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의 미래칼럼] 미래 전략, 미래 예측, 그리고 윤석열 정부
[박한우의 미래칼럼] 미래 전략, 미래 예측, 그리고 윤석열 정부
  • 승인 2022.06.0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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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영남대 교수, 빅로컬빅펄스Lab 디렉터
새로운 정부가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다가올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폭증한다. 미래(未來)는 누구에게나 궁금하고 때로는 조마조마하다. 학문으로서 미래학은 영어로 ‘futurology’ 혹은 ‘futures studies’로 쓰는데 복수로 사용하는 것이 흥미롭다. 미래학자들은 미래를 크게 그럴듯한(probable), 가능한(possible), 선호하는(preferred) 세상 등으로 구분한다. 미래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누구의 전망과 예측도 완전히 정확하거나 백 퍼센트 신뢰하기 힘들다. 현재의 관점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만한 개연성이 높은 미래, 과거 추세로 보건대 일어날 가능성이 통계적 확률이 높은 미래, 현재의 관점에서 과학적 기획을 통해서 불연속성을 줄인다면 실현가능한 미래 등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미래 유형에는 그 앞에 붙는 수식어를 보면, 현재적(present), 오래된(ancient), 대안적(alternative), 연관적(associative), 혁명적(revolutionary), 전략적(strategic), 단계별(step-by-step), 상황적(contingency), 종교적(religions), 권위적(authoritative), 초능력적(psychic), 우연적(coincidental), 운명적(fateful) 등으로 많이 있다.

접근법과 유형이 많은 이유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미래를 예측하는 근거와 이유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 전염병의 발생과 종료 시점에 대해서도 여러 상황을 근거로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와 관련된 예측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관하여 이견이 적지 않았다. 나아가 미래 예측을 받아들이는 전문가와 일반인의 세계관과 인식론에 따라 수용하거나 신뢰하는 정도가 다르다.

영국 신문인 데일리스타는 두 작가가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을 예측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팩트체킹 사이트인 풀팩트는 이것이 부분적으로 틀린 것임을 주장했다. 하나는 딘쿤츠가 쓰고 1981년에 출판된 공상과학 소설 ‘어둠의 눈’이다. 이 책은 사람을 죽이기 위해 고안된 가상의 생물학적 무기인 ‘우한-400’을 언급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예측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지거나 연구소에서 유래한 증거도 없으며, 치사율과 전염경로 등도 큰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팩트체킹 사이트에서 배척받고 있다. 또 다른 책은 브라운 등이 2008년 출간한 ‘종말’이다. 여기에는 2020년경에 폐렴과 유사한 심각한 질병이 전 세계로 퍼져 폐와 기관지를 공격하고 알려진 모든 치료에 저항할 것으로 적혀있다. 브라운은 영적인 지도자에 가까운 사람이기에 과학적 근거가 부재한 초능력적 예언이며,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었으므로 백약이 무효라는 그녀의 주장은 사실이라고 볼 수 없어 또 배척되었다.

마틴반크레벨드의 저서인 ‘Seeing Into the Future: A Short History of Prediction’가 최근 국내에서 ‘예측의 역사 : 점성술부터 인공지능까지 인간은 어떻게 미래를 예측해왔는가’라는 제목의 번역서로 출판되었다. 이 책을 보면 미래 예측이 어려운 이유가 나와 있다. 시대가 달라져도 사람들은 최소 10년 정도의 통찰력이 아니라, 당장에 일어날 구체적 이슈와 사건의 상세한 스토리를 기대한다고 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적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사람들은 새 정부의 미래 전략을 위한 준비 기간이 짧아지기를 원한다. 새 정부가 내 놓는 미래 전망은 내용의 상세성이 담보되어야 국민에 대한 설득력이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사회 현상이 복잡하고 중층적으로 상호 연결되어 있다. 닥칠 이슈에 대해 새 정부가 내 놓을 예측의 구체성과 정확도는 사람들의 기대 수준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과거 사건과 현재 트렌드와 미래의 시대적 흐름은 불연속적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고, 티핑포인트와 퀀텀점프 방식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미래 전략과 예측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근거한 신속성, 일관성, 지속성이다. 과거에 많은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실망스러운 입장을 보여 왔다. 생각하지 못했던 현상이 발생하고 현안 이슈를 여러 각도에서 추론하고 분석하다보니, 전직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이 불가피하게 변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의 여러 공약이 선거 승리만을 위한 빈 말이 아니라는 것을 미래 전략을 통해서 제도화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데이터와 정보를 꾸준히 축적하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된 메가트렌드 기반의 미시적, 중기적, 거시적 미래를 이해하는 빠른 길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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