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크기의 양파를 물 컵 위에 각각 올려놓은 다음 한 쪽에는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들려주고 다른 한 쪽에 양파는 ‘너 정말 미워!’라는 말을 일정기간 들려주고 나서 양파의 길이를 재어 보았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결과를 한번쯤 들어보셨죠?
다소 진부해 버릴 정도로 지나간 실험실 이야기이지만 아마 독자분들께서는 당연히 ‘사랑한다는 말을 들려 준 쪽의 양파가 잘 자라겠지’ 라고 생각할겁니다. 비슷비슷한 사례들이 너무 많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가 여기에 좀 의문을 달아보았습니다. 아무리 긍정의 메시지가 의미가 있어도 식물의 성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정말 사실일까? 상식적이지 않아서 그냥 맹목적으로 믿기에는 좀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로 직접 증명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전 사실 궁금한 건 못 참거든요.
아마 여러분들께서도 의도와 실험의 내용은 충분히 이해했지만 팩트인지는 다소 의심스러웠을겁니다. 그래서 제가 일단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와 유사한 실험 논문을 꼼꼼히 검색했습니다. 그리고 유사한 사례를 찾아 실험의 결과까지 모두 확인 했습니다. 한국과 해외사례에서 유사 사례를 확인했지만 제가 가설로 잡았던 내용은 다행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실험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실험의 가설은 ‘따뜻한 말을 들은 임신한 쥐와 나쁜 말을 들을 임신한 쥐들이 낳은 새끼들의 뇌 무게가 다를 것이다!’ 는 것과 ‘따뜻한 말을 들은 임신한 쥐와 나쁜 말을 들을 임신한 쥐들이 낳은 새끼들의 산자수가 다를 것이다’는 가설 둘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 것으로 생각이 드십니까? 쉽게 예측해보면 따뜻한 말을 들은 쥐가 훨씬 더 많은 새끼 쥐를 낳았고 뇌 무게도 무거웠겠다고 생각하시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결과보다 말의 과정,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신체에 미치는 결과입니다.
이 실험을 위해 실험준비에서 결과의 도출까지 꼬박 6개월이 걸렸습니다. 사실 저는 쥐 실험을 하기 전까지 정말 쥐를 너무너무 싫어했습니다. 어릴 적 엄청난 크기의 쥐를 화장실에서 만난 이후로 쥐는 이 세상에서 제가 가장 싫어하는 동물랭킹 2위였습니다. 1위는 여러분의 짐작대롭니다. 그래서 실험은 커녕 쥐를 쳐다보기도 힘들고 만지는 건 애초에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누굽니까? 상담심리학과 교수가 아닙니까? 저의 부정적인 생각도 못 바꾸면서 누군가를 상담한다는 건 말이 안돼죠? 그래서 스스로 최면을 걸었습니다. 내가 실험하는 이 쥐는 어릴 적에 내가 봤던 그 쥐가 아니라 만화 속에서 봤던 작고 깜직한 쥐라고 생각의 관점을 바꾸었습니다. 이름도 서양에서 가장 유명한 쥐의 이름 미키마우스의 ‘미’키와 동양에서 가장 유명한 쥐 피카츄의 ‘피츄’를 따서 실험용 쥐의 이름을 ‘미키피츄’로 바꿔 실험하면서 쥐 트라우마까지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결 더 실험이 의미 있더군요. 우선 실험을 위해 쥐를 세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A그룹의 임신한 쥐 8마리에겐 하루에 한 시간씩 제 손위에 올리고 어릴 적에 우리가 들었던 따뜻한 엄마의 자장가 소리를 들려주며 해금을 배경 음악으로 넣었습니다. 그리고 B그룹의 임신한 쥐 8마리에겐 하루에 한 시간씩 고양이와 호랑이등의 천적소리와 나쁜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C그룹은 관찰 그룹이었습니다. 결과가 궁금하시죠?
따뜻한 말을 들은 쥐들 8마리는 평균 새끼를 14마리를 놓았고 새끼들의 뇌 무게도 정상보다 약간 무거웠던 반면미운 말을 들은 쥐들 8마리는 평균 새끼를 11마리를 놓았고 새끼들의 뇌 무게도 정상보다 약간 가벼웠습니다.
그런데 실험에서 아주 충격적인 장면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미운 말을 들은 어떤 어미 쥐는 자신이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스스로를 물어뜯고 자학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반면 제게 따뜻한 말을 들은 어미 쥐는 저의 손에서 편안히 잠들기도 했으며 새끼들의 뇌 무게는 물론 산자수까지 평균보다 많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 이번 실험을 통해서 따뜻한 말이 갖는 기적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지탄하기 위해 손가락질 하는 모습을 보면 검지를 제외한 모든 손가락은 자신을 향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게 말의 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