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10월 10일)을 앞두고 평양의 공군 비행장 일대에서 최대 수만 명을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다. 행사에는 중국과 러시아 등 각국에서 예년보다 격상된 급의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고 중국 전승절(9월 3일) 이후 북·중·러가 평양에서 연대를 과시하는 모습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군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겸 통합러시아당 의장이, 중국도 이달 초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고위급 왕래” 강화 입장을 밝힌 만큼 예년보다 고위급 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전방된다.

북한은 이번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연초부터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가들에 초청장을 보냈다. 이에 예전보다 많은 나라에서, 이전보다 격상된 급의 고위인사들이 북한의 초청에 응해 참석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노동당 창건 기념행사를 20여일 앞두고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에서는 수 개월 전부터 대규모 열병식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제식훈련 행렬과 이동식 미사일발사대로 추정되는 차량 등 위성사진으로 포착된 장면으로 미뤄볼 때 이번 열병식 규모가 과거보다 대규모인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행사가 체제의 정통성과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북·러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과 중국 전승절 참석 등을 계기로 국제 무대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 위원장이 자신의 치적을 대내외에 과시하려 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열병식 당일엔 신형 무기 체계를 공개해 군사력을 과시할 가능성도 높다. 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최종 완결판”이라고 주장한 ‘화성-19형’이나 차세대 ICBM이라고 밝힌 ‘화성-20형’의 탄두부·추진체 일부, 최신형 자폭 무인기 등이 거론된다.

최근 몇 년간 실시된 북한의 열병식 동향을 감안하면 이번 열병식도 야간에 개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23년 9월 9일 정권수립 75주년 열병식을 야간에 열었다.


이기동기자 leekd@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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