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갑상선암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서 여러 매체에서는 이를 ‘착한암’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는 갑상선암의 약 98%가 진행이 느리고 사망률이 낮은 갑상선 분화암이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실제 갑상선암의 사망률은 여성 10만명당 0.5명, 남성 10만명당 0.3명으로 매우 낮고, 5년 및 10년 생존율은 거의 100%에 달해 전이되지 않은 갑상선 암의 경우 암을 진단 받은 후 5~10년 내에 갑상선암에 의한 사망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좋은 예후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지 다른 치료 선택지는 없는지, 혹은 한번의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지를 궁금해한다.
갑상선암의 표준 치료법은 수술인 갑상선 절제술로 수술을 통해 암을 모두 제거해 재발을 막고 생존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유두암과 같은 갑상선 분화암의 경우 병의 진행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수술을 시행하지 않는 적극적 관찰을 치료전략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적극적 관찰이란 갑상선 분화암중에서도 국소침범이나 경부림프절전이, 원격전이가 없는 1㎝미만의 저위험도 미세 유두암을 대상으로 수술 대신 정기적인 초음파 추적관찰을 통해 관리하는 치료전략이다. 하지만 암이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전략을 바꿔 수술을 받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면서 수술로 인한 불편감이나 합병증을 피하기 위한 대안이 고주파 절제술이다. 고주파 절제술은 2007년 신의료 기술로 등재돼 주로 미용상의 문제나 목 불편감을 일으키는 양성 갑상선 결절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며 2016년 부터는 그 적용범위가 확대돼 수술이 어려운 갑상선 재발암에 대해서도 시행됐다.
최근에는 갑상선 유두암의 1차 치료법으로도 임상 적용이 시도되며 긍적적 치료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 관찰이나 고주파 절제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 선택지가 모든 갑상선암 환자에게 적합하지는 않다. 갑상선 유두암 내에서도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세부 유형이 있으며 암이 진행돼 성대 신경, 식도, 기관 등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측경부 전이가 발생한 경우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진행된 병기의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급격히 감소해, 3기에서 93%, 4기에서 51%로 보고된다. 예후에 있어서도 생존율이 100%에 달하는 초기 유두암과 달리 우리몸에 발생하는 암 중 가장 생존율이 낮은 암 또한 갑상선암이다. 역형성암은 진단 후 평균 생존율이 6개월 미만, 5년 생존율이 1~7%로 나쁜 예후를 보여준다. 갑상선암 역시 다른 암들처럼 치료 후 재발을 하며 예후가 좋은 갑상선 유두암도 재발율이 12% 정도로 보고된다.
갑상선암은 양면성을 가진 질환으로, 조직학적 특성이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전략과 예후가 크게 다르기에 개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환자들은 갑상선암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고, 의료진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