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가 문득 힘든 일이 생기면 부모님을 찾게 된다. 혼자서 속앓이하던 문제들도 나보다 앞서 살아오신 부모님의 말씀을 듣다 보면 새로운 해결책이 보이기도 한다.
“넌 무엇보다 끈기와 집념이 있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어.”
아버지는 항상 나의 강점을 칭찬해 주시면서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 주신다. 정신이 나약해질 때면, 아버지께서 해주신 말씀이 심지가 되어 가슴 속에서 기지개를 켜듯 뻗어 나온다. 그 덕분인지 지속적인 노력으로 다양한 도전에 성공했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 신춘문예 동화 당선, 수업연구교사 등 비록 다년간의 시간이 걸렸지만 도전의 성공이라는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 덕분에 나는 삶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은 집념과 끈기라고 믿는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김연자가 노래한 아모르파티의 가사처럼 사람의 삶이 한 편의 소설이라고 생각해 보면, 우리는 각자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역경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아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 산티아고가 거대한 청새치와 사투를 벌이를 모습을 통해서 한계에 도전하는 불굴의 의지와 끈기를 보여준다. 비록 육체적으로는 패배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승리하는 노인의 모습에서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호머의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겪는 10년간의 고난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끈기와 인내의 전형을 보여준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도 주인공들은 자신의 욕망이나 운명에 맞서 끈질기게 저항하거나, 때론 파멸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길을 고집하는 모습을 통해 집념을 양면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판소리 속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소리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한다. 소리꾼의 득음 과정은 수많은 고통과 인내를 요구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예술가의 집념과 끈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렇듯 여러 문학 작품에서도 집념과 끈기는 단순히 개인의 성공을 넘어 인간 본연의 의지나 공동체의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테마로 다루어지고 있다.
다시 ‘아모르 파티’의 노래로 돌아가서 마지막 가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너 자신을 사랑해라. 후회 없을 사랑을 해라. 아모르 파티.” 라틴어로 운명을 사랑하라는 ‘아모르 파티(Amor Fati)’의 뜻처럼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과 상황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자신을 긍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후회 없이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마주하는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 용기의 열쇠가 바로 집념과 끈기라고 생각한다.
이수진 대구교육대학교 대구부설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