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생태예술제를 개최해 보니

생태 이야기·시·노래·춤 등
1박2일간 20여개 프로그램
작지만 보람 있는 행사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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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우포생태예술제에 참가한 유치원생들이 ‘자연아 고마워’ 등 노래를 부르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의 덕원고등학교와 경북불교대학 중간에 망월지가 있다. 봄이면 두꺼비들이 산에서 내려와 산란을 한다. 이곳 망월지는 한국최대의 도심 두꺼비 산란지이다. 도움을 주신 분들 덕분에 생태 이야기, 시, 노래 춤 등의 프로그램들로 올해 5월에 뚜비생태예술제를 했다. 작지만 보람 있는 행사였다.

올해 9월은 서울과 구미 등에서 강연 요청이 많아 바쁘게 지냈다. 강연은 하루 일정이라 즐겁게 하면 되고 익숙하다. 하지만 2달에 걸쳐 계속 신경을 쓰게 된 일을 하나 했다. 지난 9월 27일 토요일부터 9월 28일 일요일 1박 2일 동안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 우포늪체험장 교육동과 우포늪 일원에서, 우포늪 보전과 지역 활성화를 추구하는 제1회 우포생태예술제를 개최했다.

오래전부터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본격적인 것은 세밀하게 일을 잘 처리하는 박종권 선배와 같이 2달 전에 행동으로 이어졌다. 제목은 우포생태예술제로 하고 1박 2일의 행사로 첫날엔 유치원생들의 자연 주제 노래, 전문가들의 생태 이야기, 시, 노래, 춤, 반딧불이와 별자리 체험 그리고 둘째 날엔 우포늪 명소 방문, 역사 프로그램인 마산터 고분의 옛 주민에 대한 차 바치기(헌다례) 등으로 생각했다.

준비 과정에 배가 산으로 하늘로 2번 올라가는 일이 있었다. 한번은 생태의 보고 우포늪을 주제로 한 생태예술제이기에 환경과 사회공헌을 추구하는 ESG 관련 활동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에 연락해서 후원을 받자는 안이 있었다. 또 한번은 올해는 발표와 토론을 하고 내년에 제대로 하자는 안이 나오기에 그렇게 해보자고 하는 일도 있었다. 후원비는 받지 못했고, 발표와 토론은 예산문제로 하지 않았다. 발표와 토론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소수의 사람들만 주인공이 되는 문제도 있어 처음 생각한 대로 행사를 하자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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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생태예술제 참가자들이 우포늪 인근 마산터 고분에서 주변 정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행사는 예산과 사람이 중요

많은 분들 무료 강의 봉사와

개인들 후원으로 축제 치러

서툴지만 많은 것 배운 시간

행사를 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사람이 중요하다. 처음 하는 행사라 개인들의 후원비로 축제를 치러야 했다. 내가 아는 지인들에게 일일이 전화하여 설명하고 행사 비용을 요청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흔쾌히 후원해 주셔서 무척이나 고맙게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우포생태예술제조직위원회와 한국생태관광연구원의 원장인 내가 주최했다, 김정화 전 한국숲유치원협회장(큰나무어린이집 대표), 한국생태관광협회 제종길 고문, 리베라관광개발 김태명 회장, 미래교육아카데미연구소, 에코파이 김태용 연구소장, H&P 김도완 대표, 김철 대표, 금명자 박사, 신재순 대구환경미술협회장, 영남문학예술인협회장인 장사현 이사장, 최재화 교수, 이상열 우리 꽃 우리 나무 연구소장, 선배인 권진혁 박사, 한삼윤 창녕문화원장, 김성기 창녕임업조합장, 정용권 한습연회장, 친구들인 권순철, 권창범, 여택진, 우성환, 조장현, 황영자, 윤재용, 서울의 김대영, 김태준 박원형, 노기현, 권현숙씨 등 많은 사람들이 후원과 대부분의 강연을 봉사로 해주었기에 가능했다.

후원 비용뿐만 아니라 세심함을 필요로 하는 현수막 내용 고안, 프린트하는 종이의 질에 따라 따른 비용문제, 발표자 이름과 소속기관을 잘못 적어 다시 프린트하고, 당일 날까지 노래 음원 수정 요청 등 쉽지 않은 일들이 많았다. 행사 전날에 가기는 갔는데, 노트북이 무거워 안 가져갔다. 행사장에 도착하니 노트북이 없어 매우 당황했다. 다행히 먼저 온 한 분이 노트북을 가지고 와서 행사를 치룰 수 있었다. 행사에는 이렇게 매우 세심한 노력이 필요했다.

행사가 시작되었고, 바쁘신 중에 시간을 내어주신 김희덕 창녕향교 전교님, 임동섭 우포농협조합장 그리고 노영도 창녕군의원이 축사를 했다. 내빈인사에 이어 창녕유치원생들이 ‘자연아 고마워’ 등 노래를 불러 참가자들을 즐겁게 했다. 작은 천사인 아이들의 밝은 목소리가 참가자들의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 작은 천사들 말 하나 하나에 참가자들이 손뼉치고 밝은 웃음과 표정으로 반응했다. 너무도 즐거워 학생들을 안 보내고 싶었고, 이 학생들이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어도 꼭 초청하고 싶다.

이어서 강연한 오승건씨의 인문학 아닌 입문학 이야기는 매우 다르다. 씨가 발아하기를 염원하고 해충으로부터 보호하는 곳은 씨발하우스라고 했다. 틀에 박힌 생각을 깨고 웃음을 주는 강연이다. 다음은 나의 생태춤 등 생태융합 콘서트 이야기, 임종택 다숲연구소 대표의 노거수 이야기, 이상열 공동대표의 우포늪의 식물 이야기, 송미령, 이정하, 조아랑 시인의 시낭송, 추미정 소프라노의 노래와 이주하 시인의 시 낭송과 시 이야기, 모용원 영남대 교수의 지구와 지갑을 지키는 우포늪 강연, 박윤경 울산학춤보존회장의 울산학춤, 설준원 회장의 생태문학 이야기 그리고 순천대학교 전영국 교수의 흑두루미춤으로 이어졌다.

저녁 식사 후에는 자연환경해설사 고선영씨 해설로 대대제방과 인근에서 40여 마리의 반딧불이를 보았고, 별자리 체험 30년 전문가인 전재하씨가 별자리 보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마지막 행사는 요가 체험이었다. 박영래 요가 전문가 덕분에 10명의 참가자들이 달빛요가를 하는 행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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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를 교란하는 식물종인 가시박이가 나무를 덮고 있는 모습(금호강 주변).

다음 날인 28일에는 사지포 제방 위 팽나무 언덕에서 200만명 이상 이 본 에니메이션인 <마당을 나온 암탉>의 주인공인 잎싹을 주제로 한 자유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소목 나루터에서 참여자들과 습지춤과 마름춤 추기 체험을 했다. 그리고 주매제방에서 우포늪과 멋진 사람들에 감동받은 원장님들의 노래가 이어졌다. 김춘자, 정옥남, 허외화, 김정희 원장의 행복한 노래에 이어 전영국교수의 흑두루미 춤 따라하기 등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주매제방을 걸어 금귀고리 1쌍 등이 발굴된 마산터 고분을 방문하였다. 우포의 옛 주민들을 생각하고, 고분 위에 아무렇게나 있던 소나무 가지들을 치웠다. 우포늪이 인간에게 준 혜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다. 사초군락에서 왕버들나무, 갈대와 물억새에 감탄하고 걸었다. 숙소로 돌아와 김정화 공동대표와 박화섭 원장이 함께하는 행사 관련 이야기가 박종권 차 전문가의 차 강연과 함께했다. 박민옥 대표는 참가자 분들에게 동화구연을 하였다.

지난 9월 27일에서 28일의 1박 2일 동안 약 20개 프로그램을 하는 큰 행사를 하고 느낀 점이 많았다. 확실한 역할 분담이 되지 않으면 1박 2일은 무리였다. 하루 4시간 정도의 프로그램들로 구성하기, 내가 잘못하는 기기 다루기는 잘하는 사람에게 맡길 것, 공연장 현장의 컴퓨터와 방송 시설에 대한 사전 확인이 필요함도 느꼈다. 축제 후 교류의 장 만들기와 추후 발전 방안 모색의 시간 갖기도 필요한 일이다.

다가오는 11월 27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회의가 열린다고 한다. 이날 행사에 우포늪과 우포생태예술제가 소개되기를 기대한다. 우포와 우포생태예술제를 홍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니 생각만 해도 기쁘다.

우포늪에 철새의 계절이 다가온다. 철새와 놀자는 제목으로 왕버들 나무 밑에서 시낭송하고 팽나무 언덕에서 생태춤을 추는 등 우포 현장에서 프로그램하기, 생태계교란종인 가시박이 제거와 철새 모이주기 행사를 12월 초에 하고 싶다. 해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봄날의 아름다운 우포늪은 그냥 지나치기에 너무 아깝다. 연녹색으로 피어나는 야생초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계절이다. 복숭아 꽃피는 4월도 놓칠 수가 없다. 복숭아 꽃 피는 시절에 두릅도 나올 것이다. <우포무릉도원>이라고 부르는 나의 우포늪 인근 농장에서 작은 행사를 하고 싶다. 복숭아 꽃나무 밑에서 지인들을 모셔다 자연 이야기, 시, 노래, 춤 등으로 힐링의 시간을 가지는 꿈을 꾼다.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귀인이 나타난다. 주위 사람들과 같이하고 계속하자. 나는 독자분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하라고 하자고 권하고 싶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주최가 되는 작은 행사를 해보자. 미루지 말고 하기를 들이대기를 권한다. 처음엔 힘들지만 배우고 즐거움이 함께할 것이라 믿는다. 그분들을 응원한다. 도와드리고 함께하고자 하니 연락 주기 바란다. 주저 말고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우포생태예술제를 위해, 멋진 능력을 가지신 많고 많은 분들이 축제에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분들 한 분 한 분의 관심과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날씨도 쾌청하게 도와주었다. 끝나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노용호<한국생태관광연구원장·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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