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실패는 끝난 게 아니라 좋은 결과로 가는 과정일 뿐”
최문순 “실패는 끝난 게 아니라 좋은 결과로 가는 과정일 뿐”
  • 윤덕우
  • 승인 2020.10.0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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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리답> 멘토 최문순 강원도지사
청년 생존문제 해결돼야 동력 생겨
개인-사회적 꿈 동시 추구 바람직
영웅스토리는 위험하고 도움 안돼
위임됐던 권력 개개인에 되돌려야
청년-기업 연결할 일자리재단 설립
최문순-강원지사인터뷰2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청문리답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 실패로 끝났다고 느껴질 때는 아직 과정일 뿐이란 걸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이 묻고 리더가 답하다- 멘토 최문순 강원도지사

 
전 세계인을 감동시킨 평화올림픽이 열린 평창, 2024년 청소년 동계 올림픽을 통해 다시 겨울 스포츠 성지로 떠오른다. 관광과 스포츠로 청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낭만과 꿈이 있는 강원도가 바로 청문리답 인터뷰 2번째 목적지이다. 인터뷰어 청년 추현호가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만나 청년의 삶과 꿈에 대한 질문을 이어간다.

- 리더에게 청년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르는 생각

제가 전형적인 기성세대인데, 기성세대에게 청년이란 실패지점이죠. 미안하게 느끼는 그런 지점이요. 우리 베이버부머 세대들이 나라를 잘 성장시키기도 했고, 민주주의도 발전시켰고, 국가의 위상도 높이고 잘해왔는데 나중에 돌이켜보니까 우리 다음 세대인 청년들에게 미안함을 느껴요. 저는 딸이 둘이 있는데 우리 청년들에게 물려줄 만한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런 점에 대해서 한편으론 반성이 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론 또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하는 그런 지점이기도 하죠. 우리가 이렇게 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민주주의 위해서 싸우고 나라의 성장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다 보면 다음 세대가 살아가기 좋은 편안한 세상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게만 보고 열심히 살아왔던 거죠. 근데 갑자기 뒤로 돌아보니깐 우리 딸들 살펴보니깐 그게 아니었던거예요. 아픈 손가락이라고나 할까요? 우리로서는 당혹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또 그러면서도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정확히 잘 모르겠고 청년들은 그런 지점이에요. 우리 기성세대에게는 가장 아픈 지점이라고나 할까 그렇지요.

- 청년의 경제적인 독립성이 확보가 되어야 정치적 독립성 확보

경제적인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치적인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아요. 청년시절에는 이상과 꿈을 추구하고 희망을 바라고 평등을 지향하고, 공통의 선을 이루기 위해 때로는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해야 하는 시절이라고 생각해요. 사회는 청년의 그런 힘으로 앞으로 나가는 건데요, 역사를 살펴보면 해외로는 프랑스혁명, 국내로는 4·19혁명, 6월 민주항쟁, 광주 민주화운동 등 세계적으로 다 공통선을 위해서 청년들이 희생과 헌신을 해서 이뤄졌던 일들이죠. 하지만 지금은 우리 청년들이 먹고 사는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니깐 정치적 동력이 사라지는 거예요. 생존이 문제가 되니깐 정치적 이상을 펼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거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상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인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요.

- 개인의 꿈과 그리고 사회적 꿈을 동시에 추구

개개인에게 꿈이라는게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요, 개개인의 재능과 성향에 따라 과학자가 되고 싶기도 하고, 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하고, 사실 그런 것보다는 청년에게는 이상이라는 말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상적인 세상은 어떤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만들고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청년들이 나서줘야 하죠. 개인들의 꿈을 이루는 것을 방해하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장벽이 있다면 타파하기 위해서 목소리를 내기도 해야죠. 개인적인 꿈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사회적인 꿈 두가지가 동시에 추구되어야 해요. 지금은 이 두가지를 실현할 경로와 수단이 다 무너진 상황이 된거죠. 사회의 좋은 자원들이 모이고 모여서 청년에게 가야 하는데 이게 나눠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결국 이 상황을 또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청년들밖에 없어요. 제도권 안에 들어와서 사방에 묶여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상황이 되었지만 이걸 뚫고 나갈 수 있는 존재는 청년들일 수밖에 없어요. 세상은 늘 그랬어요. 묶였다가 터졌다가 그랬어요. 그걸 반복했죠. 하지만 역사상 이번처럼 견고하게 묶였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청년이 더 힘든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토론하고 그렇게 해야죠. 그리고 그런 일들에는 도전정신과 위험을 무릅쓸 용기도 필요해요.

- 실패의 순간과 위기의 순간들을 극복했던 마인드셋

사람들이 살다보면 다 우여곡절이 있어요. 그런데 매우 객관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청년들 앞에 가서 자신의 삶의 스토리를 각색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거의 다가 사업하다가 부모님이 망해요. 그러다가 위기극복 순간들을 만들죠. 드라마 시나리오 쓸 때 권선징악 포함해서 그렇게 써요.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하루하루의 연속이거든요. 이런 극적인 스토리들이 예정되어서 결정적 순간에 강인한 의지로 넘어서거나 그런 거보다는 사실 그냥버티는 거예요. 버티다보면 다시 좋은 기회가 생기는거죠. 무슨 거창한 게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가 살아온 삶의 궤적에 따라서 버텨내는 거예요. 지금부터 극복해야지 하면서 드라마처럼 일어나지는 게 아니에요. 우리 삶은 드라마의 각색과는 다르고 현장의 청년들에게도 그런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아요. 영웅스토리가 제일 위험한거예요. 삶이라는 것은 그런 게 아니고 어떤 삶이든 다 귀한것이고 어떤 사람이든 다 귀하고 각각의 역할이 있죠. 삶의 어려운 순간에 인간의 존엄에 대한 인식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어려움이라 하더라도 어려움 때문에 자신을 상실할 존재가 아니라는 신념과 철학이 굳건히 버틸 힘을 줘요. 어떤 일이 잘 안되거나, 실패로 끝났다고 느껴질 때는 아직 과정일 뿐이란걸 되새겨야 해요. 아직 끝난 게 아니죠. 좋은 결과가 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에요. 대신 좋은 목표가 있어야 해요. 사회적 정당성, 자신에 대한 정당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면 스스로 물러나 앉을 필요가 없잖아요. 중간에 실패가 아니라 과정일 뿐인 거죠.

- 포스트 코로나 속 청년에게

청년들에게 엄청난 위기죠. 체제 자체가 붕괴하고 있다고 봐요. 우리 기성세대가 쌓아올린 세계관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이고 시작에 불과하다고 봐요. 변화를 되돌이킬 수도 없고요, 세상이 근본적인 변화속으로 들어갔다고 보기 때문에 새로운 세계를 어떻게 짤 것인가 이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죠.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한쪽으로 쏠려 있잖아요. 민주주의라는 게 직접 민주주의를 할 수 없으니까 위임을 해서 간접민주주의를 했는데 위임의 실패가 여러 방면에서 문제를 만들었어요. 위임되었던 권력이 다시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고요, 옛날에는 그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는데 이제는 가능해요. 스마트폰과 모바일 세상이 대변하는 디지털 기술이 권력과 정보를 개인에게 고루 분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 거죠. 새로운 세대들이 디지털 유토피아를 구축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 언택트, 디지털 포메이션에 대해서

지금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디지털화된 상점이나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과는 100:0일 정도로 디지털화에 모든 성패가 달려있어요. 거리의 소멸이라는 책이 있어요. 거리가 distance(사람과의 거리)라는 뜻이 있고 street(길거리)라는 뜻도 있죠. 지금은 흩어진 자리에서 원래 역할을 잘 해내는 게 중요하죠. 그것을 제일 잘하는 사람들이 청년들이에요. 청년들과 힘을 합쳐 강원도도 전도적으로 디지털화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 청년으로 돌아가신다면, 삶을 되돌아봤을 때 여전히 중요한 가치는?

인간의 존엄이란 철학을 정치철학으로 가지게 된 것이 나이 50 돼서예요. 이렇게 저렇게 해서 독일의 역사, 북유럽의 정치사 그리고 노동조합 경험이 합해져 알게 된 거예요. 인간의 존엄이란 것을 사회시간에서 책으로 배우긴 했지만 마음으로 와 닿는 그런 공부를 할 기회는 없었어요. 다시 청년기로 돌아간다면 사회, 경제, 정치에서 인간의 존엄을 실천할 수 있는 틀을 짜는 그런 활동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 강원도의 청년 정책의 핵심은 일자리

제일 핵심은 일자리예요. 왜냐하면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이 그것이니까요. 지금까지 일자리 정책은 본인이 해결하는 거죠. 기업과 청년 둘이 해결하는 거죠. 그런데 두 그룹이 매끄럽게 연결되는 것에 구조적 어려움이 있어서 지역정부가 나서고 있죠. 우선은 취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모르고 그걸 알 수가 없으니 일자리 재단이라는 것을 만들었어요. 구직자를 3만 5천명 정도 등록을 시켜요. 그분들하고 기업을 같이 연결시켜주는 것을 AI로 하고 전수관리를 하고 있어요. 취업이 된 상태에서는 매달 본인이 15만원, 사측에서 15만원, 도에서 20을 내고 매달 보조를 해주거나 65세 이후에도 연금으로 쓸 수 있고 지금 그런 시스템을 초보적이지만 시작을 했어요.

 

추현호
추현호

인터뷰 키워드: #인간의 존엄

인터뷰를 마치고 고속도로에 올라 대구로 오는 내내 인간의 존엄이란 단어가 귓가를 맴돌았다. 거듭된 실패와 반복된 거절에 익숙해 우울과 자아비판이 만연한 청년을 현장에서 많이 만나왔다. 그들이 떠올랐다. 최 지사가 강조한 것처럼 그들에게 그 어떤 경우에도 자신과 타인 모두가 존귀하고 존엄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

 

인터뷰어 청년 추현호

 

공동기획: 2ㆍ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ㆍ대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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