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지말지’에서 ‘뭐사지’ 되도록
선택지는 2개 아닌 3개로 세팅
제품 저렴하게 느끼게 단가 표기
높은 금액대는 할부금으로 제시
쉽게 받아들일 정보 먼저 제안
뒤에 오는 부정 정보 쉽게 수용

B2B 기업, B2C 기업의 마케팅이 다른 듯하지만 그 시작점은 고객으로 동일하다. 고객은 마음으로 살지 말지를 정한다. 사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는 건 그다음이다. 고객의 심리를 이해한 후, 마케팅이나 영업을 실행하면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다.

고객의 심리를 활용한 사례는 쉽게 볼 수 있다. 기업의 대표나 고객이 마케팅이라고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왜냐하면? 고객은 마케팅을 너무 거창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고, 반대로 SNS 광고만을 마케팅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실생활 마케팅 사례를 살펴보자. (1) 고관여제품을 구매 시 3개의 선택지로 제시되는 경우 (2)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기로 결심한 순간 더 비싼 상품을 권하는 판매원을 볼 수 있다. (3) 생선의 크기보다 작은 상자에 생선을 담아 실제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이게 하는 주인장 (4) 시식 상품으로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판촉사원 등 다양하다.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광고, 판매 방식은 자영업자·소상공인·스타트업·중소기업·중견기업의 마케터, 최고경영자(CEO)에게 꼭 필요하다. 창업시장이나 기업 경영에 있어 제품의 품질 확보만이 능사는 아니다. 고객의 심리를 마케팅에 어떻게 접목하느냐는 기업의 성장을 위한 선택 아닌 필수다.

 

 

◇사례 1: 구매율을 높이는 심리 마케팅 - 고객의 선택지는 3개로 만들라

마케팅에 있어 고객의 방문율과 구매율은 제품의 종류·특성·가격수준·경쟁환경 등에 따라 다르고, 고객의 개성·라이프스타일·경제력 등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제품을 고를 때 선택지가 1개 있으면 ‘예스(yes), 노(no)’의 심리, ‘구매할까, 말까의 심리’를 가진다. 방문고객 10명 중에서 1~2명만 구매하여 구매율은 10~20%에 그친다. 선택지가 2개 있으면 ‘선택(or)’의 심리, ‘A를 구매할까, B를 구매할까’의 심리가 작동된다. 방문고객 10명 중에서 3~4명까지 구매하여 전자보다 구매율은 높아질 수 있다. 선택지가 3개 있으면 ‘A를 구매할까, B를 구매할까, C를 구매할까’의 심리가 발동된다. 10명 중에서 5~6명까지 구매하여 구매율은 더 높아진다. 즉 기업은 저관여제품보다 고관여제품일수록 선택지를 3개로 만들고, 고객의 구매동기 자극과 구매전환율 증대로 연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저녁시간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을 경우를 상상해 보자.

(경우 1) 메뉴1은 ‘파스타+샐러드+커피=14,000원’, 메뉴2는 ‘파스타+샐러드+커피+디저트=19,000원’이다. 메뉴가 2종류뿐이라면 어떤 메뉴가 더 잘 팔릴까? 14,000원짜리 세트를 주문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더 싸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경우 2) 경우 1의 메뉴 1, 메뉴 2를 그대로 두고 메뉴 3을 추가해 본다. 메뉴 3은 ‘파스타+샐러드+커피+디저트+미니피자=25,000원’으로 구성하였다. 메뉴 3이 추가됨으로써 [14,000원vs19,000원vs25,000원]의 비교로 이루어진다. 19,000원짜리 세트메뉴는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게 된다. 경우 1보다 경우 2에서 19,000원짜리 세트메뉴는 더 잘 팔리게 된다.

사람은 기준 가격에서 20% 이상 차이가 나면 비싸거나 싸다고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고객은 3가지의 선택지가 있으면 양 끝에 있는 최고 가격, 최저 가격보다 중간 가격을 선택하는 심리를 가진다. 이러한 심리 마케팅을 맥락 효과의 ‘타협 효과(Compromise Effect)’라 한다.

 

 

◇사례 2: 구매의도를 높여주는 심리 마케팅 -가격은 단가 또는 나누어 표현하라

대형마트, 식자재마트의 광고 전단지를 볼 때 또는 쇼핑하러 매장을 갔을 때를 생각해 보자. 닭고기 가격을 ‘100g당 990원’이라는 POP 광고를 보면 “와, 싸다!” 싶은 마음이 든다. 결국 1kg을 담은 닭의 총금액은 9,900원인데도 불구하고, 총액이 비싸도 단위나 기간으로 끊으면 싸다고 느끼게 된다.

삼성디지털프라자, LG베스트샵, 하이마트에서 쇼핑 경험이 있을 것이다. 판매사원의 설명 방법에 따라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도 주저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최신형 식기세척기를 구매할 경우 판매사원 2명의 설명 방법을 비교해 보자.

(A 판매사원) “매장에서 120만 원에 팔리고 있는 최신형 식기세척기를 구매하시면 20만 원 할인된 금액인 100만 원에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좋은 기회에 구매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설명하였다.

(B 판매사원) “매장에서 120만 원에 팔리고 있는 최신형 식기세척기를 구매하시면 20만 원 할인된 금액인 100만 원에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24개월 무이자 할부도 해드리니 한 달에 41,666원의 부담 없는 금액으로 최신형 식기세척기를 구매할 기회입니다. 구매를 원하시면 000-0000-0000번으로 전화 주시면 친절하게 상담해 드리겠습니다.”라고 설명하였다.

즉, 내용은 같지만 고객이 더 저렴하다고 느끼게 되는 경우는 B 판매사원의 설명일 것이다. 제품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어떤 마케팅 기법으로 판매하느냐는 방문율을 넘어 구매의도, 구매전환율을 높이는데 중요한 잣대가 된다.

 

 

◇사례 3 : 구매동기를 쉽게 자극하는 심리 마케팅 -상대가 잡기 쉬운 공부터 던져라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애리조나 주립대학교 명예교수)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득기술과 관련된 실험을 소개해 본다. 그룹 1의 경우, 대학생들에게 “아침 7시부터 시작하는 심리학 실험에 협력해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승낙한 사람은 31%였다. 그룹 2의 경우, “심리학 실험에 협력해주세요.”라고 먼저 말하고, “실험은 아침 7시부터 시작하니 늦지 않게 와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승낙한 학생은 56%였다.

이 실험에서 상대가 기꺼이 받아들일 만한 정보를 먼저 전달해서 승낙을 얻으면, 그 후에 부정적인 정보를 제공해도 받아들이게 됨을 알 수 있다. 이것을 ‘낮은 공 전략(Low Ball Technique)’이라고 한다. 처음에 낮은 공을 던져 상대가 잡기 쉽게 만들면 높은 공을 던져도 잡는다는 심리 마케팅이다.

요즘 유통채널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온라인 검색광고가 대세다. 예를 들어 가구 제품을 구매 시,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면서 품질이 우수한 것을 고르고자 노력한다. 네이버 검색에서 2가지 경우의 광고 문구를 봤을 경우 어느 것에 더 마음이 갈 것인가?

A 제품 경우는 “4인용 식탁 50% 세일 할인!!! 단, 진열상품은 흠집 있음”으로, B 제품 경우는 “흠집 있는 4인용 식탁 50% 할인!!!”으로 표기하였다.

처음에는 낮은 공(쉬운 요구)을 던진다는 관점에서 A 제품 경우가 더 효과적인 카피 문구다. 온라인 광고 문구에서 고객의 시선 집중, 관심 집중을 가져올 때 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도록 유도할 수 있다. 4인용 식탁 50% 할인은 매력적인 광고 카피다. 이 부분을 매력적으로 생각되면 상세페이지를 자세하게 살펴볼 것이고, 진열상품의 흠집은 감내하게 된다. 고객의 구매동기 자극으로 전화문의 또는 판매장 방문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하지만, B 제품 경우는 ‘흠집 있는’ 키워드가 먼저 강조되어 고객의 구매동기 자극에 있어 부정적이게 된다. 구매동기가 부족하면 구매의도로 연결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고객은 처음에 쉬운 요구를 승낙하면, 그 후에 어려운 요구도 승낙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요청할 때는 처음에는 흔쾌히 받아들일 만한 쉬운 요구를 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이러한 고객의 심리 기술을 마케팅 관점으로 접목한다면 방문율도 높이고, 구매의도 및 구매전환율도 높일 수 있음을 기억하자.

 
곽대훈 /더얀애드(대표), 경영학박사, 겸임교수(계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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