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혼은 젊은 층이나 중년의 이야기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60∼70대에서도 재혼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평균 수명의 증가와 함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나이든 솔로들의 동반자 찾기가 이제는 훨씬 더 당당하고 적극적인 모습이다. 예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너무나도 빠르게 달라진다.
60∼70대 이상에서도 재혼이 증가하는 이유는 첫째, 고령화 사회의 변화다.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서면서 60~70대는 더 이상 노년기가 아닌 ‘제2의 인생’으로 인식되고 있다.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이혼한 이후에도 남은 긴 인생을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이다. 둘째는 외로움과 정서적 교감에 대한 필요다. 자녀들이 성장해 독립하면 부모는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노년기의 가장 큰 적은 경제적 빈곤이 아니라 ‘정서적 외로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다. 삶을 함께할 동반자가 있다는 것은 정신적 안정은 물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하나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다. 과거에는 노년의 재혼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시선이 많았지만 이제는 ‘행복을 위한 선택’, ‘질 높은 노년을 위한 선택’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실질적인 결혼보다는 동거, 사실혼과 같은 형태로 서로를 배려하며 동반자로 살아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나이든 솔로들의 재혼은 결국 정서적 안정과 함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루하루를 더 활기차게 보낼 수 있게 된다. 의학적으로도 동반자와 함께 대화하고 여행하며 취미를 공유하는 것은 노년기의 우울감과 외로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누군가와 함께하면 식사나 건강관리에 더 신경 쓰게 되고 서로를 돌봐주면서 신체적으로도 더 활력 있는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나아가 가족 간의 긍정적인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부모가 혼자 있을 때보다 행복하게 생활하면 자녀들도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부모가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가족 전체의 분위기에도 긍정적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경우가 다르지만 고령의 재혼은 고려해야할 것들도 있다. 자녀의 반대가 없다면 문제가 없지만 자녀가 반대하거나 법적으로 재혼을 할 경우는 유산 상속 문제 등 현실적인 여러 가지 갈등 요소도 있을 수 있으므로 미리 충분한 대화와 조율이 필수적이다. 또한 노년기의 재혼은 단순한 사랑의 감정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상대방의 건강 상태를 충분히 이해하고 돌봄의 필요성이 생길 경우 서로가 감당할 수 있는지도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황혼 재혼은 이러한 크고 작은 문제나 우려들 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훨씬 더 크다. 60∼70대의 재혼은 단순히 ‘나이 들어서 다시 결혼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이것은 저마다 남은 인생에서의 사랑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간절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노년에도 사랑할 권리가 있고 동반자가 있는 삶이 더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황혼 재혼도 축복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