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절망을 넘어 희망을 가꾸자”
[특별기고] “절망을 넘어 희망을 가꾸자”
  • 윤덕우
  • 승인 2020.12.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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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신축년 새해 첫날이 밝았다. 희망을 가꾸자. 천간(天干)은 흰색에 해당하는 ‘신(辛)’이고, 지지(地支)는 소를 의미하는 ‘축(丑)’이니, 신축년(辛丑年)은 ‘흰 소의 해’이다. 흰 소는 신성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 하니, 2021년 신축년에는 분명 상서로운 일이 많을 것이다. 천지에 신성한 기운이 돌아도, 준비하지 않은 자 그리고 준비하지 않는 국가는 그 기운을 받아들일 수 없다. 희망을 품고 스스로 희망을 가꾸어 가는 자만이 천지의 기운도, 스쳐가는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운을 기대하며 희망을 노래하기보다 스스로 희망을 가꾸어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절망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남 탓을 하기보다 스스로 희망을 가꾸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한 해 거듭된 실정,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이 겹치면서 참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많은 청년들이 높아만 가는 취업절벽 앞에서 아예 구직활동마저 포기하고 절망의 늪에서 신음하고 있다. 하루하루 벌어서 먹고사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집값과 전월세는 사상 최대로 폭등했다. 갖은 방법으로 세금을 올리고 정부 부채를 늘리면서 비생산적인 포퓰리즘적 소모형 재정지출을 늘려왔다. 이 과정에서 중산층은 붕괴되고 기업은 투자를 줄이면서 내수시장은 축소되고 좋은 일자리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민간경제 위축으로 실업이 증가하자, 정부는 재정 의존형 질 낮은 노인 일자리만 늘려왔다.

지난해 경찰청이 발표한 ‘2019년 통계연보’에 의하면, 2019년 경제생활문제로 인한 자살자 수는 3,564명이었는데, 이것은 2018년에 비해 5.1%, 2017년에 비해 무려 14.6%가 증가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중 자살자 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4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던 자살자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2년 연속 증가했다. 이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나기 전의 일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난 2020년 통계가 나오면 아마 더 참담할 것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합친 사회빈곤층은 지난 11월 현재 272만 명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55만 명이나 증가했는데, 이것은 박근혜 정부(21만 명)에 비하여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낡은 사회주의 이념에 갇혀 갈라치기 전술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경제원리에 반하는 정책으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치명적 자만이 불러온 비극이다. 온갖 방법으로 세금을 올리고, 갖가지 규제로 기업을 옥죈다. 권력기관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보다 집권세력의 권익 보호에 충실하도록 길들여지고 있다. 국민의 삶을 규제하는 각종 법안들이 반대토론이나 진지한 검토도 없이 절대다수 의석으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 2020년 경자년은 절망의 늪에 빠져든 한 해였다.

신축년은 달라져야 한다. 집권세력은 더 늦기 전에 낡은 사회주의 이념에 기초한 치명적 오만에서 깨어나야 한다. 저소득층을 위한다는 소득주도형 성장정책, 집값을 잡는다는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 권력자를 비호하는 검찰개혁, 실체가 드러난 K방역 성공 프레임을 진지하게 돌아보기 바란다. 정책방향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 정책효과가 정책목표와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면 이것은 명백한 정책 실패이다. 갈라치기 전술, 적반하장 전술, 언어 조작과 프레임 전쟁에 의한 기만술은 언젠가 그 실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이를 자각하는 순간, 권력은 비참하게 무너지게 된다. 이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집권세력이 치명적 오만에 빠져 있으면, 국민은 고통을 당하고, 국가는 쇠락하고, 권력은 비극을 맞는다. 신축년에는 권력 중독과 치명적 오만에서 벗어나 실정을 사과하고, 경세제민의 길을 걷기 바란다.

신축년에는 신성한 기운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깨어나자. 국민이 깨어 있어야 선출된 권력이 치명적 오만에 빠져 국민을 절망의 늪으로 몰아넣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우리는 ‘선출된 권력의 민주적 통제’를 내세워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위협하는 것을 목격했다. 선출된 권력은 집권세력에게 백지위임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권력임을 우리 스스로 자각하자. 이것이 바로 국민주권이다.

흰 소의 해에 소는 우직하고 성실하지만 화를 내면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자. 거짓과 위선을 일삼는 정치인, 권력에 중독되어 국민을 무시하는 정치인들은 반드시 기억하여 살아남지 못하도록 하여야 한다. 절망의 늪에서 스스로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국민 갈라치기와 프레임 전쟁에 속지 않아야 하고, 전체주의를 위한 제도개혁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아야 하고, 포퓰리즘에 중독되지 않아야 한다.

우리 모두 흰 소의 지혜를 실천하여 스스로 희망을 가꾸자. 소는 다복과 풍요, 여유와 평화, 인내와 성실, 희생과 책임을 상징한다. 창조와 근면, 자조와 협동으로 스스로 희망을 가꾸자.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내와 창조, 성실과 자조가 다복과 풍요를 가져다주고, 희생과 책임, 자비와 협동이 여유와 평화가 넘치는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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