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부시맨 카이는 문명을 전혀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땅에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명 속 부시맨은 바보 그 자체지만 원시 속의 우리 또한 바보 그 자체다. 그들에게 문명은 없지만 문화는 있다. 우리가 목숨처럼 귀히 여기는 시간과 돈도 그들에겐 의미가 없다. 우리가 음식을 남기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을 그들은 매우 의미 있게 받아들이며 결코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 또한 우리의 양식을 위해 가축들의 죽음을 당연시 할 때 그들은 자신들의 먹이로 생명을 내준 동물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며 기도한다. 영화 ‘아바타’의 제이크 셜리가 그랬고 ‘라스트 모히칸’의 나다니엘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영화 속 순수한 원주민들이 보여 주는 행동들의 모습은 발달된 문명에 찌들려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우리 삶을 한 번쯤 돌아보며 살라는 적어도 필자에겐 인생 다큐 같은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아인슈타인이후 인류가 낳은 가장 위대한 천재 과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발전한 과학기술이 결국 인류를 위협하는 최대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지구와 인류는 1만 년 내 가장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2016년 1월 벽두에 경고 한 바 있다. “인류는 핵무기,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 치명적인 지구온난화 등 발달한 과학기술과 이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인해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특히 향후 100년간은 이러한 위험이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멈추거나 되돌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위험요소에 대해 인정하고, 이를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호킹 박사의 경고를 예측이나 한 듯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 2014>는 인간의 오만이 가져온 지구의 멸망을 다룬 영화로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우리가 지구를 위해 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어쩌면 호킹 박사와 인터스텔라에서의 예언처럼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구와 닮은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나는 모습이 우리 인류의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의 보존과 관리는 그래서 결국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영화 속 판도라에서 완벽하게 복원된 아마존은 크기가 우리나라 넓이의 약 70배에 달하고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영토인 동시에 세계의 삼림 자원이며 50만 종 이상의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 그야말로 생태계의 보고다. 이 거대한 산림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인류가 내뿜는 오염물질의 흡수와 맑은 산소의 배출이다. 이것 때문에 붙은 ‘지구의 허파’란 닉네임은 그래서 과장이 아니다.
또한 아마존 강은 세계에서 가장 큰 강으로 페루 안데스 산맥에서 발원해서 브라질 북부를 흘러 적도의 대서양으로 흐른다. 남아메리카 6개국에 걸쳐 흐르고 선박 운행이 가능한 물길만도 7,062km에 유역면적 만 705㎢에 달하는 진정한 녹색 지구의 상징이다. 어쩌면 우주에서 바라 본 지구가 아름다운 녹색의 모습으로 보이는 건 아마존의 강한 생명력 덕분인지도 모른다. 전 세계 모든 생물의 1/2이 서식하고 전 세계 산소의 1/3를 생산하는 진정한 지구의 허파다. 아마존의 원시림은 말 그대로 인류에게 생명의 젖줄이다.
그런데 최근 이 지구의 심장부가 인간의 문명화와 이기로 상처를 입고 있다. 아니 철저히 유린당하고 있다. 금광개발을 위해서, 목축과 목재를 얻기 위해서 최근에는 대두를 생산하기 위해 철저히 파괴되고 불태워지고 있다. 실제 유럽 축산시장의 동물사료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키워야 하는 대두농장의 크기가 헝가리 국토 면적과 맞먹는다고 하는데 이는 곧 아마존지역의 수백만 헥타르가 개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억 년 동안 이어온 아마존 생명의 역사가 불과 수십 년 사이에 폐허로 변했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오늘 우리가 베어버린 운동장 크기의 아마존 숲에는 수억 년을 이어온 생명들의 오랜 이야기가 담겨 있었고 또한 그 속에 우리 인류의 미래가 담겨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