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실천·소비 진작 ‘두토끼’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소비쿠폰을 기부하는 대구 시민들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지며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소비 진작 효과는 물론, 나눔의 가치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뜻깊은 기부 문화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2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북구 주민 배해주(69)씨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현금 28만원과 함께 “나보다 힘겨운 이웃에게 더 의미 있게 쓰이길 바란다”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배씨는 뜻밖의 소득인 지원금을 어떻게 소비할지 고민하던 중 기부하기로 결심, 1·2차 소비쿠폰 전액을 대구모금회에 전달했다.

이러한 지원금 기부 사례는 배씨가 처음이 아니다. 1차 소비쿠폰 지급 당시에도 남구에 사는 김기호(90)씨가 지원금에 해당하는 현금을 대구모금회에 기부했다. 그는 “나는 받지 않아도 되는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며 이웃사랑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민 김진석(46)씨도 “쿠폰을 받자마자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족 3인에 해당하는 지원금 전액을 쾌척했다.

민생회복소비쿠폰은 국민 생활 안정과 소비 촉진을 위한 목적으로, 현금화 또는 타인 양도는 불가능하다. 이에 세 기부자들처럼 지급 받은 쿠폰은 생활에 사용하고 동일 금액을 기부로 환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구모금회는 더 많은 시민들이 뜻깊은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모금회 계좌를 통해 기부를 받고 있다. 유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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