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매화마을]매화나무 아래 이현세 만화 벽화 늘어선 ‘웹툰의 성지’
[울진 매화마을]매화나무 아래 이현세 만화 벽화 늘어선 ‘웹툰의 성지’
  • 배수경
  • 승인 2022.09.2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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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만화작가 이현세 고향
공식 승인 받고 담장에 벽화 그려
총 3개구간 나눠 수백미터 완성
어른들에 향수·어린이에 친근감
또 하나의 명소 ‘만화도서관’
1천500여권 무료 이용 가능
내달 ‘울진웹툰영화제’ 개최
이현세 작가의 작품을 스토리텔링한 만화벽화거리가 있는 울진 매화마을은 유럽의 어느 아름답고 조그마한 소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현세 작가의 작품을 스토리텔링한 만화벽화거리가 있는 울진 매화마을은 유럽의 어느 아름답고 조그마한 소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2020 경상북도 마을이야기] 울진 매화마을 

매화마을입구
이현세 만화의 주인공들이 맞아주고 있는 마을 입구.
마을의 가로수도 매화나무로 심어져 있는 울진군 매화마을은 매화천교를 경계로 매화1리와 매화2리로 나누어져 있다. 매화리 동쪽은 해안선을 따라 산이 중첩되어 있고, 산 넘어 해안촌인 오산3리 무릉동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서쪽은 매화천이 흐르고, 그 건너편에 금장산의 지맥인 대령산과 남수산이 좌우에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이현세 만화벽화거리가 조성되어 있는 매화1리는 면소재지로서 각종 행정기관이 밀집되어 있는 매화리의 신시가지이다. 원래 행정기관, 장터, 학교 등이 모두 매화2리 지역에 있었으나, 이곳에서 만세운동 등 일제에 항의하는 운동이 많이 일어나자 이를 방해하기 위해 1945년 매화천교 건너 새로운 신시가지를 조성하고 면사무소를 비롯한 장터와 학교 등을 모두 옮겨 매화1리가 조성되었다고 한다.

마을 담장에는 이현세만화벽화가, 개울을 따라서는  꽃으로 가득한 화분들이 줄지어 있는 매화마을.
마을 담장에는 이현세만화벽화가, 개울을 따라서는 꽃으로 가득한 화분들이 줄지어 있는 매화마을.

매화1리에 들어서면 마치 유럽의 어느 아름답고 조그마한 소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깨끗한 마을 안길과 마을 안 개울을 따라 설치된 나무데크 보행로에는 꽃으로 가득한 화분들이 줄지어 서 있고, 마을 안길을 따라 길게 이어진 담장에 끊김이 없이 그려져 있는 만화벽화는 마치 동화 속의 마을에 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벽화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주인공들이 마치 실제로 걸어 나올 듯 생생하다.

매화1리가 이렇게 깨끗하고 아름답게 관리되고 국내 최대 규모의 이현세 만화벽화거리가 조성되게 된 것은 우연하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80년대 중반까지는 면소재지로서 매화 5일 장날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던 매화1리 역시 보통의 시골마을과 같이 교통의 발달과 젊은이들의 인근 도시지역으로 떠남에 따라 쇠락하기 시작했다. 농사는 자급자족하는 정도이고 대부분의 주민들이 상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5일장의 쇠락은 마을의 존립까지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 옛집을 기증받아 주민들이 기금을 마련해 당시의 주거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옛 모습 그대로 복원했다.
마을 옛집을 기증받아 주민들이 기금을 마련해 당시의 주거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옛 모습 그대로 복원했다.

 

이에 매화1리 주민들은 이런 변화를 그냥 세월 탓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어 개발위원회를 중심으로 ‘마을 살리기’에 나섰다. 먼저 젊은 이장을 비롯한 마을개발위원을 중심으로 버려진 페트병 2천개를 모아 꽃을 심고 전신주에 매달아 꽃길을 만들고, 이를 관리하면서 주변 청소를 함께하여 마을을 깨끗하게 만드는 등 본격적인 마을 환경정비에 나섰다. 2016년 마을 작은 도서관 앞 벽면이 오래되어 검게 변하여 밤에 아이들이 도서관을 드나들 때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어 이를 예방할 겸 당시 매화중학교 학생 16명의 꿈을 그리게 되었는데, 완공 후 주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한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자연스럽게 주민들 사이에 벽화가 우리 마을에 어울린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마을에 지원되는 한수원지원사업에 만화벽화사업을 신청하여 선정됨으로써 사업비 1억2천5백만 원을 지원 받아 2017년 7월부터 만화벽화를 본격적으로 조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각 지자체마다 벽화마을은 많이 있으므로 매화마을만의 특별한 컨셉이 필요했고 이때 떠오른 사람이 바로 울진이 고향이며 ‘공포의 외인구단’과 ‘삼국지’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작가 이현세였다. 몇 달에 걸친 간곡한 설득으로 이현세 작가의 작품사용권을 공식 승인받아 작품 속 주인공들이 매화마을의 담장에 그려지기 시작하여, 2017년 12월 매화면사무소에서 매화복지회관에 이르는 250미터의 벽에 50컷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매화마을벽화
매화마을 벽화는 마을 풍경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나무, 풀, 꽃과 잘 어우러져 있다.

현재 이현세만화거리는 총3개 구간으로 1구간 300m는 면사무소 대형 창고 벽면에 대표작인 ‘공포의 외인구단’과 ‘삼국지’ 등의 작품이 있고, 2구간 200m에 조성된 ‘누구라도 길을 잃는다’는 보건소 맞은편 골목에서 시작하여 매화중학교장 사택까지 이어지며 3구간 250m는 ‘러브로드’라고 하며 국내 최초로 걸어가면서 읽는 벽화 만화 작품이 그려져 있다.

매화1리 만화벽화의 가장 큰 특징은 벽화가 마을풍경과 동떨어진 벽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나무, 꽃, 풀, 등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만화그림은 그 때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어린이들에게는 친근감을 전해주고 있다.

 

매화마을열차카페
매화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남벌열차카페, 카페 앞쪽에는 만화가 이현세의 핸드프린트가 있다.

매화1리에는 이현세 만화벽화거리외에 또 하나의 명소가 있는데 바로 만화도서관이다. 만화도서관에 들어서면 입구 바닥에는 연못에서 나와 지구를 떠나 우주를 유영하는 황금잉어들의 트릭아트와 사방 벽면에 이현세 만화속 장면들로 가득 차 있으며, 이현세 작가의 작품과 작가가 직접 추천한 책 1,500여 권이 소장되어 있어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무료로 편안하게 만화를 볼 수 있는 있다.

또한 매화1리는 ‘이현세만화마을’이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금년 10월1일 제1회 울진웹툰영화제를 개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새로운 웹툰의 성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영화제에는 15편이 상영될 예정인데 그 10배인 150편이 신청되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농촌인구의 감소로 농촌지역이 쇠락해가고 있는 현실에서 새로운 트렌드인 웹툰이라는 컨셉으로 지역재생을 도모하고 있는 매화1리의 노력은 우리의 농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장용훈기자·이석형객원논설위원

 

우리 마을은
 

매화마을-황춘섭이장
황춘섭 이장

 

황춘섭 이장“향수 떠올릴 이야깃거리 풍성”

면소재지로 면단위 행정기관이 밀집되어 있는 매화마을 매화1리에 마치 동화속 한폭의 그림 같은 ‘이현세 만화거리’가 조성되고, 오늘날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트렌드의 하나인 웹툰의 성지로 알려지기까지에는 마을을 아끼고 사랑하는 젊은 지도자와 이를 믿고 적극 지지하는 마을 주민들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고, 그 중심에는 황춘섭 이장이 있다.

매화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계속 마을을 지켜온 황 이장의 마을사랑은 남다르다. 고향 마을이 점점 낙후되어 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이를 만회해보기 위해 한때 군의원에 도전했지만 실패하였고, 대신 이때 꿈꾸었던 생각을 현실에서 펼치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마을 이장으로 봉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황 이장은 이장직을 맡으면서 행정기관에 무언가를 해달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이고, 부족한 부분을 도와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하고, 먼저 마을의 환경 정비에 눈을 돌렸다. 그 일환으로 마을 도서관 앞 벽면에 매화중학교 학생 16명의 꿈을 그린 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의 ‘이현세만화벽화마을’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벽화거리를 본격적으로 조성하면서 당초 16칸의 벽면에 그려진 중학생들의 꿈 그림을 지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 제일 안타깝습니다. 꿈그림의 주인공들에게 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든 불씨가 바로 너희들이며 이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사과를 하고 동의를 구했습니다.”

황 이장은 “이현세만화거리는 혼자 생각해서 된 것이 아니라 초기 17명의 개발위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고, 지금은 온 마을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힘을 보태고 있다”면서 그 공을 마을 주민들에게 돌렸다. 또한 ‘매화 사랑방’ 밴드를 통해 마을에서 일어나고 추진하고 있는 모든 것을 주민들뿐만 아니라 출향인사들과 공유하고 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마을을 계속 가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마을의 공동수익사업이 필요해 현재 ‘이현세만화거리마을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큰 수익이 없다고 한다. 지금은 벽화만 있지만 앞으로는 주말장터를 비롯하여 먹거리, 볼거리, 체험거리를 풍성하게 마련해서 이곳을 찾는 분들에게 향수를 떠올릴 수 있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중이며, 도시의 바쁜 생활에 지친 분들이 고향처럼 떠올리는 마을로 그리고 출향민들이 다시 돌아오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석형객원논설위원

가볼만한 곳
 

가볼만한곳-성류굴
 

◇성류굴...임진왜란때 불상 피신시킨곳

성류굴은 불영사 계곡 부근에 있으며 길이는 915m(수중동굴구간 포함) 정도이다. 동굴은 석회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색깔은 담홍색·회백색 및 흰색을 띠고 있다.

성류굴은 원래 신선들이 한가로이 놀던 곳이라는 뜻으로 선유굴이라 불리었으나 임진왜란(1592) 때 왜군을 피해 불상들을 굴안에 피신시켰다는데서 유래되어 성스런 부처가 머물던 곳이라는 뜻의 성류굴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주민 500여 명이 굴속으로 피신하였는데 왜병이 굴 입구를 막아 모두 굶어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동굴 안에는 9곳의 광장과 수심 4∼5m의 물웅덩이 3개가 있으며, 고드름처럼 생긴 종유석, 땅에서 돌출되어 올라온 석순,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기둥을 이룬 석주 등 매우 아름답고 다양한 동굴생성물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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