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알면 우리 아이 키가 달라진다”는데 어찌하면 좋은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아이를 비교하는 잣대 중에 성적뿐 아니라 키도 한몫을 담당하는 듯하다. 뭐든 잘해 늘 자랑거리였다는 고등학생의 부모님이 아이랑 찾아왔다. 검진에서 중3 때 키로 별로 자라지 않았다고 한다. 보통 키의 집안이고 어릴 때 검사했을 때 180은 거뜬히 넘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던 고등학생, 성장판 검사를 해보니 다 닫혀있었다.

키에 대한 유전의 영향은? 대개 70~80% 정도 영향을 미친다. 모두 작은 집안에서는 아이 키가 크지 않을 경향도 있으니 정기적으로 성장을 관찰하는 것이 좋다. 어느 시기에 부쩍 덜 자라거나 성장 곡선에서 자꾸 아래로 떨어지는 변동이 생긴다면 전문가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

살이 찌면 키로 간다? 체지방이 쌓이면 지방세포에서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게 된다. 늘어난 체지방에서는 ‘렙틴’이라는 물질이 나오는데, 몸에서 분비되는 렙틴은 신진대사와 식욕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호르몬이다. ‘렙틴’에 의한 호르몬 교란으로 사춘기가 빨라질 수 있고, 성조숙증이 생기면 성장판도 빨리 닫혀 키 손실이 클 수 있다. 비만은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성장 점검은 언제부터? 같은 성별 같은 연령의 아이들을 키 번호 순서대로 세웠을 때 제일 작은 아이가 1번, 제일 큰 아이가 100번이라고 봤을 때 3번 미만, 97번 이상이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키가 너무 작아도 너무 빨리 자라고 커도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되면 만 2세부터 성장호르몬 치료가 가능하다. 부당 경량아(SGA·small for gestational age)는 출생 당시 임신 주 수에 따라 정해지는 기준의 키와 체중이 3백분위 수(같은 성별, 연령인 100명을 순서대로 했을 때 셋째) 미만에 해당하는 신생아로 임신 40주에 출생한 신생아 중 남아 2.8㎏ 미만, 여아 2.7㎏ 미만이면 부당 경량아로 진단한다. 만 4세 이후에도 키가 3백분위 수(3 percentile) 아래면 성장호르몬 치료에 보험이 적용된다. 성장호르몬은 어릴수록 비용 대비 효과가 좋다.

최종 성인 예측키는? 예상키는 아이의 역연령과 골연령, 당시의 키를 바탕으로 계산한 값으로 뼈 나이를 토대로 성장 가능 키를 계산해서 알려주지만, 다 자랐을 때 성인 키가 다른 경우도 생긴다.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중강도의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5회 이상하면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 줄넘기, 농구 축구, 배구, 댄스, 계단 오르기, 수영 등 어느 운동이라도 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열심히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엄마가 알아야 할 것은? 먼저, 빨리, 제때, 자주 점검해 보기

제대로 추적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 곡선을 따라 성장이 제대로 잘 이뤄지고 있는지, 매년 잘 자라고 있는지, 점검하고 의문이 들면 전문가와 상담해 볼 것을 권한다. 비만하지 않게 하고 골고루 잘 먹고, 잘 자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


정명희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