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결혼에서의 시작은 반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많은 3분의 2, 4분의 3이라고 할 수 있고 어쩌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혼은 두 사람이 만나는 인생의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이다. 그런데 이 시작이 너무 늦어지거나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가 먼저 마음을 먹고 관심을 가지며 움직여야 한다.
전통적인 중매 방식을 택하든 요즘 유행하는 결혼중개업체를 통한 소개팅이나 앱을 통한 만남이든 무엇인가를 ‘시작’해야 비로소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흔히 결혼을 ‘인연’이라 부른다. 하지만 인연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 바람과 소망과 관심을 갖는 것 즉, ‘시작’이 없는 인연은 없다.
아무리 좋은 사람, 호감이 가는 사람이 있어도 혼자 상상만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시작의 의지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이런 점에서 결혼은 다른 인생의 과업보다도 ‘시작’의 비중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취업이나 창업, 공부 등은 어느 정도 개인의 노력으로 꾸준히 추진할 수 있지만 결혼은 상대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 상대를 만나기 위해서는 물론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시작하는 용기’가 필수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만 있으면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소개가 들어오거나 중매 이야기가 나오면 망설인다. 결혼은 이상적이어야 한다는 환상이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다.
완벽한 조건을 갖춘 이상형인 상대는 마냥 기다린다고 오지 않는다. 만나러 나가야 하고 찾아 나서야 한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
결혼은 인생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생의 새로운 출발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시작’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좋은가’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와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
중매든 소개팅이든 심지어 첫 만남에서 어색함이 있더라도, 시작했기에 다음이 가능하다. 사랑도 대화도 이해도, 모두 시작이 있어야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고 자라게 된다. 시작을 피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그렇기에 결혼 문제에서 시작은 단순한 절반이 아니라 그 이상이며 전부라고도 할 수 있겠다.
결혼, 망설이지 말고 이제 시작하자. 인연도, 사랑도, 모두 누군가의 결심과 행동에서 비롯되듯 결혼은 더 그렇다. 더 미루지 말고 결혼의 문을 두드려라. 어쩌면 그토록 찾았던 행복이 그 ‘시작’의 문턱 바로 앞에 있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