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왜 착한 기업이 오래 존속하고 경쟁력이 있을까
[배종태 경영칼럼] 왜 착한 기업이 오래 존속하고 경쟁력이 있을까
  • 승인 2021.06.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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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최근 여러 소통 매체들을 통해서나 기업가들을 만날 때면 좋은 기업, 착한 기업, 창조와 배려의 리더십 등 예전에 기업가들로부터 듣기 어려웠던 말들을 많이 듣게 된다. 그만큼 기업의 역할과 영향력을 바라보는 고객들과 우리 사회의 기대가 많이 바뀌었고, 기업가들이 사업과 세상을 보는 관점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이 이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이를 넘어 지속적으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직원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되려면, 먼저 진정으로 고객들이 불편해하는 문제를 찾아 해결해서 가치를 제공해야 하고, 이를 통해 고객들의 습관이나 생활방식까지 더 좋게 바꿀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해야 한다. 미국마케팅학회에서 발간하는 저명 학술지인 ’마케팅저널‘에서는 특집호의 주제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더 좋은 마케팅’(Better Marketing for a Better World, BMBW)으로 정해 이에 관한 논문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세상이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 스마트 혁명, 사회의 변화

자본주의는 우리 인류가 발명한 훌륭한 제도이고 계속 발전시켜가야 하지만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고, 더 나은 자본주의, 더 따뜻한 자본주의를 만들기 위한 성찰과 논의가 있어 왔다. 한편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혁명과 인공지능 (AI) 등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것들을 가능하게 하고 알 수 없었던 것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고객들이 기업의 광고 문구만 믿지 않고 진정성까지 알 수 있게 만들었고, 기업들도 고객이 스스로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고객 행태를 바탕으로 추론해서 더 많이 알 수 있게 되었다. 더 투명하고 스마트한 세상이 된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많이 제공하려면 기업의 이익과 경제적 가치를 희생해야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경제적 가치 창출과 사회적 가치 창출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과거에는 또 그러한 상황과 그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이 있었다.

첫째, 단기적 관점에서만 보면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기여는 서로 상쇄관계 (trade-off)일 경우가 많다. 기업 이익의 일부를 떼어내서 사회에 기여한다는 전통적 방식은 이런 생각을 당연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적 가치창출과 사회적 가치창출이 서로 선순환을 일으켜 상승관계가 될 경우도 많다.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결국 이익 창출과 기업 성장으로 이어진다.

둘째, 과거에는 사업모델 형태가 매우 단순해서 사업 활동을 통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매우 다양한 사업모델 혁신이 날마다 일어나고 있고,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본래의 사업 활동을 통해 이익 창출과 고객가치 창출, 사회적 가치 창출이 동시에 가능하도록 만들어가고 있다.

셋째, 과거에는 소셜미디어 등 소통 수단이나 AI 등 기술의 발전이 미흡하여 기업의 진정성이나 고객의 속마음을 알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스마트폰이 주도하는 세상에서 고객들은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게 되었고, 진정 고객을 돕고 싶어하는 착한 기업과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이익을 얻어내는 데만 관심이 있는 진정성이 없는 기업을 더 잘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기업들이나 고객들 모두 그 속마음을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착한 기업은 고객들에게도 잘 보인다.



◇ 결국 착한 기업이 오래 살아남는다

아마존과 구글, 카카오와 배달의민족 등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은 선도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고객들의 불편함을 넘어 해결책을 제시하여 많은 고객을 창출한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생활 습관까지 바꾸었다. 이러한 큰 성공의 출발점에는 당장 더 많은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좋은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선한 생각이 있었다.

물론 이러한 진정성과 선한 마음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다. 그들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것을 생각해냈고, 오래 풀리지 않았던 문제에 대해서는 남들과 ‘다르게’ 접근했다. 그리고 기업의 성장과 이익 창출은 그 뒤에 따라왔다.

고객을 사랑하는 착한 (善) 기업, 남보다 먼저, 다르게, 새롭게 시도하는 선도 (先) 기업, 그리고 구성원에게 꿈과 자부심과 방향성을 주는 비전 (線) 기업. 이제는 이러한 착한 기업, 배려심 있는 기업가가 이끄는 기업이 오래가고, 경쟁력을 가진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이 가능하게 되고, 서로 충돌했던 가치들이 공존하는 세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사회는 더 긍정적으로 발전할 것이고, 미래에는 더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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