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뉴노멀이 온다] 평범한 일상의 행복 언제쯤…백신에 거는 희망
[코로나 뉴노멀이 온다] 평범한 일상의 행복 언제쯤…백신에 거는 희망
  • 조재천
  • 승인 2021.01.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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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끝)반복되는 유행 속 향후 전망
1년 새 3차 유행
작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
2차 유행은 8~9월 수도권 중심
3차는 기존보다 확산세 더 거세
대구동성로
지난달 2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번화가에는 성탄절을 보낸 시민들로 붐볐다.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모든 모임과 여행을 취소·중단하고 집에 머무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연말연시 특별 방역 대책을 31일까지 2주 더 연장했다.
대구동구이시아폴리스
대구시가 ‘연말연시 특별 방역 대책’을 시행한 지 3일째인 지난달 26일 오후 대구 동구에 위치한 한 쇼핑몰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찾았다. 쇼핑몰 인근 도로에는 불법 주차된 차들이 줄지어 있었다.
대구동구광진중앙교회
최근 대구에서는 종교 시설 관련 확진자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동구 봉무동 소재 광진중앙교회에 붙은 폐쇄 명령 통보서.

“향후 수십 년 안에 1천만 명 이상 사망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전쟁이 아니라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핵을 억제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했지만 전염병을 막는 시스템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 다음에 찾아올 전염병에 대한 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

지난 2015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언급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류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마스크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일상이 됐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삶의 방식도 변해 가고 있다. 불과 1년 만에 많은 것이 바뀌었고, 또 바뀌어 가고 있다.

◇어느덧 3차 유행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1월 2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감염병의 공식 명칭을 ‘COVID-19’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작년 2월 11일이다. 그 사이 국내에서는 하루 평균 1명꼴로 확진됐고, 이후 대규모 감염으로 확산할 줄은 전문가들도 짐작하지 못했다. 같은 해 2월 18일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이후 감염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연일 급증하는 확진자로 병상과 의료 인력이 부족해졌고, 입원 치료를 기다리다 숨진 확진자도 잇따랐다. 그해 2~3월 대구·경북 지역민은 감염병이 이토록 무서운 줄 몸소 경험할 수 있었다.

국내 코로나19 2차 유행은 지난해 8~9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서 감염이 확산하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게다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감염이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지만 서울 도심 집회 등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시기와 장소가 특정돼 방역 당국이 진단 검사 대상자를 파악하기가 수월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상황은 안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3차 유행은 달리 흘러가고 있다. 수도권 확진자가 대다수인 것은 지난 2차 유행과 유사하지만, 일상생활 곳곳에서 잇따르는 감염으로 방역 당국이 역학 조사를 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은 하루 신규 확진자 규모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12일 950명의 확진자가 새로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 기존 최다였던 지난해 2월 29일(909명)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해 12월 13일에는 신규 확진자 1천 명 선을 넘었고, 같은 달 25일 1천241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날이 갈수록 감염 확산세가 거세지는 형국으로 치닫다 최근 들어서야 둔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 되풀이되는 병상·인력 문제

일반환자 보다 인력 4배 필요
대기하던 확진자 사망 잇따라
1차 유행시 불거진 문제 재현

3차 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마련된 병상과 의료 인력이 부족해졌다. 입원 치료를 받기 위해 자가 대기 중이던 확진자가 사망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지난 1차 유행 당시 대구·경북에서 불거진 문제가 재현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내 누적 확진자 가운데 60대 이상 환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까이 치솟아 중증 환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60대 이상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는 젊은이나 건강한 사람보다 감염에 취약할 뿐 아니라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도 크다.

정부는 코로나19 중증 환자 병상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19일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에 허가 병상 수의 1% 이상을 코로나19 중환자 전담 병상으로 활용할 것을 명령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가 민간 상급종합병원에 병상 동원을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사용 가능한 중환자 전담 병상 300여 개가 추가 운영된 가운데 병상을 내준 병원에는 의료 기관 평가와 인력 활용 등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 인력 부족을 더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특히 코로나19 중환자 1명을 치료하는 데 일반 중환자 치료 인력의 4배가 필요해 전문 의료 인력이 충원되지 않는다면 병상을 확보하고도 확진자를 치료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대구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늘리는 것은 말처럼 쉬운 문제가 아니다”면서 “정부가 병상 확보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의료 인력 충원도 필수적으로 동반해야 한다. 중환자실 의료 인력이 부족해지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백신 접종 때까지 버티자는 각오로…”

소상공 “접종때까지만 버티자”
정부, 올 11월까지 완료 목표
일각 “부작용 등 낙관은 일러”
미증유의 감염병 대비 필요

올해 들어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과 연말연시 특별 방역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달 하루 1천 명대로 집계되던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300~500명대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거리 두기는 이달 말까지 연장됐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대구 중구 대봉동에서 일반 음식점을 운영 중인 김 모(38) 씨는 “대구도 지난달 24일부터 밤 9시 이후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성탄절인 지난달 25일에는 홀 손님을 한 팀밖에 못 받았다”며 “올해는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거라 생각하고 백신 접종 때까지 일단 버티자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11월 전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은 이르면 2월, 늦어도 3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전망이다. 일반 국민들은 백신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에 대한 접종이 순차적으로 이뤄진 다음 접종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접종 권장 대상자로는 보건 의료인을 비롯해 만성 질환자, 고령자, 집단 시설 거주자 등이 검토되고 있다. 18세 미만과 임신부는 임상 자료가 없어 우선 접종 권장 대상에서 제외됐다.

코로나19 대응 관련 미국 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D) 소장은 “백신 덕분에 코로나19를 부숴 버릴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백신의 부작용이나 지속적인 효과에 대해 낙관하기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미증유의 감염병이 언제 또다시 들이닥칠지 알 수 없다. 현재 유행 중인 코로나19 대응은 물론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감염병에 대한 대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빌 게이츠는 영국과 미국 등 일부 국가를 시작으로 백신 보급이 이뤄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향후 4~6개월이 가장 암울한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 말 “2015년 당시 예측했던 것보다 코로나19는 더욱 치명적이다. 이것보다 나쁠 수는 없다”면서 “다만 2021년 여름 이후에는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다. 앞으로 12~18개월 사이 기회가 있을 수 있고, 이를 잘 관리하면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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