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예로부터 자유를 얻기 위해 수없이 싸워왔다. 안전의 자유에서부터 신념의 자유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그냥’ 이루어진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다. 그러나 설령 그렇게 어렵게 이룬 것들이라 할지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가 누리는 것이 내가 직접 싸워서 얻은 것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되면 빛이 바래게 된다.
연평해전 때는 월드컵에 온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고, 밸런타인데이는 기억해도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은 알지 못한다. 11월 11일 또한 빼빼로데이로 기억될 뿐 유엔참전용사 추모 기념일이라는 것을 기억해, 11시 정각 부산을 향해 묵념을 올리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월드컵에 집중할 수 있는 자유, 초콜릿과 빼빼로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자유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에서는 11월 10일 저녁 9시(한국시각 11월 11일 오전 11시)에 행사가 열리고, 미국 워싱턴D.C.에서는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리는 참전용사 기념식 후에 ‘턴 투워드 부산’ 행사를 한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등에서도 ‘턴 투워드 부산’ 행사가 진행된다. 유엔군으로 참전한 군인 195만7천733명, 전사자 3만7천902명, 부상 10만3천460명, 포로 및 실종은 9천767명.
11월 11일 11시 부산을 향해 묵념하며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그것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유엔군 전사자들을 추모하며 기억하자. 우리가 가진 것들이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목숨을 바친 그들의 헌신을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