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문구
‘국산 캔맥주 4개에 1만원’
추상성은 소비자와 소통 차단
구체적 정보는 기억 증대 도움

 
 

새해 첫날 “운동을 시작하겠다, 담배를 끊겠다, 영어 공부를 하겠다.” 등의 굳은 다짐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부분 포기한다. 매해 반복되는 작심삼일에 스스로 자괴감에 빠진다. 작심삼일은 과연 본인의 의지력 문제일까, 뇌의 인지능력 한계일까? 심리학자인 조나 레러(Jonah Leher)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사람들의 의지력 문제보다 뇌의 인지능력 한계를 제시하였다. 사람들의 뇌가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정보 단위 개수는 ’7±2‘ 정도로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들은 제한된 시간, 공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이것을 고려하지 않고 정보처리능력을 초과하는 정보를 제공하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낳게 된다. 이를 정보과부하(information overload)라 한다. 기업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할 마케팅 방향성 도출에 정보과부하를 접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즉 소비자는 정보처리능력의 한계로 수많은 제품 정보 중에서 극히 일부분만을 기억한다. 기업의 마케터, 브랜드 관리자는 소비자의 제품 정보의 홍수에서 자사 브랜드를 어떻게 기억시킬 것인가는 중요한 과제다. 소비자에게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억을 도와주는 마케팅 기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필요한 제품을 구매 시 정보탐색, 정보인출로 연결시켜야 한다.

◇소비자의 기억력 업(UP)을 위한 핵심(1) →시각화에 있어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자

시각화(visualization)에 의한 기억 증대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핵심요소다. 소비자의 마음속에 어떠한 이미지를 심어주느냐는 소비자가 구매의사결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골프공, 야구배트, 핸드폰, 만족 등의 키워드를 상상해 보자. 골프공, 야구배트, 핸드폰 단어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분명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만족이라는 단어는 추상적이기에 이미지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자사 제품이 소비자와 소통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며 그 수단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사람들은 기업의 브랜드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추상적 정보보다 구체적 정보를 더 쉽게 저장하고 인출한다. 구체적 명사를 사용한 브랜드명이 소비자의 기억력을 높이는데 더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구강청정제 가그린, 식물나라 비누, 2080치약, 캐주얼 패션브랜드 빈폴 등은 구체적인 브랜드명에 해당된다. 또 다른 예로서 캔맥주 광고에서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맛‘이라는 내용은 다소 추상적이라 소구력이 약하다. 이보다 “4개들이 캔맥주의 가격은 1만 원으로 소비자의 시음 결과 다른 맥주보다 맛이 더 좋다”라는 메시지는 구체적이기에 소비자의 기억 증대에 훨씬 효과적이다.

브랜드 얼굴 ‘패키지’

글로벌 주스 브랜드 ‘트로피카나’

리브랜딩서 ‘빨대+오렌지’ 삭제

연상키워드 효력 잃고 매출 폭락

◇소비자의 기억력 업(UP)을 위한 핵심(2) →시각화에 있어 ‘패키지 디자인’에 집중하자

패키지(package)는 제품의 얼굴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패키지는 제품의 속성이나 이미지의 전달뿐만 아니라 제품의 영양소, 칼로리 등과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제시한다. 패키지를 구성하는 디자인, 색상, 사이즈, 소재, 레이블 등은 소비자의 제품에 대한 주의, 기대, 평가,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

패키지 디자인은 제품의 부피나 크기에 대한 소비자 지각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동일한 1,000ml의 음료수가 다른 패키지 형태로 디자인될 수 있다. 하나는 좌우가 좁고 높이가 높은 형태의 디자인이고, 다른 하나는 좌우가 넓고 높이가 낮은 형태의 디자인이다. 이 경우 두 패키지의 재질, 색상, 용량이 모두 동일하더라도 소비자는 좁고 긴 형태의 부피가 더 크다고 지각한다. 소비자의 착시현상으로 소비자가 느끼는 부피, 크기는 제품의 높이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브랜드,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에 있어 아름답게만, 이쁘게만 진행하는 것이 능사일까? 제품의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제품을 뛰어넘는 패키지 디자인이 접목되지 않으면 소비자의 반응률은 떨어진다. 패키지 디자인의 고도화를 위한 요소는 다양하다. 네이밍, 로고디자인(CI.BI), 슬로건, 캐릭터, 제품사진, 스토리텔링, 제품차별성, 브랜드컨셉 등의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갖출 때 패키지 디자인의 퀄러티 확보는 가능해진다.

패키지 디자인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살펴본다. 성공 사례의 대표적인 것으로 ‘안상규벌꿀’ 브랜드를 들 수 있다. 필자는 창업자, 기업가를 대상으로 마케팅 강의, 컨설팅 시에 안상규벌꿀의 패키지 디자인을 제시하고 연상되는 키워드를 물어본다. 많은 사람들은 ‘향수 같다, 양주 같다, 고급스럽다, 비쌀 것 같다, 선물하고 싶다’ 등을 제시한다. 안상규벌꿀 기업 입장에서 본다면 제품 개발도 잘 했지만, 패키지 디자인의 성공으로 제품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반대로 ‘트로피카나’ 브랜드는 패키지 디자인을 통한 리브랜딩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트로피카나에 대한 소비자의 이미지, 연상 키워드는 나름대로 괜찮았다. 하지만 트로피카나는 리브랜딩에 있어 패키지 디자인의 변화를 추진하면서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 패키지 디자인의 실패로 소비자의 부정구전으로 이어졌고, 20% 이상의 매출 감소로 브랜드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패키지 디자인의 ‘before vs after‘에 있어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브랜드 네이밍에 해당하는 트로피카나의 영문표기 방법의 오류이다. 브랜드명을 가로에서 세로로 표현하면서 소비자의 가독성에 있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둘째는 기존의 패키지 디자인에는 과일과 빨대가 표현되어 있었으나 새로운 패키지 디자인에서는 그것이 사라져 버렸다. 이로 인해 음료를 맛있게 마시고 싶은 식감을 전달하는데 실패하게 된다. 트로피카나는 패키지 디자인의 고도화 실패로 매출은 물론 브랜드 지수 하락을 경험하였다.

배경음악

고객 매장 체류 시간 연장 시켜

소비 확대 가능성 키우는 요소

스벅, 전담팀 꾸려 관리할 정도

◇소비자의 기억력 업(UP)을 위한 핵심(3) →배경음악도 차별화 수단이다

소비자는 다양한 종류의 청각(audition) 자극에 노출되지만 배경음악은 소비자행동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음악의 템포(빠르기)는 소비자의 자극에 대한 반응속도 및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음악 장르에 따라 고객의 반응은 달라진다. 예를 들면, 매장 내에서 배경음악의 템포가 느린 경우와 빠른 경우는 고객들의 발걸음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경음악의 템포가 고객의 걸음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그 자체보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것과 관련되기에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전통적으로 매장 배경음악에 공을 들여온 곳은 백화점, 대형마트다. 이들 유통채널은 배경음악에 있어 수십 년부터 시행해온 차별화 포인트 중의 하나였다. 프랜차이즈 시대가 된 요즘은 다양한 브랜드에서 배경음악을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미국 본사에 배경음악 전담 팀이 있어 배경음악과 관련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브랜드 핵심 가치는 커피가 아니라 경험이라고 강조할 만큼 브랜드컨셉 관리에 있어 배경음악을 중요시한다.

매장의 배경음악은 소비자의 구매행동에 있어 충동구매를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동구매를 최소화해야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충동구매 빈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음악이 없는 매장보다 음악이 나오는 매장에서 구매금액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제시되기도 했다.

요컨대 B2C이 든 B2B이 든 제품의 고도화도 중요하지만, 제품을 능가하는 마케팅 기법의 적용은 더 중요하다. 제품을 더욱 돋보이도록 하고, 구매율을 높이도록 행하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선택 아닌 필수다. 소비자가 제품 구매 시 정보탐색, 대안평가에서 자사의 제품 차별성을 제대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 해법으로 브랜드와 제품의 ’시각화‘와 ’청각화‘를 명심하자.

 
곽대훈/ 더얀애드(대표), 겸임교수(계명대),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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