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견숙 대구영선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학생이 교사나 관리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수업을 거부하고, 학부모가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고, 마약이나 도박에 중독되거나 친구를 따돌리거나 폭력을 행사하고……

지금 교실에서는 이제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사건들이 가득하다. 여러 가지 사안들이 매스컴을 통해 보도될 때마다 ‘정말 이런 일들이 학교에서, 교실에서 일어난다고?’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한두 번 이런 놀랄 일이 있는 게 아니다.

어쩌면 뉴스의 사건을 보면서 우리 학교의 어떤 아이, 혹은 어떤 학부모님을 떠올리게 되는 교사들도 많을 것이다. 학부모의 부당한 민원, 모욕, 폭행 등 ‘몬스터 페어런트(Monster parent)’ 문제는 이제 시시한 주제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책에 대한 고민 역시 깊어지지만, 좀처럼 해결할 수 있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세계 각국에서도 이러한 학교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서 다양한 교육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는 학생의 문제 행동, 폭력 사건 빈도 상승 등 최근 교실 내의 복잡한 교육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실천팀(Action team)’을 구성하였다.

실천팀은 교사와 교육지원 인력, 학교 경찰, 학부모 등 교육 관계자 20명의 교육 리더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들은 교내 폭력이나 복합 문제에서 학생과 교사의 학습과 안전, 웰빙을 지키기 위한 정책 권고안 및 실행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다. 이 보고서의 실행 방안들은 빠르면 올해부터 시행될 수 있으며, 이들은 정책의 시행 과정에서도 자문을 이어가게 된다.

또한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의 경우,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전문가인 학생 지도교사, 보안 요원, 아동 또는 청소년 돌봄 전문가, 교육 및 교실 관리 전문 교사 등을 선발하고 학교에 지원한다. 이러한 전문 인력은 학교의 필요에 따라 교실 관리 전문 인력으로 활동한다.

덴마크에서는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위한 임시 교육기관인 ‘긴급학교’를 올해 개교하였다. 긴급학교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 최대 7명이 최대 15일간 원적 교에서 분리되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폐교를 확보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대기 없이 즉시 개입할 수 있는 체계를 통해서 피해 학생과 교사, 그리고 가해 학생까지 모두를 위한 조치로 설명한다.

긴급학교에 배치될 교사는 교육은 물론, 심리, 특수교육 등의 분야에 자격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되며, 긴급학교에 학생들이 오지 않아서 업무가 없을 때는 교육 심리 및 상담 등과 관련한 다른 업무를 병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긴급학교는 처벌이 아니라 문제 학생이 학급에 복귀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맞는 교육과정을 투입하는 그것에 중점을 둔다. 이와 함께 덴마크는 폭력 학생 문제 해결을 위하여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는 다른 학교로 전학 처리를 할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철학 기반의 공감 수업을,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벌여 평화롭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공감 수업을 시행한 학교들의 약 47%가 학교에서의 폭력 발생이 줄어들었다고 보고하기도 하였는데, 공감을 위해서 연극 등의 활동을 연계하여서 운영하고 있다. 호주는 지금까지의 학교폭력 교육에 대한 실패를 선언하며 경쟁이 없는 교육, 함께 협력하는 교육 등 ‘자율성을 지원하는 교육’을 폭력에 대한 해결점으로 보기도 하였다.

다양한 교실에서의 문제 상황, 교권의 침해 등을 통해서 우리나라도 다양한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중대한 사안 발생 시 즉시 분리 원칙만 보더라도 실제로 분리할 공간이나, 분리해서 관리해 줄 사람이 없을 경우가 많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 누구를 원래 있던 학반에서 분리해야 하는가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걸 보면, 아직은 탁상행정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즉시성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이 있다면, 모든 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교실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담임교사만이 끌어안고 가기에는 지금의 문제들이 너무나 복잡하고 버거워졌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위험의 상황들은 학교의 안전성을 크게 위협하며, 학습 내 환경은 물론 학생들의 정서적인 안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모든 학습공동체의 학교웰빙을 지향하기 위해서라도 학교에서 폭력은 철저하게 관리되고, 관련 정책이 발전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김견숙 대구영선초등학교 교사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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