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 4200선을 돌파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 열기가 다시 불붙고 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6조원을 돌파하면서 2021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연속적으로 갈아치우고 있다는 사실은 가히 빛투 열풍이 재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주식시장에서의 이런 ‘빚투’ 열풍은 단순한 투자 활황을 넘어, 경기와 금융 시스템 전반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은 부동산처럼 완만한 가격 변동을 보장하지 않는다. 상승장이 지속될 땐 ‘빛투’와 같은 레버리지(leverage) 투자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주가가 조금만 조정되어도 신용매수의 경우 담보 부족으로 강제 매도가 발생하고, 손실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심한 경우 원금을 모두 잃어버리게되는 일이 발생한다.

특히 최근의 주식 열풍은 개인 투자자의 단순한 투자 욕망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바가 크다. 정부의 강력한 주식시장 부양 정책과 함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엄청난 현금을 마련하지 못해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세대가 자신이 가진 현금자산을 빠른 시일내에 증식시키려는 욕망으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활황기의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일부 증권사의 리서치센터가 향후 증시전망에 대해 객관적 분석을 통한 투자 나침판’이 아니라 과도한 낙관론으로 내년 코스피 최고치를 4,500에서 7,500까지 제시하며 고객 유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조급함이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자’는 무모한 심리로 번져, ‘빚투’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흥분이 아니라 냉정함이다. 개인이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는 현상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유동성을 늘리지만, 금융불안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주식시장 활황의 그늘에는 늘 ‘빚의 그림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오랜 기간 경험으로 증명되고 있는 사실이다.

지금이야말로 금융당국과 투자자 모두에게 냉정한 자기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주식시장 과열 조짐에 대한 경고를 강화하고, 증권사에 대한 투자권유 행위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개인 투자자들 역시 ‘영끌 투자’의 유혹에서 벗어나 자산의 안정적 운용이라는 본질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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