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수 경제칼럼] 무너지는 주거안정에 분노하는 시민
[이효수 경제칼럼] 무너지는 주거안정에 분노하는 시민
  • 승인 2020.07.2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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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경제학 박사
“나라가 니꺼냐”, 7월 26일 7시 현재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다. 부동산 규제와 세금폭탄에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그들은 ‘문재인 자리’라고 적힌 빈 사무용 의자를 향해 신발을 던지는 퍼포먼스로, 정부 정책에 대한 강한 분노와 항의를 표했다. “악덕증세 중단하라”, “세금으로 국민만 죽이네, 집 하나 있는게 무슨 죄인가?”, “징벌세금 못 내겠다” 등의 피켓을 들고 강력한 조세저항을 예고하고 있고, “어제는 준법자, 오늘은 범법자, 내일은 과태료”, “사유재산 보장하라”, “소급적용 위헌이다” 등의 피켓으로 소급 적용에 저항하고 있다. 그들은 촛불시위뿐만 아니라, 부동산 대책 위헌 단체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시민들이 정부 정책에 왜 이토록 분노하는가?

문재인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집권 후 3년 반 동안 무려 22번에 걸쳐 매우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었다. 이효수 블로그는 지난해에 이미 ‘이효수 경세제민(65)’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잘못된 접근으로 인해 정책 실패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제이론에 기초해 분명히 밝히고, 정책노선의 수정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가 17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정책노선을 수정하기보다 오히려 잘못된 규제, 세금폭탄, 가격통제 등을 더욱 강화시키는 정책들을 그 이후에도 무려 5번에 걸쳐 추가적으로 발표했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세력을 잡겠다며, 각종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반대로 투기세력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였고 실수요자의 주거안정만 파괴하였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고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집값은 폭등하였으니 정부 정책은 명백하게 실패하였지만, 정부는 사과도 반성도 없었다. 정책 실패로 집값이 폭등할 때마다, 오히려 시민들에게 책임을 묻고 보복하듯이 규제 강화와 세금폭탄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30대는 아예 내 집 마련의 꿈조차 갖지 못하게 만들었고, 40, 50대는 보다 쾌적하고 안락한 집으로 이사 갈 꿈을 앗아갔고, 60대 은퇴자들은 집을 유지하기도 힘들게 만들었다. 전월세 가격 폭등으로 집 없는 시민들은 등 붙이고 잘 최소한의 공간마저 갖기 어렵게 되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가?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은 크게 대출 규제, 세금 중과, 분양가 상한제, 핀셋 규제 등으로 요약된다. 정부의 과도한 대출 규제로 성실하게 저축하고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는 집을 사기 어렵게 되었고, 현금 부자만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과도한 분양가 상한제는 당첨만 되면 순식간에 몇 억 원을 벌 수 있는 로또 아파트를 만들고 있다. 로또 청약은 부동산을 최대의 투기처로 만들면서 청약 경쟁률을 엄청나게 높이고 있다. 그 결과 아파트 청약 가점이 60점을 넘어서고 있는데, 이 점수는 30대가 받을 수 없는 점수이다. 과도한 가격규제로 주택 공급이 감소하면서, 규제가격과 시장가격의 격차가 더욱 커지면서 부동산 투기를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 또한 분양가격의 과도한 규제로 품질이 떨어지는 아파트의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품질이 좋은 아파트의 수가 줄어들면서 품질 좋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을 선도하게 된다. 그 결과 품질은 낮고 가격은 비싼 아파트가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면서,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를 모두 올리고 있다. 이것은 경제원리를 조금만 알면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집값을 올리는 정책임을 알 수 있다. 부동산세를 올리면 집을 파는 사람은 그것을 가격에 전가할 것이므로 당연히 집값은 상승하게 된다. 취득세와 보유세를 올리면, 주택 소유자는 전세와 월세를 올리게 된다. 전월세가 상승하니까 정부는 다시 임대 기간을 6년으로 늘리고 전월세 인상을 5% 이내로 직접 규제하겠다고 나섰다. 그기에다 재건축 아파트는 2년 이상 실거주를 의무화했다. 그 결과 전월세 공급량이 감소하고, 6년간 규제될 전월세를 한꺼번에 올리면서 전월세 폭등이 일어나게 되었다. 무주택자의 주거비가 크게 상승하게 되었다.

보유세를 대폭 올리면서 무주택자는 물론 주택 소유자의 주거비도 크게 상승하게 되어 모두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되었다. 이것은 내수시장의 위축을 가져와 경기를 더욱 위축시키고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것이다. 여기에 양도세마저 크게 올려 집을 팔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양도세가 너무 높으면 단순히 차액이 적어서 안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집을 팔아서 현재 수준의 집을 다시 살 수 없기 ‹š문에 집을 팔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주택 공급이 줄어드니까 집값은 더욱 오르게 된다.

정부는 또한 투기과열지구, 조정지역 지정 등으로 이른바 핀셋 규제 정책을 펴고 있다. 핀셋 규제는 풍선효과를 일으키면서, 집값 상승이 강남에서 서울 전역, 수도권으로 연쇄적으로 확산되었다. 최근에는 주택 공급을 늘린다면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고 그린벨트 해제 가능 지역이 거론되면서 그 일대 부동산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집권세력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국민적 저항과 여론을 돌리기 위해 수도 이전을 거론하면서 세종시 일대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관련 정책을 발표하면, 어김없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쯤 되면 집권세력의 부동산 정책 목적이 집값 안정에 있는 것인지 포퓰리즘 정책을 위한 세수 확보에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현재 부동산 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 단순히 정책 실패에 끝나지 않고, 중산층이 붕괴되고 빈곤층이 확대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다. 만에 하나 부동산 정책을 세수 확보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면 강력한 조세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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