주고 정책의 신뢰성을 완전히 상실하였다. 복잡한 규제정책들을 쏟아내고 정책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만 나타나니까 대증요법식 대책들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불과 몇 달 사이에 서로 상반되는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다주택자에 대한 각종 규제정책을 발표하면서도 청와대 고위직과 여당 국회의원들의 다수는 다주택으로 엄청난 시세차익을 내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아 강력한 규제를 하면서 청와대 고위직 및 여당 국회의원 다수가 자신들의 다주택은 정리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심각한 양심불량이다. 정책 불량에 양심불량까지 겹치면서 정책의 신뢰성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정부는 2017년 8·2 대책에서 다주택자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임대료 상한 규제를 받는 임대 사업자로 등록하면, 보유세와 양도세 감면 혜택을 준다고 했다가 지금 와서 혜택 취소로 정책방향을 선회했다. 미분양 관리지역이 갑자기 규제지역으로 바뀌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이 분양가의 70%에서 40%로 줄면서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던 사람이 막대금 자금조달이 어렵게 된 경우도 있다. 국민들이 정부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문제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를 부동산 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이야기하고, 정부 여당은 몇 개월 만에 종합부동산세는 물론, 양도소득세, 취득세를 모두 높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집을 보유하는 것도, 집을 사는 것도, 집을 파는 것도 어렵게 만드는 정책이다.

7월 10일부터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 원 넘는 아파트를 사면 전세대출을 못 받고, 전세대출을 받은 사람이 3억 원 넘는 아파트를 사면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현금부자가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30대가 열심히 벌어서 단계적으로 재산을 증식하는 사다리가 붕괴되었다. 낡은 집을 가진 40~50대가 좀 더 쾌적한 집을 가질 기회도 잃었고, 은퇴한 연금생활자는 마지막 남은 생활 거처마저 지키기 어렵게 되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국민들은 심각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주거안정에 심각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분노하고 있는데, 정부는 부작용이 심각한 대증요법식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정부가 21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내놓은 6·17 대책 이후에도 3주 연속 집값은 상승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취득세를 높이는 방향으로 부동산 규제를 더욱 강화한다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정책으로 세금을 함부로 거두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헌법의 조세법률주의와 조세 평등주의 및 재산권 보호 조항을 위반할 소지마저 있다. 이쯤 되면 이것은 주택정책이 아니라, 오기로 국민과 시장을 상대로 싸우겠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