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궁터 별무리마을] 백두대간 너른품 안겨 별 헤는 밤…동화같은 정취에 ‘흠뻑’
[문경 궁터 별무리마을] 백두대간 너른품 안겨 별 헤는 밤…동화같은 정취에 ‘흠뻑’
  • 배수경
  • 승인 2020.09.2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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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없는 청정지역
궁기천 맑은 물 졸졸 흐르고
밤하늘 한가득 별빛 ‘반짝반짝’
청화산 맑은 공기 숨통 트여
 
문경새재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남서쪽으로 내려오면 청화산과 조항산 사이에 마치 항아리 모양처럼 안긴 궁터 별무리마을이 자리잡고 있다.백두대간이 감싸안은 마을은 물이 맑고 공기가 깨끗해 밤이면 별무리가 보인다.운이 좋으면 반딧불이도 만날 수 있다. 전영호기자 
문경새재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남서쪽으로 내려오면 청화산과 조항산 사이에 마치 항아리 모양처럼 안긴 궁터 별무리마을이 자리잡고 있다.백두대간이 감싸안은 마을은 물이 맑고 공기가 깨끗해 밤이면 별무리가 보인다.운이 좋으면 반딧불이도 만날 수 있다. 전영호기자 

 

2020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 문경 궁터 별무리마을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잠시 올려다 본 하늘에는 별들이 쏟아질 듯이 반짝인다.

흐르는 물 소리에 귀 기울이며 땅으로 시선을 돌리면 마치 하늘의 별이 지상으로 내려온 듯 반딧불이가 날아다닌다. 이런 풍경을 앞에 두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직접 쓰지 않아도 좋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라고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몇 행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동화책 속 그림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 곳, 문경 궁터 별무리마을이다.

문경새재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남서쪽으로 내려오면 청화산과 조항산 사이에 마치 항아리 모양처럼 안긴 별무리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밤늦도록 환하게 빛을 밝히고 바쁘게만 돌아가는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백두대간이 감싸안고 있는 마을은 물 맑고 공기 맑은 청정지역이다. 예전에는 꽤나 오지라 등산객들의 발걸음만 간간히 머물 뿐이었지만 지금은 마을까지 길이 잘 닦여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이 닿을 수 있다.

별무리마을은 견훤이 완산주(지금의 전주)에서 후백제를 세우기 전까지 궁궐을 짓고 군사를 훈련하던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당시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유적이나 흔적은 없고 견훤이 본궁을 설치한 곳이라 해서 고기(古基) 또는 이터골, 옛터골이라고 불리는 지명이 남아 있는 정도다. 별무리 마을이 자리잡고 있는 궁기(宮基)리, 즉 궁터마을은 상궁, 중궁, 하궁 등 3개의 자연부락이 모여있다.

 

별무리마을-물고기잡이
별무리 마을 앞 궁기천에서는 물놀이는 물론 다슬기와 메기 잡기 등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의 변화는 2002년 농림부가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녹색농촌체험마을 조성사업에 궁터마을이 선정되면서부터 시작된다. 수려한 자연경관에 숙박시설 등 관광기반시설을 확충하면서 궁터녹색농촌체험마을이라는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에 걸친 궁기권역 종합정비사업을 통해 마을은 밤하늘에 별무리가 보일 정도로 청정지역이란 뜻을 더해 별무리마을이라는 이름으로 거듭났다.

 

체험활동 풍성
오미자따기·감따기·국궁쏘기
삼색수제비 슬로푸드체험도
가족들 다슬기잡이 인기 만점

궁터 별무리마을은 마을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농촌체험마을이다.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은 철마다 오미자따기, 고구마캐기, 감따기 등 수확체험과 두부만들기, 다슬기 삼색수제비만들기 등 슬로우 푸드체험, 다슬기와 메기잡기 등 자연생태체험, 견훤이 군사 훈련을 하던 때를 떠올리게 하는 국궁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9월에는 마을 주변의 산에 올라 오미자를 따고 직접 청까지 담는 오미자트레킹 프로그램이 인기다. 마을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직접 만든 두부로 차린 식사까지 더해지면 더할나위가 없다.
 

별무리마을-거목
마을의 터줏대감인 느티나무.

마을을 따라 흐르는 궁기천은 상류에 오염원이 없어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이곳에서 어른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며 허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물 속을 들여다보며 다슬기를 잡는다. 아이들은 자연관찰 책에서나 보던 다슬기를 보며 신기해 한다. 물이 깊지 않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에게 인기다. 이렇게 잡은 다슬기로 삼색수제비를 만들어 먹어도 별미다.

이곳에서는 꼭 뭔가를 하지 않아도 좋다. 콩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을 느릿느릿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별무리 체험관에서 궁기천을 따라 올라가면 아름드리 느티나무 한그루가 마을의 터줏대감처럼 자리잡고 있다. 주민들은 이 나무를 마을의 수호나무로 여긴다. 해마다 정월대보름이면 주민들이 모여 나무 아래에서 제를 지낸다. 덕분에 6.25때도 화를 입지 않았다고 믿는다. 오랜 세월 동안 흔들림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는 누구에게나 그 넉넉한 품을 내어준다. 나무 아래 정자는 마을 주민들이 대소사를 의논하는 사랑방도 되고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잠시 땀을 식힐 수 있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별무리마을
궁기천 정비사업에서 발견된 옛날 절구.

잘 가꿔진 체험장 앞쪽 잔디에 눈에 띄게 커다란 절구가 보인다. 3개월 전쯤 궁기천 정비과정에서 발견된 절구다. 절구에 새겨진 연호를 보고 짐작해보건데 400여년 정도 된 걸로 추정된다고 한다. 절구의 크기를 보면 과거에는 마을이 꽤나 번성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독채로 된 통나무 펜션 앞으로는 궁기천이 흐른다.
독채로 된 통나무 펜션 앞으로는 궁기천이 흐른다.
한옥흙집
한옥흙집

머물다 가세요

낮과 맘 저마다 다른 매력 뽐내

방갈로 숙소 천창 통해 별 관측

한옥 흙집ㆍ통나무 펜션 등 다양

별무리 마을은 잠시 체험만 하고 떠나기 보다는 하룻밤 이상 머물러야 ‘밤하늘의 별은 공기가 맑을수록, 환경이 깨끗할수록 더욱 아름답고 잘 보인다’라는 마을의 슬로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마을에는 한옥 흙집을 비롯해 통나무 펜션, 단체 세미나와 수련회, 교육장으로도 활용 가능한 견훤문화회관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특히 2동의 방갈로 숙소에서는 천창을 통해 별을 관측할 수도 있다. 

별무리마을은 낮과 밤 저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며 도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추억을 남긴다.

이 마을에는 현재 65가구가 살고 있다. 외지에서 귀농귀촌한 8가구를 제외한 토박이 주민들은 대부분 70대 이상의 고령이다.

마을의 체험프로그램과 숙박시설은 전부 주민들의 힘으로 운영된다. 고령의 주민들이 많은 만큼 고객들이 머물다 떠난 숙소는 제일 먼저 소독부터 한다. 코로나 시대에 새로 생긴 과정이다. 마을 어르신들이 청소 등 뒷정리를 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이다.

요즘같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시대에는 여행 스타일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일명 언택트 관광이 트렌드가 되면서 마을을 찾는 가족단위 숙박객들은 오히려 늘어났다. 인적이 드문 조용한 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이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별무리마을에서의 하룻밤은 그오랫동안 꺼내 보며 추억할 수 있는 선물같은 시간으로 남을 듯 하다. 문경새재, 에코랄라, 선유동천나들길, 오미자터널, 진남교반 등 문경의 이름난 여행지들도 마을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더 좋다.

전규언·배수경기자

 

<우리 마을은>
 

우리마을은
진덕기 사무장

 

진덕기 궁터 별무리마을 사무장 “텃세없고 인심좋아 제2의 고향으로 딱이죠”

“산을 좋아해 전국의 명산들을 많이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발길이 닿은 궁터마을의 매력에 빠져 퇴직하면 이 곳에 정착해야 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세종이 고향인 진덕기 사무장과 궁터마을의 인연은 10여년 전 우연히 시작되었다. 아무 연고도 없는 곳이지만 그때부터 틈날 때마다 마을을 오가며 주민들과 친분을 쌓았다. 덕분에 퇴직후 완전히 귀촌을 했을때는 마치 이곳 토박이처럼 전혀 이질감 없이 잘 어우러질 수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 워낙 인심도 좋고 외지인에 대한 텃세도 없어요”

좋아하는 산이 가까이 있고 서울이나 세종 등 연고지로의 접근성도 좋은 궁터마을은 제 2의 고향으로 삼아 노후를 보내기에는 꽤 매력적인 곳이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한 진 사무장의 관리능력은 마을 살림에서도 발휘가 된다. 체험과 숙박 등 마을의 프로그램을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꾸려가는 만큼 마을 이장과 함께 어르신들의 건강을 살피고 대소사를 챙기는 것도 진 사무장의 몫이다.

최근 마을 홈페이지나 지인 위주의 예약시스템에서 탈피해서 호텔이나 펜션처럼 네이버 예약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요즘같은 시대에 돌파구가 되었다. 올해는 체험객은 많이 줄었지만 오히려 사람이 많이 없는 조용한 곳을 찾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숙박객은 늘어났다.

“이제는 농촌체험마을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별무리마을은 마을의 80%가 임야라 산책 코스도 보완하고 숲에서 힐링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체계화하는게 숙제입니다. 마을이 갖고 있는 역사스토리와 청정 자연환경을 시스템화해서 앞으로 산림형 사회적 기업으로의 변신을 준비중입니다”


<가볼만한 곳>
 
가볼만한곳
문경 오미자테마터널

◇문경 오미자 테마터널

1954년 건설되어 점촌과 문경사이를 석탄을 실어 운행하던 문경선의 터널(석현터널)이 장기간 방치되어 있던 것을 문경의 특산물인 오미자를 홍보하기 위한 터널로 재탄생 되었다.

총 길이 540미터의 터널 내부에 들어서면 오미자 넝쿨과 오미자 조형물 등으로 꾸며진 오미자 테마존이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오미자 와인과 오미자 가공품 들도 구입할 수 있다. 또한 트릭아트존 등 다양한 포토존과 이벤트 존으로 꾸며져 있다. 평균 온도가 15~19도 정도라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가볼만한곳-산성
고모산성

◇고모산성

오미자 터널 옆쪽으로 조금 걸어올라가면 신라 때 쌓은 성으로 추정되는 고모산성을 만날 수 있다. 산성의 성벽을 걸어올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진남교반 풍경이 일품이다. 진남교반은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흐르는 영강 위로 3개의 다리가 지나가는 풍경이 아름다워 경북 8경 중 제 1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고모산성 전망대 반대편으로는 옛날 왕건이 군대를 이끌고 이곳에 왔다가 길을 잃었을때 토끼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따라갔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토끼비리라는 산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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