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국
영남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교수

림프부종은 암 치료 후 흔히 발생하는 만성 질환으로, 많은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림프부종은 몸의 림프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조직에 고이는 상태로, 주로 팔이나 다리 등에 부종이 발생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림프액은 세균이나 노폐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림프관이 손상되면 이 액체가 고여 피부가 부풀어 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 축적과 섬유화가 일어나 피부가 딱딱해진다.

초기 증상으로는 가벼운 부기와 무거움, 통증이 나타나며, 방치하면 반복적인 감염이나 이동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 일차성은 선천적 림프관 이상으로 드물게 발생하며, 주로 10~25세 사이 증상이 시작된다. 이차성은 외부 요인에 의한 것으로 유방암이나 자궁암 치료 과정에서 림프절 제거나 방사선 치료로 인해 자주 나타난다.

전 세계적으로 약 2억5천만명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특히 서구권에서는 암 생존자 중 15~40%가 림프부종을 경험한다.

림프부종은 대부분 수술 전 비수술적 접근을 우선한다. 가장 표준적인 방법은 ‘복합림프물리치료(Complex Decongestive Therapy, CDT)’으로 물리치료사나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진행된다.

CDT는 부종 감소를 목표로 ‘도수림프배액(Manual Lymph Drainage)’을 통해 부은 부위를 부드럽게 마사지해 림프액 이동을 촉진하며, 특수 압박 붕대나 스타킹을 착용해 부종을 예방한다. 가벼운 운동(스트레칭, 수영)과 피부 관리도 필수적이다. 꾸준히 시행하면 부종이 50~70% 감소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 부종이 개선되지 않을 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림프정맥문합술(Lymphovenous Anastomosis, LVA)’은 막힌 림프관을 정맥에 연결하는 방법이다. 현미경 아래에서 림프관(지름 0.3~0.8㎜)을 찾아 정맥에 문합해 림프액이 혈관으로 배출되도록 한다. 보통 팔이나 다리에서 시행되며 특히 유방암 관련 림프부종에서 유용하다. 다만 림프관이 너무 가늘면 연결이 어려울 수 있다.

‘혈관화 림프절 이식술(Vascularized Lymph Node Transfer, VLNT)’은 건강한 림프절을 혈관과 함께 이식하는 수술이다. 부종 감소율이 40~60%에 달하며 LVA와 병행 시 보다 우수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단순제거수술로는 고착된 지방과 피부 등을 제거하는 ‘지방 흡입술’과 ‘직접 절제술’이 있다.

림프부종 수술은 초기 단계(부종이 부드럽고, 증상 발현 1~2년 이내)에서 수행하면 성공률이 80% 이상이다. CDT 실패 시 3개월 이내 수술을 고려하면 최적으로, 5년 이상 지난 고착 단계에서는 단순제거수술이 주를 이룬다.

림프부종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 환자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으니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를 찾기를 권장한다.

김일국 영남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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