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견숙 대구영선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모든 아이가 그렇지는 않지만, 식당 등에서 얌전하게 있는 아이들은 대개 부모가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보여주고 있기 마련이다. 이 아이들은 소위 ‘태어나서부터 유튜브를 보며 자란 아이들’이다. 독서와 같은 활동과 비교하자면 당연하게도 스마트폰은 아이들에게 훨씬 더 자극적인 매체다. 스마트폰 게임은 특히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여타 PC게임에 비하여 스마트폰 환경에 맞추어 단순화된 작동 방법은 저학년 학생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무조건 스마트폰을 금지하는 것도 답은 아니다.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부모의 중재가 학교보다 오히려 중요하며, 중재나 교육 시에 어린이의 심리적 반발심이 학교 교육 전반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커진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중재에 있어 주의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게 되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 해결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사실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질적인 활동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부모님이 단순히 스마트폰을 압수할 때,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하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에, 할 만한 거리를 자연스럽게 제시하기를, 특히 함께하기를 권한다. 특히 신나는 놀이 활동이 좋은 결과를 줄 것이다. 신체 활동 속에서 스마트폰 게임을 자연스럽게 잊게 할 것이다. 그냥 아이에게 공부하라, 책 읽으라는 이야기만 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활동을 함께 해 보자.

집에서 이러한 조절을 하더라도 아이들끼리 노는 가운데 스마트폰을 접할 경우도 많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의 스마트폰 사용은 분명 다른 친구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친구들과의 놀이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노는 것이 아니라 다른 놀이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보자면 딱히 스마트폰만큼 재미있게 ‘놀 것’이 없어서 그런 것이니까 말이다.

만약 친구와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돌아오더라도, 집에서 더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제공하면 좋다. 어린 학생일수록 게임에 관한 생각을 빨리 떨쳐낼 필요가 있다. 몰입의 깊이가 있다면 짧은 시간도 관계없다. 줄넘기, 자전거 등도 좋고, 슬라임을 만지거나 블록을 쌓아도 좋다. 다만, 공부나 독서로 이러한 시간을 대체하도록 강요하지 않기를 제안한다. 공부가, 독서가 싫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사용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고학년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 자체를 스스로 통제하는 계획을 세워보자. 용돈 기입장이나 다이어리를 정리하듯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정리하는 것도 학생의 성향에 따라서는 좋은 영향을 준다.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회사들도 각고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스스로 특정 앱을 사용하는 시간의 최대치를 설정하는 기능을 개발하기도 하고, 어린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동적인 움직임을 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아이러니한 그들의 노력은 모바일 중독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데 당사자들이 방관할 수만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앱이나 프로그램들을 알아놓고 사용하는 것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학생뿐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스마트폰 사용을 함께 조절하는 ‘합리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너는 어리니까 조금 사용하고, 엄마는 할 일이 많아서’ 등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심리적 반발심을 일으키기 쉽다. 실제로 어른들이 스마트폰 사용의 필요가 많을지도 모르나, 되도록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사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님이 먼저 본을 보이는 것은 비단 스마트폰 중독과 관련해서 뿐만이 아니라, 어떤 교육에서도 가장 필요한 방법이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소프트웨어를 기반한 미래 교육이 오늘날 교육의 화두가 된 지금, 우리는 그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은 성인에게도 위험한데 하물며 어린 학생들에게는 얼마나 큰 유혹이 될까. 스마트폰에서 건강하게 마음을 돌리는 고민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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