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화된 AI 영상 생성 도구
스토리보드·사진·대사 몇 줄로
숏폼 기반 영화 만들기 쉬워져
기존엔 여러 과정 필요했지만
‘기획→프롬프트→생성’ 충분

2024년을 기점으로 우리는 콘텐츠 제작의 새로운 전환점을 목격하고 있다. 과거에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것이 전문 장비와 수년의 경험, 수십 명의 인력과 막대한 제작비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지금, 누구나 스마트폰과 인터넷만 있다면 자신의 이야기를 영상 콘텐츠로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닌, 콘텐츠 민주화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AI 기반 영상 생성 도구’가 있다. 비전문가도 몇 줄의 대본만 입력하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자신의 삶을 영화처럼 각색해 릴스나 쇼츠 형식으로 배포하는 시대. 이 트렌드는 단지 유행이 아닌,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의 표준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로,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영화의 ‘ㅇ’자도 모르던 일반인이 영화감독이 되고 있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눈에 띄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50대 택배기사 출신의 박상우씨는 자신이 겪은 고객들과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Pika Labs와 Eleven Labs를 활용해 짧은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했다. 이 콘텐츠는 유튜브 채널 ‘인생은 콘텐츠다’에 연재되며, 2030세대 사이에서 ‘진짜 현실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전직 택배기사의 인생을 영화로 제작하면서, 일어난 놀라온 삶의 변화이다.
뉴욕에 거주하는 2세 한인 청년 김로라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야기를 담아 Runway ML을 활용해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그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해 “처음엔 영화과 친구의 도움을 받으려 했지만, Runway에 스토리보드와 몇 장의 사진만 입력하니 나만의 애니가 완성됐다” 라고 전했다. 이 영상은 틱톡에서 50만 뷰를 기록하며, 수많은 이민 2세들의 공감을 샀다.
이는 비단, 어른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딸의 그림을 영상으로 만들어 주고 싶어 시작했던 한 육아맘의 사례도 있다. 딸이 그린 상상 속 캐릭터를 기반으로 Sora by OpenAI에 프롬프트를 입력해 1분짜리 애니 영상을 제작했다. “아이의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순간, 딸도 저도 울컥했어요.” 이 콘텐츠는 SNS에서 ‘엄마와 AI가 만든 애니’로 공유되며 가족 중심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기존의 영상 제작 과정은 기획, 촬영, 편집, 후반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단계 과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현재의 AI 영상 생성 툴은 이를 완전히 단축한 ‘기획, 프롬프트, 생성’ 크게 이 세 가지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이 툴들은 더 이상 ‘전문가의 장난감’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시각화하고 싶은 일반인의 창작 무기가 되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을 중심으로 AI 영상 콘텐츠의 소비가 폭증함은 물론, 이제는 콘텐츠 생산자의 입장에서 sns를 활용하여 부가수익 혹은 메인수익화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세는 ‘1인 브랜드’
가치관·정체성 드러내는 수단
기술만큼 기획·의미 전달 중요
차별화 요소 ‘스토리텔링 능력’
진실된 이야기 하는 자가 승리
이 트렌드의 확산은 필자와 같은 디자이너, 브랜딩 전문가, 교육자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은 더 이상 기술 영역이 아니라 기획과 의미의 싸움이다. 콘텐츠의 방향성, 서사 구조, 감성의 설계야말로 차별화 요소가 된다. 특히, 교육 현장과 창업 현장에서 이러한 AI 도구의 활용은, 창의성과 표현력의 훈련 도구로도 매우 유용하다. 실제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청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AI 툴을 다루는 기술을 대부분 빠르게 습득하고, 스스로 찾아서 이해한다. 하지만, 스토리를 발상하고 기획하는 창의력은 많은 지도가 필요함을 느낀다. 심지어, 자신의 생각이나 결정을 챗GPT에 의지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니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필자가 강연 및 교육을 진행할 때, 기획-제작-발표의 통합형 브랜딩 교육방식을 지향하는 이유이다. 기존의 디자인 교육이 결과물 중심이었다면, AI 도구는 과정 중심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누구나 기획한 이야기를 당일 내로 영상으로 시각화하고, 피드백을 받고, 재구성할 수 있다. 교육은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세상에 보여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교육생들은 자기이해 기반 콘텐츠 교육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정의하는 과정을 스토리보드, 영상 프롬프트,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AI툴을 사용하는 방벙이나 결과물이 아니라, 자기 탐색과 정체성 정립의 여정이 된다. 즉, 브랜딩은 ‘모든 개인이 갖춰야 할 표현력의 핵심 언어’가 되고 있다.
누구나 예술가가 되는 시대! 영상 콘텐츠는 이제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삶의 편린을 기록하고, 스스로의 이야기를 예술로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기술은 장벽을 허물었고, 창작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이제 콘텐츠를 누가 더 잘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진실된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대이다.
AI는 창작의 도구이지만, 창작의 철학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브랜드’란 무엇인가. 그것은 결국 ‘기억되고 싶은 방식’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누구나 자신의 기억 방식을 설계하고, 영상으로 세상에 전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기술은 준비되었다. 이제는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우리는 AI 덕분에 모두 ‘작가’이자 ‘감독’이며, 동시에 ‘브랜드’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