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홍란 시인·문학박사
함께하는 것은 시작이고,

함께하는 것은 진보이며,

함께 일하는 것은

성공이다.

- 헨리 포드



독일 유명 과학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가 한국 사회 전반의 구조붕괴 가능성을 경고하는 “한국은 끝났다(South Korea is Over)”라는 충격 전망을 제기한 적 있다. 나는 그 제언에 ‘한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라고 반기를 든다. 구독자 2,380만명을 보유한 쿠르츠게작트는 사회·경제·기후 등 주요 이슈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전파하는 독일 기반 과학 콘텐츠 채널이다. 한국의 현실을 조목조목 집약해 살핀 후 발표한 결과물이기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강한 부정으로 마음을 다잡아보는 것은 나뿐이 아닐 것이다.

쿠르츠게작트의 영상은 한국의 저출산 문제로 시작된다. 세계로 퍼져나가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상 속 한국은 출산율 하락과 인구 고령화로 사회 전반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있다. 제작진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출산율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들어 위기의식을 고취시킨다. 그 위기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다다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2060년경에는 한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자이고, 전체 인구는 현재에 비해 30%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2040년부터는 GDP 성장곡선도 하강기에 접어들어 장기 침체에 이르게 될 것이고, 연금 시스템도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한다.

쿠르츠게작트의 영상은 군사력의 위기와 함께 한국 사회에 밀어닥칠 정신질환에 대해서도 예견한다. 한국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나라이다. 지금처럼 인구감소가 지속되면 현재와 같은 병력 규모의 유지는 불가능하다. 특히 2~30대 청년층 비율이 전체 인구 5%에 불과해지면 사회 전반의 동력 약화로 균열의 발생 빈도가 높아질 것이다. 그 여파로 삶의 질은 낮아지고 ‘외로움, 우울의 유행’이 닥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한국은 끝났다’고 대놓고 ‘South Korea is Over’이라는 말하는 쿠르츠게작트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노예처럼 살았던 일제강점기,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었던 절체절명과 치욕 속에서도 기사회생한 민족이다. 그러나 우리는 쿠르츠게작트의 ‘한국은 끝났다’는 말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일제강점기의 나라 잃은 설움은 일본에 의한 치욕이었지만, ‘한국은 끝났다’는 쿠르츠게작트의 망언은 한국인의 삶을, 보이는 대로 보고 표현한 우리의 민낯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끝났다’는 망언에 일침을 가하듯 한국 사회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다함께 돌봄’의 물결이다. ‘다 함께’ 라는 단어를 되짚어보면 ‘모두 같이’, ‘우리 모두 더불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참 따뜻한 말이다. ‘누군가 내 곁에 있다는 것’, ‘누군가 내 말을 들어준다는 것’, ‘누군가 내 말에 응답해 준다는 것’은 ‘함께 한다는 위로’이다. ‘격려이고 응원’이다.

내가 거주하는 대구 수성구에서도 ‘다함께돌봄센터’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와 시민이 함께 아동돌봄의 중요성을 나누고 다함께돌봄센터의 역할과 더 나은 돌봄 환경 조성을 위한 공감대를 확산을 증명하듯 ‘다함께돌봄봉사원’으로 활동하는 분들도 많아졌다. 나도 그 중의 1인이다. 내가 가는 곳은 ‘행복숲’이다. 다함께돌봄센터가 지역 공동체와 함께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열린 공간이 될 것이란 나의 희망은 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행복숲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내 수업의 문패는 ‘곽홍란의 생각하는 글쓰기 <나도 할 수 있어요>’로 정했다. 어린시절 좋은 글을 읽고, 글쓰기를 배우는 것은 인간의 삶 전반에 창의력과 긍정의 사고방식을 선물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글쓰기는 단순한 문자 표현활동을 넘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자신감을 얻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생각을 구조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기술은 어린이들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글을 읽고, 또박또박 발표하고, 귀 기울여 들어주고, 생각한 것을 글, 그림, 노래로 표현하는 나의 어린이들은 성장하고, 그 틈에서 조금씩 성숙해가는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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