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의 미래칼럼] 전환기 시대, 엑스코와 컨벤션뷰로 역할
[박한우의 미래칼럼] 전환기 시대, 엑스코와 컨벤션뷰로 역할
  • 승인 2022.09.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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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영남대 교수, 빅로컬빅펄스Lab 디렉터
이상길 전 부시장이 엑스코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제 ‘파워풀 대구’를 향한 고속열차의 새 기관장 임명이 끝나가고 있다. 이 사장이 코로나로 망가졌던 전시 및 컨벤션 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위기 경영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기대가 크다.

국제적 행사들이 대면 개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보과학기술학회인 ASIS&T(Association for Information Science & Technology)는 10월 총회를 실질적 교류를 위해 전면 대면으로 개최 예정이다. ASIS&T는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개최되며 데이터 사이언스와 문헌정보학 분야에서 가장 큰 회의이다. 독일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Konrad-Adenauer-Stiftung) 아시아 사무국에서도 싱가폴에서 ACPC(The Asian Conference for Political Communication) 대면 개최를 결정하였다.

4차 산업혁명에서 학술적 환경이 변화되는 흐름을 4C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C는 지식의 성문화(codification)이다. 성문화는 연구논문의 출판을 통해 이루어진다. 다음 C는 다른 사람의 연구 업적을 인정하는 인용(citation)이다. 개인이나 기관 및 국가가 지닌 학술연구의 수준을 파악하거나 평가할 때, 양적 활동을 보여주는 논문 편수와 질적 영향력을 측정하는 피인용 횟수가 중요했다. 하지만 셋째 C인 소통(communication)이 디지털 활동에서 혁신적 요인으로 등장할 것이다. 소통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온라인 기반으로 학술적 콘텐츠를 코디네이션하고 큐레이션하는 행위가 중요하다. 마지막 C는 협력(cooperation)이다. 앞의 C들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협력은 모든 유형에 걸쳐서 필요하다.

학계를 지배했던 ‘논문을 출판하느냐 망하느냐’는 다른 연구자와 ‘협력하느냐 뒤처지느냐’(collaborate or fall behind)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통적 출판을 통한 연구결과의 성문화와 참고문헌의 인용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 보니 웹오브사이언스(WoS), 구글스칼라(GS), 펍메디(Pubmed) 등 데이터베이스가 학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컸다. 그렇지만 협력하느냐 뒤처지느냐로 전환되면서, 국제회의가 지닌 의미와 역할이 커지고 있다. 새로운 연구동원(research mobilization)도 등장했다. 동원이란 용어는 선거캠페인 등 정치적인 맥락에서 많이 언급되었다. 이제는 국제회의를 말할 때 같이 등장한다.

지식을 발견하고 지식의 우수함을 정당화하는 폐쇄적 시스템에 사로잡혀있었다. 동일한 학교나 연구실로 매개된 학맥이 주된 통로였다. 이런 방식으로 충분한 연구동원을 가져올 수 없다. 인접 분야나 거리가 먼 지역과도 상호작용이 있어야 큰 반응이 생길 수 있다. 열린 소통과 협력이 없으면 아무리 우수한 논문이라도 사람들이 잘 읽지 않는다.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온라인 아니면 인용되지 않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연구동원이란 복합적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연구동원은 지식 생산자가 자신의 성과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 공중을 정확하게 찾는 것에서 시작한다. 새롭게 발견된 결과를 원하는 공중에게 잘 도달하도록 조력해야 한다. 이메일과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학술 커뮤니티 내부뿐만 아니라 관련 정책과 비즈니스 담당자와의 관여도를 높여야 한다. 연구자와 목표 공중을 원활하게 연결해야 하는 것이다. 적절한 채널에 최근 결과를 올려서 목표 공중이 해당 연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국제회의는 연구동원에서 전문가들이 수행한 최근 성과의 확성기 역할을 할 수 있다. 주최자인 학회와 협회 등의 주도로 이루어진 공식적 미팅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학술적 세미나와 비즈니스 컨퍼런스 등을 하는 목적은 특정 분야의 연구자, 정책담당자, 전문가 등이 모여서 새롭게 생산해내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연구자도 국제회의에서 교류가 많아질수록 후속 출판과 인용의 기회가 많아진다. 국제회의 등을 통해서 각자의 업무를 업데이트하고 소속한 조직, 도시, 국가에 선한 영향을 주기 위함이다.

여러 도시가 컨벤션 전담조직을 신설해서 국제회의를 유치하기 위해서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대구시는 이러한 흐름에 빠르게 대응했다. 대구컨벤션뷰로는 2003년에 문화관광부가 허가한 국내 제1호 국제회의 전담기구로 탄생했다. 대구시는 2007년에 대구종합무역센터를 엑스코로 이름을 변경하여 전시·컨벤션에 적합한 브랜드를 획득했다. 컨벤션 불모지가 될 뻔했던 대구가 세계 최상위급 국제회의와 관련 산업 전시회 도시로 발돋음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대구는 전통문화와 첨단과학과 소프트웨어 산업이 조화를 이룬 도시이다. 그렇지만 서울과 제주와 비교하면 관광자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국제회의 개최자와 참석자의 수요는 대구를 찾는 관광 목적의 방문객과 차이가 난다. 엑스코와 대구컨벤션뷰로는 관광 마케팅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계적 전시회와 국제회의 개최를 위해 효과적 장소를 찾는 비즈니스맨과 연구자 커뮤니티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전문화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컨벤션뷰로와 엑스코는 디지털 대전환기에 학회와 협회 등이 외부 세계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쿠도스(KUDOS), 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com) 아카데미아(Academia.edu) 등 연구동원 분야의 전문기업과 글로벌 MICE 얼라이언스를 맺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의 컨벤션과 전시 분야의 작은 기업들이 PCO(Professional Convention Organizer)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연구동원 비즈니스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 엑스코와 컨벤션뷰로가 대구 MICE산업 생태계뿐만 아니라 한국과 아시아의 관련 기업과 협력하면서 학술적 가치와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하는 선도기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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