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포기 조건부 대화’에 신중기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포기를 전제로 한 북미대화’ 를 타진한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여전히 미국의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당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22일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세 장관은 완전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제안과 관련해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북한 관영매체들에 보도됐다.

이에따라 오는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4번째 만남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측은 김 위원장의 대화 의향 피력이 있었다고 해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치워 놓지는 않겠다는 취지의 신중한 기류인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향후 북미간의 물밑 조율을 거쳐 APEC 계기에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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