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서비스 ‘당근마켓’
택배로 인한 사기피해 최소화
고령자도 이용하기 쉽게 개발
생산, 제품, 판매를 우선시했던 시대는 ‘기업지향적 마케팅’이었다면, 관계 마케팅, 통합 마케팅, 사회적 책임 마케팅을 중요시하는 지금은 ‘고객지향적 마케팅’이라 볼 수 있다. 기업 성장에 있어 제품 품질은 기본이다. 나아가 영업 활성화를 위한 고객 방문율·구매 전환율·객단가 증대 등의 고객지향적 마케팅은 선택 아닌 필수다. 그 사례로 당근마켓, 철수씨, 현대카드, 시몬스를 살펴본다.

◇고객지향적 중고거래 플랫폼 1위 ‘당근마켓’
대한민국 최북단 강원도 고성, 전남 땅끝마을 해남, 바다 건너 울릉도… . 전국 방방곡곡의 누적가입자수 3천900만 명(2024년6월기준)이 당근마켓 ‘동네생활’로 연결됐다. 일명 ‘하이퍼로컬(hyper-local·지역 밀착형) 서비스’인 이용자 주변 정보를 활용한 인터넷 서비스다. 중고거래 당근마켓은 내가 이용하고, 내 가족과 친척, 친구, 이웃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대표격이다. 당근마켓은 설립 6년 만인 2021년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벤처)에 등극하기도 했다.
당근마켓의 경쟁력은 크게 3가지 관점이다. 첫째, 택배 거래가 아닌 직거래로 [신뢰]를 차별성으로 삼았다. 당근마켓은 직접 만남의 거래를 통해 택배 거래로 발생되는 사기피해, 먹튀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였다. 둘째, 당근마켓은 전화번호 기반의 가입방식을 채택해 고령자나 디지털 기기를 다루기 힘든 소비자도 쉽게 접근하도록 했다. 셋째, 당근마켓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인증 방식으로 플랫폼의 신뢰도를 높여왔다.
이처럼 당근마켓은 이용자와 소통 강화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았다. 다양한 이용자와 인터뷰를 통해 서비스 개선에 중점을 두어 왔다. 거래의 신뢰를 높이는 거래 후기, 매너 온도, 활동 배지 등의 기능은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철강금속계 당근마켓 ‘철수씨’
수수료 없이 누구나 쉽게 거래
재고 처리·구매 애로 해결 기여
◇대구경북지역의 철강금속계 당근마켓을 노리는 ‘철수씨’
고객지향적 마케팅의 성공사례는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찾을 수 있다. 철강금속 업계에서 당근마켓 콘셉트를 지향하는 플랫폼으로 2022년에 론칭한 ‘철수씨’다. 연간 약 27만 명이 방문하고 3천여 개 기업이 가입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원자재, 부자재 관리는 기업 생존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재고는 보관 문제, 가격 감가상각 문제 등으로 이어진다. 갑작스러운 자재 부족은 납품기일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이행지체 배상문제 또는 계약 파기를 낳을 수도 있다. 특히 발주 이후 자재를 받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철강금속업의 자재관리는 기업 경영의 핵심이기도 하다.
철수씨는 철강재 판매 희망기업과 구매 희망기업을 연결시켜주는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대홍코스텍(대표 김기환)의 사내벤처 ‘철수씨’는 ‘철을 빼어나게 잘 찾는다(철+秀+see)’라는 의미로 스토리텔링하였다. 이를 브랜드 마케팅 관점으로 진행해온 것이 성장의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철수씨의 경쟁우위요소는 4가지 관점이다. 첫째, 중소기업들이 수수료 없이 철강 원자재를 온라인에서 직접 거래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둘째, 중소기업들이 겪는 악성 재고 처리, 긴급 구매 어려움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셋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 기업들의 온라인 쇼핑몰 재고까지 검색되는 기능을 제공한다. 그 결과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넷째, 당근마켓처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역발상 서비스 ‘현대카드’
고객 라이프스타일 맞춰 혜택
테니스 등 활발한 문화마케팅
◇역발상 서비스 차별화로 카드시장의 혁신을 가져온 ‘현대카드’
현대카드는 카드업계의 후발주자다. 경쟁사보다 한발 늦은 2001년에 시장 진출했지만 돌풍을 일으키며 성장해왔다. 현대카드의 성장 비결은 차별화된 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다. 현대카드는 신상품 론칭의 성공을 위해 ‘마케팅 차별화’ 및 ‘마케팅 힘(力)’을 전파한 대표적 사례다.
현대카드는 초기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고객관점의 역발상 서비스, 차별화 마케팅 등으로 카드업계의 혁신 아이콘이 되었다. 2003년 현대카드 M을 시작으로 C, T, K, A… .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시장을 세분화하고, 이를 상징하는 알파벳을 브랜드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을 펼쳤다. 예를 들어 현대카드 C는 ‘체크(Check)’ 카드를 의미하고, M은 다양한 곳(Mutiple)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했다. S는 샘소나이트, 소니 같은 알파벳 ‘S’로 시작되는 브랜드에서 사용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이었다.
2005년에는 ‘슈퍼시리즈’로 불리는 문화마케팅 이벤트도 선보였다. 바로 현대카드 ‘슈퍼매치’였다. 여자 테니스계 월드스타 샤라포바와 윌리엄스의 맞대결을 한국에서 개최하였다. 혹자는 “카드사가 웬 테니스 경기를 하느냐?”라며 냉소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테니스는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과 같은 인기 스포츠는 아니지만 동호회를 중심으로 충성도 높은 팬들이 많았다. 그 결과 슈퍼매치는 테니스 마니아 및 언론의 높은 관심으로 큰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그 이후 슈퍼매치라는 이름은 흥행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의미로 스포츠 경기에서 널리 활용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침대 없는 침대 광고 ‘시몬스’
유튜브로 브랜드 고유 느낌 전달
소비자와 애착 형성 호감도 강화
◇침대 없는 침대 광고로 팬덤을 만든 ‘시몬스’
시몬스는 2019년부터 ‘침대 없는 침대’ 광고 캠페인을 선보여 왔다. 당시 시몬스 침대의 TV 광고는 침대가 등장하지 않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15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브랜드가 가지는 품질의 자신감이 아닐까. 시몬스는 여느 브랜드처럼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소리치는 마케팅으로 구매전환에 대한 조급함을 지양하고자 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구전을 위한 마케팅 콘셉트 설정과 광고 기획을 지향하고자 했다.
그 출발점으로 ‘멍 때리기’ 캠페인이 인상적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3년간 지속되자 삶의 지침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들에게 힐링과 치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멍 때리기’라는 소재로 캠페인을 전개하였다.
통상적으로 TV를 통해 먼저 공개했던 기존 광고 전략과 다르게 멍 때리기 콘셉트의 광고 영상을 유튜브로 먼저 공개하고 다른 채널로 확대해 나갔다. 채널별 광고에 있어 시몬스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메시지보다는 브랜드 고유의 ‘느낌’이 아니었을까. 그 결과 광고는 공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유튜브 조회 수가 폭발하는 모습에서 마케팅 전략, 콘셉트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시몬스는 이를 발판 삼아 단시간에 대중과의 친밀감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즉 시몬스는 침대 제품의 교체주기가 짧게는 5~6년, 길게는 7~10년 이상인 재화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소비자가 광고를 인지하는 순간 구매로 연결하려는 목적지향보다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 애착관계를 강화하는 전략에 집중한 것이었다. 지금 당장 침대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시몬스에 대한 호감도 업(UP)을 통한 시몬스 제품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데 포커스를 두었다. 이러한 시몬스의 마케팅 전략은 팬덤 형성으로 연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코로나 이후 가구,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몬스 침대를 찾는 소비자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9년에 2천억 원, 2023년에 3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쾌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요컨대, 2025년을 넘어 미래의 마케팅전략 핵심은 ‘기업지향 노(NO), 고객지향 예스(YES)’ 아닐까.
곽대훈/더얀애드(대표), 경영학박사, 겸임교수(계명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