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태 경영칼럼] 이제 마케팅 5.0 시대다
[배종태 경영칼럼] 이제 마케팅 5.0 시대다
  • 승인 2021.09.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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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전 중소기업학회장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판매하여 이익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기업의 여러 활동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무엇일까?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는 바로 마케팅(marketing)과 기술혁신(innovation)이라고 말한다. ‘기술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마케팅’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재무적 가치를 얻고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마케팅과 기술혁신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마케팅 경영방식이 탄생하고 있다. 이른바 마케팅 5.0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최근의 급속한 혁신기술의 발전은 마케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금융·재무 영역에 신기술이 접속되어 핀테크(FinTech) 시대가 열린 것처럼,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되어 마테크(MarTech)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 새로운 마케팅 방식, 사람과 기술

마케팅은 지난 산업화의 역사를 거치면서 많은 발전을 해왔다. 산업화 초기의 마케팅 방식은 제품의 성능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능별 마케팅, 제품 중심 마케팅 시기를 ‘마케팅 1.0’ 시대라고 할 수 있으며, 이 당시에는 제품을 고객에게 알리는데 초점이 있었다.

이어 ‘마케팅 2.0’ 시대에서는 제품 성능보다 고객 관점에서 고객의 감성적 만족을 추구하는 고객 중심 마케팅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 시대에는 제품 차별화를 통해 고객 만족이 강조되었다.

한편 ‘마케팅 3.0’은 인간 중심 마케팅이다. 이 시기의 고객은 기능적?감성적 만족을 넘어, 자신이 선택한 브랜드로부터 정신적인 만족과 행복을 추구했다. 그래서 기업들은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가치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이 시대부터 기업들은 단순한 제품과 서비스를 넘어 고객들이 관심을 가지는, 고객들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사회문제나 환경문제도 함께 고려하기 시작했다.

‘마케팅 4.0’은 신기술이 마케팅에 적용되기 시작한 혁명의 시기이다. 이른바 디지털 마케팅의 시대, 기술 중심 마케팅의 시대다. 고객들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새로운 상품 정보를 접하고 구매 행위에도 영향을 받았고, 기업들도 이러한 디지털 기술들을 마케팅에 집중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 마케팅 5.0 시대, 사람을 위한 기술

이제는 마케팅 3.0 시대의 인간 중심 마케팅과 마케팅 4.0 시대의 기술 중심 마케팅이 결합되어, 필립 코틀러가 말하는 ‘마케팅 5.0’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른바 인간을 위한 기술(Technology for Humanity)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방식의 핵심이 되고 있다.

AI, 빅데이터, 자연어 처리, 센서기술, 로봇공학,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들이 고객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기업들은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하여, 고객들이 더 쉽고 빠르게 새로운 상품을 ‘인식’하도록 하고, 고객의 궁금증과 ‘질문’을 유발하고, 이를 실제 구매 등 ‘행동’으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나아가 충성고객이 되어 이 상품을 타인에게 추천하는 ‘옹호’ 활동을 하도록 노력한다.

AI를 활용하여 광고를 개발하고, 센서와 사물인터넷을 통해 고객에게 오프라인 공간에서 가상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고, 신기술을 활용하여 고객 체험이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처럼 신기술은 고객이 구매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적용되어, 구매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을 모방한 기술을 적용하여, 고객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마케팅 5.0의 핵심이다. 이른바 하이테크와 하이터치의 결합인 셈이다.

마케팅 5.0 시대를 맞이하는 기업의 대응전략은 어떠해야 하나? 첫째, 무엇보다 고객에 집착하는 인간 중심 마케팅을 추구해야 한다. 고객의 관점에서, 고객의 관심과 마음을 얻는 것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일 뿐이다.

둘째, AI 등 다양한 신기술을 마케팅과 기업 경영에 활용해야 한다. 신기술의 적용에서 뒤처지는 기업이 신기술을 빨리 적용한 기업을 이기기는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여 가격을 즉시 조정하는 AI 기반 시스템을 자료를 취합하여 한 참 후에 가격조정을 하는 방식으로 이길 수는 없다.

셋째, 고객에 집착하고 기술을 적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언제나 혁신할 준비를 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늘 혁신을 도입해야 한다. 마케팅 5.0 시대의 키워드도 역시 사람, 기술, 그리고 혁신인 셈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마케팅 5.0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이제 경쟁력을 가지고, 지속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산업에 따라 상황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케팅 1.0에서부터 마케팅 5.0에 이르기까지 마케팅 방식도 발전한다. 다행한 것은 이러한 변화의 방향이 지구와 사회,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케팅 5.0 시대에는 어떤 기업들이 주도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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