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수업 안에서 다진다,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다’
대구의 한 교실에서는 두 명의 교사가 함께 수업을 한다. 한 명은 수업의 큰 흐름을 이끌고, 다른 한 명은 개별 아이들의 수업 참여와 어려운 지점을 살핀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동행이다. 대구의 1수업2교사제는 이렇게 정규 수업 내에서 개별 맞춤형 지원으로 작동한다.
처음 이 제도를 접했을 때, 단순히 교사 한 명이 더 추가되는 일로 여겼다. 하지만 수업 장면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니 단순히 인력을 더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별 학생을 훨씬 더 촘촘하게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모든 교사가 책임감을 가지고 지도에 나서더라도, 정규 수업 시간 내 20~30명의 학생을 홀로 가르치면서 개별화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때, 강사, 튜터로 불리는 수업 보조 인력이 개별 학생의 필요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가능하게 해준다. 대구교육청은 올해 1수업2교사제(학습지원강사, 학습지원튜터) 초등학교 404명, 중·고등학교에 284명을 투입해 담임 및 교과교사와 협력수업을 통한 학생 개별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1수업2교사제를 비롯한 기초학력 지원 제도가 제 역할을 하려면 교실을 넘어 학교 전체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는데 여기서 중심축의 역할을 하는 것이 ‘기초학력담당 부장교사’이다.
이들은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여러 기초학력 지원 사업과 예산, 프로그램을 연계, 총괄하고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기초학력을 다각적으로 진단, 분석, 해석하고 담임, 교과, 보조 인력의 역할을 조정해 학생 개별 지원 계획이 학교 전체에서 흔들림 없이 운영되도록 한다. 수업 내 1수업2교사제를 비롯해 학교 안 두드림학교 프로그램, 교육복지 우선지원 사업 등 다양한 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학교의 학습지원 체계를 총괄하며 맞춤형 지원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돕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2022년부터 모든 학교에 기초학력담당 부장교사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타시도에서 일부 학교에만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두는 방식 대신 대구가 모든 학교에 기초학력담당 부장교사를 배치하는 시스템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기초학력 보장은 전담교사만의 역할이 아닌, 학교 공동체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대구는 이러한 학교의 책무성을 가지고 촘촘한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 기초학력 보장의 해법을 제시했으며, 그 중심에 기초학력 부장교사 제도가 있다. 기초학력 보장은 특정 교사의 책임이 아닌 학교 공동체의 공동 책임과 연대, 지원이 수반될 때 가능하다. 따라서 기초학력 전담교사 유무를 평가하기보다는 학교 내부의 기초학력 시스템을 탄탄하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 밖에도 대구시교육청은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다각적인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초학력 진단검사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단위학교별 여건에 맞는 기초기본학력 향상을 위해 모든 학교를 두드림학교로 지정하여 교당 300만원에서 1천3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기초학력담당 부장교사를 중심으로 상담교사, 보건교사, 교과교사 등 각 영역 담당자들이 학습지원대상학생 지원 협의체를 이루어 학습 지원뿐 아니라 심리·정서 지원, 건강 지원 등 다양한 두드림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난독, 경계선 지능 등 특수요인으로 인해 복합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 학교 밖 전문기관과도 연계한다. 대구시교육청 기초학력지원센터는 두뇌기반 학생이해검사 등 체계적인 진단 시스템을 구축하여 학생 개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지원함으로써 학교 현장의 기초학력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대구는 전국에서 기초학력이 저조한 학생이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수능에서 하위등급(8~9등급)도 전국에서 가장 적다.
대구의 기초학력 정책은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시스템으로 지속되며, 이는 학교 운영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수업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학교가 계속 그 손을 놓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한 모범사례를 보여 준 것이다. 기초학력은 별개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체적인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때 실효성을 발휘하고 실질적인 학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대구의 촘촘한 기초학력 시스템이 아이 한 명, 한 명을 다시 배움의 자리로 데려오고 있다.
남승현 부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