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서는 재미를 찾는 게 아니라 메시지를 찾는 재미가 있다.”
“드디어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가 무엇이냐 물으면 바로 답할 수 있는 영화를 찾았다.”
“시대의 대작… 이 영화를 미리 봤다면 아바타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 할 수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느낌의 댓글들이다.
그리고 모든 댓글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최고의 감동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것에 말 없는 공감을 보냈다. 존 덴버 중위와 관련된 동물은 자신의 친구이자 애마인 시스코와 하얀 발 때문에 자신이 이름 붙인 ‘하얀 발’이라는 늑대 한 마리만 나온다. 그리고 동물이래야 수우족과 자신을 엮어주는 매개체 버팔로 정도다. 크게 특별한 점은 없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바로 인디언들이 사용하는 이름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이름의 대부분이 동물과 관련된 이름이 많다. 예들 들어 수우족 인디언 제사장은 ‘열 마리 곰(Ten Bears)’ 으로 족장은 ‘발로 차는 새(Kicking Bird)’등으로 재미있는 이름이 많이 보인다. 주인공 존 덴버 중위 역시 늑대와 함께 노는 모습을 본 그의 이미지 때문에 ‘늑대와 춤을(Dance With Wolves)‘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토록 자신들의 이름 속에 동물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 것은 자연속의 이미지를 강조한 하나의 작은 사례일 뿐이다. 자연이 우리에게 하는 말을 들을 순 없지만 자연은 그들의 언어로 우리에게 수많은 메시지를 남기고 있었던 것이다. ‘머리에 부는 바람’으로 용감한 청년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주먹 쥐고 일어서’의 이름에서는 남자 같은 성격을 지닌 백인 여성 인디언의 이미지를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재미있고 독특한 인디언들의 작명 솜씨는 부르면 부를수록 재미있다. 하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름은 그래도 ‘송아지 헤픈 웃음’이 아닐까? 낭만적으로 이름을 지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그 사람의 현재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 이름 속에서 축원의 의미를 담으려는 우리네 이름보다 그 사람의 진실성을 담으려는 인디언의 이름이 훨씬 더 깊이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나의 이름을 인디언식으로 지어보니 의외로 아름다운 이름이 나왔다. 태어난 해의 숫자와 달의 숫자 그리고 태어난 날의 숫자를 대입해서 만들고 보니 ‘백색 달빛과 춤을’이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아름다운 이름이 나왔다. 와우! 기대하지도 않았던 뜻밖의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마음에 속 들어 가끔 심리치료 활동 때 쓰는데 불려 질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수선화 한 다발을 선물 받은 느낌이다. 기분이 묘하다.
꽃들과 대화하는 타샤 튜더(Tasha Tudor, 1915~2008), 동물과 대화하는 하이디. 우리가 그들을 특별히 기억하는 것은 그들이 지닌 우리와 다른 재능 때문이 아니다. 우리보다 좀 더 관심을 갖고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고 교감을 나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바라 본 것은 단순한 식물과 동물이 아닌 하나의 생명, 또 하나의 우주였다. 영화 <아바타, 2009>의 제이크 셜리와 <늑대와의 춤을, 1990>에서 존 덴버의 시선도 그들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신성(神性)을 그들이 만났다는 것. 그것이 우리와 다른 위대한 점이다. “라마스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